< 삼린이를 위한 삼국지 용어 이야기 > - 손제리와 이궁의 변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오나라를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드문 편이다.


위vs촉 라이벌 싸움에 뭔가 눈치없이 끼어든 찝찝한 조연 포지션인게 가장 큰 이유겠으나,
삼국지를 끝까지 읽다보면 정말 꼴 베기 싫은 오나라 놈이 한 명 있는데...

바로 손권.(a.k.a. 손제리)
이 친구 때문에 오나라를 싫어하게 된 사람도 참 많다.
물론 이 얘기가 뭔 소리인가 싶으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삼국지를 읽지 않았거나 전반부만 읽은 분들이 기억하는 손권은
어린 나이에 덜컥 군주가 되었지만,
조조를 상대로도 꿀리지 않고 오나라를 아주 잘 지켜낸 멋진 친구이기 때문이다.
조조가 손권을 보며 말하길,
“아들을 낳으려면 응당 손중모 같아야지, 유경승의 아들들은 개돼지와 같구나!”
- < 오력(吳歷) > -
물론 손권은 소싯적엔 꽤나 영웅의 풍모를 지니고 있던 훌륭한 사내였다.
하지만 오늘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릴 이야기는
아주 답답하고 꽤나 짜증날 수 있는 손권의 말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손권 말년의 대표적인 흑역사론 합비 꼬라박기, 요동외교 및 남방탐험 실패 등이 있으나,
가장 최악인건 두 말 할 거 없이, ‘이궁(二宮)의 변(變)’[이궁지쟁(二宮之爭)]이다.
손권에겐 7명의 아들이 있었다.
출생순으로 나열하면 ①손등, ②손려, ③손화, ④손패, ⑤손분, ⑥손휴, ⑦손량이다.

이 중 장남 손등은 13살에 세자로 책봉되어, 아주 든든하고 훌륭한 후계자로 잘 자라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33살 꽤 젊은 나이에 단명하고 만다.
손등이 죽었을 때 차남인 손려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기에,
순번대로 삼남이었던 손화가 자연스럽게 태자가 되었다.

손화는 엉겹결에 태자가 되었지만, 재능과 성품이 나쁘지않아,
다행히 후계자로서도 손색이 없는 편이었다.
손화는 학문을 좋아하였고 선비들에게 예의를 갖추었으므로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많이 들었다.
- < 삼국지 오서 > 손화전 -
손화는 어려서부터 총명했으므로 손권이 더욱 총애하여 항상 주변에 있게 하면서
의복의 등급이나 하사품 등이 여러 아들과 비교할 수 없었다.
문학을 좋아하고 말타고 활쏘는 것을 잘했으며, 스승을 따라 배우되
견식이 정밀하고 명민하였고, 스승을 존경하고 인재를 사랑하며 아꼈다.
- < 오서(吳書) > -
그렇게 손화가 태자가 된 후,
감택 등의 대신들은 태자를 제외한 다른 왕자들을 번왕(藩王)으로 삼아
왕실을 든든히 하기를 손권에게 주청하였다.
보통 어느 왕조든 태자가 아닌 왕자들을 제후로 봉하고 각자 영지를 좀 나눠줘서
믿을만한 지방관으로 삼음과 동시에, 중앙 권력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게 하여,
후계자가 아닌 왕자들이 그 이상으로 욕심내는 것을 방지하는 편이다.
혈통을 바탕으로 왕자들의 협력은 적당히 받아내면서, 찬탈은 방지하는 일종의 선긋기 전략으로,
어느 왕조에나 흔히 있는 방식이기에 대신들의 이러한 요구는 그렇게 특이한 것은 아니었다.
헌데... 특이했던 것은 손권의 대응이다.

이 제안을 수락한 손권은 오직 4남인 손패만을 노왕(魯王)으로 삼고,
그 외 다른 아들들(손분, 손휴, 손량)은 번왕으로 책봉하지 않는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래. 이건 편애라기 보단 다른 아들들은 아직 어리니깐,
번왕으로 바로 삼기엔 애매할 수도 있어!” 싶을 수도 있다.
아주 백 번 양보해서 말이다.
그런데 손권은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노왕 손패에게 태자가 쓰는 궁과 같은 급의 궁을 주며,
태자와 노왕에 대한 모든 대우를 똑같이 하라 명령하니,
무난하게 끝날 줄 알았던 동오의 후계자 문제는 아주 묘하게 흘러가 버리게 된다.

후계문제는 대신들과 그 가문의 운명이 달린 아주 예민한 문제이다.
그런데 이미 60세가 넘어서, 당시 기준으로 언제 디져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된 손권이
자신의 후계자를 확정하고 정통성을 공고히 해주기보다 이런 애매한 스탠스를 취했다는 건,
대신들의 생각과 감정을 아주 복잡ㆍ미묘하게 만들기에 매우 충분하였다.
슬슬 왕족들과 혼인을 한 주요 가문들을 중심으로 알게 모르게 당파가 나눠지기 시작한다.
태자와 노왕의 두 궁궐이 병립하고,
중앙과 지방의 관리들이 대부분 자제들을 (태자궁과 노왕궁으로) 보내 임무를 받도록 했다.
- < 삼국지 오서 > 육손전 -
그리고 기어이 이 화약고를 터트린 인물이 한 명 등장하니,
손권의 장녀, 전공주(全公主)(*) ‘손노반’ 되시겠다.

(* 오나라에선 공주가 혼인하면 작호 앞에 남편의 성을 붙여 불렀다. 손노반은 전종과 결혼하였기에 전공주라 불리었다.)
왕부인(태자 손화의 생모)과 전공주(손노반) 사이에 틈이 생겼다.
손권은 일찍이 질병으로 자리에 누워 있었으므로 손화가 종묘에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종묘 근처에 손화 비(妃:아내)의 숙부 장휴가 살고 있었으므로,
장휴가 손화를 초청하여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했다.
전공주는 사람을 시켜 은밀히 감시하고는,
태자가 종묘에 있지 않고 오로지 처가에만 있다고 손권에게 말했으며,
또 왕부인은 황상(손권)이 질병으로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기색이 있다고 말했다.
손권은 노여워했다.
왕부인은 근심하다 죽었고,
손화의 총애는 점점 줄어들어 폐출될 것을 두려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 < 삼국지 오서 > 손화전 -
이 손노반의 음해은 단순히 손화의 생모 왕부인을 죽게 만든 것뿐만 아니라,
이면엔 아주 큰 문제를 내포 하고 있었는데,
바로 손화가 후계자로서 더 큰 정통성을 얻을 아주 중요한 기회를 날리게 된 점이다.
손권은 (황후역할을 하던) 보씨가 죽은 뒤, 손화를 태자로 세우고 왕부인을 장차 황후로 삼으려 했다.
하지만 전공주는 왕부인을 싫어하여 점점 참소해 부인을 비방하였다.
- < 삼국지 오서 > 왕부인전 -
왕조국가에서의 후계정통성은 비단 장남이기만 하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실 황후인 어머니를 둔 ‘적통’이어야 그 정통성이 견고히 세워진다.
손화는 어찌됐건 본래부터 장남도 아니었고,
아주 오랫동안 태자의 자리에 있었던 큰 형이 갑자기 죽으면서 태자가 된 상황이었으니,
‘장남’이라고 하는 정통성은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그래서 어머니 왕부인이 황후가 되어 ‘적통’이란 정통성을 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했는데,
이걸 손노반이 저지한 것이다.
이 때문에 태자파가 아무리 ‘정통성’을 들먹이며 노왕파를 공격한다 하더라도,
노왕파는 “태자나 노왕이나 다 첩의 자식인데 무슨 문제라도...?”라고 하며 응수해 버리니,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이궁(二宮)의 당쟁은 더욱 꺼릴 거 없이 격화되기 시작한다.
승상 육손, 대장군 제갈각, 태상 고담, 표기장군 주거, 회계태수 등윤,
대도독 시적(주적), 상서 정밀 등이 예법을 내세우며 태자를 따랐고,
표기장군 보즐, 진남장군 여대, 대사마 전종, 좌장군 여거, 중서령 손홍 등이 노왕 편을 들었다.
이곳 저곳의 장군, 관료, 대신들 또한 둘로 나누어졌다.
- < 은기통어(殷基通語) > -
전기, 오안, 손기, 양축 등은 노왕 손패에게 기대어, 태자 손화를 위해할 일을 은밀히 도모하였다.
- < 삼국지 오서 > 손패전 -
이렇듯 정쟁이 본격화 되자 태자파의 거두, 승상 육손이 직접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다.

전종의 아들 전기는 과연 노왕에게 아부하고 경솔하게 교제관계를 맺었다.
육손이 전종에게 편지를 보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김일제를 본받지 않고 아들을 비호 하였으니 당신의 가정에 재앙이 이를 것입니다.”
전종은 육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오히려 더 틈이 벌어지게 되었다.
- < 삼국지 오서 > 육손전 -
김일제는 자신의 장남이 궁녀를 희롱하자 직접 아들을 죽인 사람이다.
즉, 육손은 전종에게 아들 전기를 죽이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제 이 싸움은 단순 후계문제를 넘어서, 서로의 목숨을 건 정치적 내전이 되어갔다.
그리고 이 때, 노왕파의 양축이 결정타를 먼저 날리는데 성공한다.
태자는 폐출될 것을 두려워했고, 노왕의 불손한 태도가 더욱 심해져 갔다.
손권은 양축을 부르고 측근들을 물린 후, 손패의 재능에 관하여 양축과 논의했다.
양축은 손패가 문무 양면에 우수한 자질을 갖고 있으므로, 마땅히 정식 후계자가 되야 한다고
강력하게 진술했다. 이에 손권은 손패를 태자로 세우기로 약조했다.
- < 오록(吳錄) > -
하지만 이런 엄청난 일이 몰래 진행되기엔 태자파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육손과 태자 손화는 이미 궁에 여러 사람들을 심어놓고 소식을 전달받으며
마찬가지로 손권에게 계속 간언을 하며 정치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태자태부 오찬은 두 궁의 변란이 있을 때, … 여러 차례 육손에게 소식을 알렸다.
육손은 당시 무창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계속 손권에게 표를 올려 간언하였다.
- < 삼국지 오서 > 오찬전 -
손패로 태자를 바꾸기로 약조한 그 날도, 손권이 주위를 물리고 양축과 은밀히 대화하였지만,
그 내용은 모두 황궁 내부의 태자파 첩자들을 통해 손화에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급해진 손화는 육손에게 SOS를 청한다.
마침 (태자파) 육윤은 무창에 이르러 태자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태자는 미복으로 육윤의 수레 위로 올라가 함께 은밀히 이를 논의하고,
육손으로 하여금 표를 올려 간언하도록 했다. 육손이 표를 올려 강력하게 진언하자,
손권은 양축이 이 사실을 누설하였을 것으로 의심하였다. …
양축은 육윤만이 서쪽으로 갔으니, 반드시 그가 육손에게 말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 손권은 육윤을 불러 고문하였다. 육윤은 태자에게 죄가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축이 신에게 말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양축은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양축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서 이런 거짓을 자신이 말했다고 시인하게 되었다.
손권은 애초에 양축을 의심했었는데, 양축이 이를 시인하자 예상했던 그대로였다며 양축을 처형시켰다.
- < 오록(吳錄) > -
하지만 손권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손권은 자신의 거처에서 한 은밀한 대화가 새어나간 것도 모자라,
이를 듣고 육손이 자신에게 정면으로 그 대화에 대해 따지러 온 것에 매우 분노하였고,
분명 이 일의 배후에 육손이 있을 것이라 의심하여 육손의 주변 사람부터 조지기 시작하였다.
육손의 생질(조카)인 고담, 고승, 요신은 모두 태자에게 가까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억울하게 손권에게 의심받고 내쫓김을 당했다.
태자태부(太子太傅) 오찬은 육손과 여러 차례 편지를 왕래했다는 사실 때문에 옥에 갇혀 사망했다.
손권은 궁궐 안의 사자를 자주 파견하여 육손을 질책했다.
육손은 분노하고 통탄하다가 죽음에 이르렀다.
- < 삼국지 오서 > 육손전 -
이렇게 육손이 사망하고 손화는 태자의 자리를 지켰지만,
이미 적정선을 넘을대로 넘어버린 이 정신나간 정치싸움은 이걸로 마무리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일의 근본적인 문제인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이궁(二宮)’은 그대로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사건을 기점으로 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태자파) 장휴와 고승은 모두 잡호장군이 되었고,
(노왕파) 전서와 전단은 편장군이나 비장군에 그칠 뿐이었다.
전종과 전기는 더욱 원한을 품어 장휴, 고승과 함께 (태자파) 고담을 얽어맬 계책을 짰다.
전종 부자는 누차 (태자파) 진순이 장휴와 고승의 공을 거짓으로 부풀렸으며,
장휴와 고승이 진순과 통정하였다고 말했다. 장휴는 옥사에 연루되었지만,
손권은 고담(고승의 형) 때문에 침잠하여 결정치 아니하였다.
그리고 고담에게 영을 내려 사죄토록 하고, 고담이 사죄한다면 석방하고자 하였다.
큰 연회 중에 손권이 고담에게 물으니, 고담이 사죄치 않으며 말하였다.
“폐하, 참언(讒言)(*)이 흥하고 있습니다!”
고승과 고담은 연좌되어 교주로 유배를 갔고, … 유배된 지 2년 만에 죽었다.
- < 삼국지 오서 > 고담전 + < 오록(吳錄) > -
(* 참언: 거짓으로 꾸며서 남을 헐뜯어 윗사람에게 고하여 바침.)
이렇듯 싸움이 끊이지 않고 참언이 난무하기 시작하니, 손권은 점점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손권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태자 손화는 폐위하고, 노왕 손패에겐 자살을 명하는 것이었다.
손권이 손화를 폐하려 하자, 무난독 진정과 오영독 진상이 상소를 올리고, …
표기장군 주거와 상서복야 굴황이 간곡히 간언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손권은 매우 노여워하였고, 진정과 진상의 일족을 모두 주살하도록 하고
주거와 굴황은 궁궐로 끌어다가 곤장 백 대를 때리도록 했다.
… 손권은 굴황을 추방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결국 손화는 고장(故鄣)으로 유배되었고, 신하들 가운데 이 일에 연루되어
간언을 올리다가 주살(*)되거나 좌천된 자는 수십 명이나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들이 억울하게 됐다고 느꼈다.
- < 삼국지 오서 > 손화전 + 배송지주 -
(* 주살: 죄를 물어 죽임)
표기장군 주거는 신도군의 승(丞)으로 좌천되었다. 그가 임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노왕파) 중서령 손홍이 주거를 모함하여, 손권이 질병으로 누워있는 기회를 이용해
거짓 조서를 만들어 주거에게 죽음을 내렸다. …
주거의 두 아들 주웅과 주손은 전공주(손노반)의 모함을 받아 모두 처형되었다.
- < 삼국지 오서 > 주거전 -
장순도 극렬히 손권에게 간하였다가 처형되어 시장바닥에 시체가 버려졌다.
- < 오서(吳書) > -
태자는 폐하여 몰락하게 되었고, 손패 역시 죽음을 받았다.
양축의 시신은 강물에 버려졌고, 그의 형 양목은 … 남쪽 주(州)로 유배되었다.
손패가 죽음을 받게 된 후, 전기, 오안, 손기 등은 모두 주살되었다.
- < 삼국지 오서 > 손패전 -
제갈각의 맏아들 제갈작은 기도위로 있었는데, 노왕 손패와 교류했기 때문에
손권은 그를 제갈각에게 보내 재교육 시키도록 했다. 제갈각은 독을 먹여 아들을 살해했다.
- < 삼국지 오서 > 제갈각전 -
양쪽을 모두 숙청해버리는 참혹한 결정과 동시에, 손권은 또 다시 충격적인 결정을 하는데,
손권은 이제 고작 8살이 된 막내 손량을 새로운 태자로 책봉하는 결정을 한다.

위에서 보셨듯이, 분명히 손권에겐 손량말고도 이미 장성한 아들인 손분, 손휴가 있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장성한 형들을 다 제끼고 막내를 후계자로 삼는건 대단히 위험한 짓이다.

게다가 이 때 손권의 나이는 67세로, 당시 기준으론 이미 엄청난 고령이라,
손량이 어른으로 성장할 때까지 손권이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8살짜리 막내를 태자로 세웠다는 건,
사실상 왕조를 포기한거나 다름없는 개트롤링이었다.
그리고 이 우려대로, 바로 2년 후, 손권은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니,
이제 막 10살이 된 태자 손량이 덜컥 황제로 즉위하며,
동오의 정세는 더욱 절망적인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 에필로그.1 ] 뒤늦은 후회
손권이 깊은 병이 들어 누워있다가 깨달은 바가 있어서 손화를 다시 불러와 태자로 삼고자 하였다.
그러나 전공주(손노반)과 손준, 손홍 등이 강력히 반대하여 그만 두었다.
- < 오서(吳書) > -
[ 에필로그.2 ] 손제리
손권이 손제리가 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바로 관공이다.

관우가 한참 번성에서 우금을 패고 있을 때, 손권이 관우에게 자녀들의 혼인을 청한 일이 있는데,
관우는 호방에게 “이 ‘초자(貂子)’같은게 감히 이처럼 구는구나!”라며 거절한 적이 있다.
그리고 관우가 한 말에서 ‘초자(貂子)’는 ‘담비’를 의미한다.
합쳐서 손담비

대뜸 담비가 나와버리니 당황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
왜 그런진 잘 모르겠지만, 당시엔 오나라 사람들을 욕할 때 흔히 ‘담비’라고 했다고 한다.
아무튼 세월이 지나 이 ‘담비’를 그대로 번역하자니,
담비는 욕이라고 보기엔 너무 커여운(?) 문제점이 있었다.

그래서 멸칭의 의미가 살 수 있도록, 담비대신 오소리, 여우, 족제비, 쥐새끼 등으로 번역하였고,
대중들에겐 관우가 손권에게 “이 쥐새끼같은 놈이 감히!”라고 한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손권을 싫어하는 사람들에 의해 ‘쥐새끼’란 표현은 ‘손제리’란 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 < 삼린이를 위한 삼국지 용어 이야기 > 목록
- [ 제1편 : 계륵과 양수 ]
- [ 제2편 : 북벌, 출사표, 그리고 하후무 ]
- [ 제3편 : 백미와 읍참마속 ]
- [ 제4편 : 인생은 가후처럼(1부) ]
- [ 제5편 : 인생은 가후처럼(2부) ]
- [ 제6편 : 반골과 자오곡 ]
- [ 제7편 : 오하아몽과 괄목상대 ]
- [ 제8편 : “료 라이라이!” ]
- [ 제9편 : 칠종칠금과 만두 ]
- [ 제10편: 손제리와 이궁의 변 ]
- [ 제11편: 왕좌지재와 빈 찬합 ]
- [ 제12편: 진창성의 학소, 그리고 한신 ]
- [ 제13편: 추풍오장원 ]
- [ 제14편: 상방곡과 사공명 주생중달 ]
- [ 제15편: 꿀물과 호랑이(1부) ]
- [ 제16편: 꿀물과 호랑이(2부) ]
- [ 제17편: 꿀물과 호랑이(3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