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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의 역사> 찌질이의 사랑법

치맣하
03.26
·
조회 115
출처 : 나

전무님이 <찌질의 역사> 후기 올려달라고 했던 영상보고 용기내서 남겨.

‘고립 청년’ 관련 연재 중에 본문 내용 전부 가져왔어. 혹시 문제가 되면 댓글 남겨 줘.


피부는 까맘에도 불구하고 햇빛에 비추면 솜털이 보이던 내가, 아침에 면도를 해도 수염 자국이 거뭇한 남자가 됐다. 거친 피부를 뚫고 나오는 수염처럼 찌질한 역사를 뚫고 과거에는 찌질했지만 현재는 어른이 된 줄 알았다. 하지만 과거형이 아님을 아는 것에는 그녀의 단 한 마디면 충분했다. "나는 비 흡연자는 안 만나." 물론 그녀가 흡연자임을 몰라 충격받기도 했다. 하지만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은 그녀가 담배를 끊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 찌질의 역사. All right reserved.

드라마에서 서민기가 첫사랑 권설하를 처음 본 것도 담배를 피우던 모습이다. 찌질한 것과 담배를 피우는 것에 절대적 상관관계는 없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담배를 피워본 적 없던 민기는 설하의 모습을 따라 하면서 끝내 담배를 피우게 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연신 기침을 하면서도 센 척하며 담배 피우는 모습이 찌질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민기가 찌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세상의 모든 배제나 차별, 혐오를 부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담배를 혐오한다. 이토록 싫어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아주 어렸을 적에, 그러니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어렸을 때의 일이다. 친척들과 외식을 했고, 고깃집에서 나와 어른들을 기다렸다. 평소에는 무서워서 근처에도 못 가던, 일명 호랑이 이모부가 고깃집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고기가 맛있어서,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좋아서, 밤에 날씨가 좋아서, 그날 나는 겁도 없이 호랑이 이모부에게 다가갔다. 이모부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나는 천지를 모르고 까부는 어린아이였고, 이모부는 나에게 담배를 물려줬다. 나는 이모부 장난에 담배를 한 모금, 뽀로로 음료수를 빨듯이 힘껏 빨았다. 나는 민기처럼 계속해서 기침을 했다.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도 담배라면 질색한다. 이모부 덕분에 평생을 금연자로 살게 된 셈이다.

 

하지만 민기처럼 그녀의 한 마디에 나는 그토록 혐오하는 '담배를 나도 피워야 되려나?'하고 생각했다. 사랑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데려가기 마련이다. 그것이 옳은 것이든, 그른 것이든 하등 중요치 않다. 사랑이란 그녀를 알기 전이라면 전혀 하지 않았을 생각, 말과 행동으로 이끈다. 새로운 세상에서의 경험으로 내가 어떠한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를 알게 한다.

 

담배로 예를 들면 중독에 취약한 사람일 수도 있고, 길을 가면서 담배를 피우며 타인의 혐오를 무시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타인의 담배 냄새는 싫지만 나의 담배 냄새는 관대한 내로남불의 사고를 하는 사람일 수 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사랑이라는 행위 안에서 가능하다. 다만 나는 두려움이 앞서 사랑에 온몸을 내던지지 못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찌질하게도 그녀가 비 흡연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나를 바꾸려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녀를 나의 틀에 맞게 바꾸고 싶었다. 돌아보면 나의 사랑은 언제나 이기적이었다. 대부분 상대가 나를 많이 좋아해서 언제나 나에게 맞췄고, 당연히 나의 생각과 행동을 상대에게 강요했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나 미련 없다는 듯이 도망쳤다. 지난 사랑을 돌아보면서 나의 사랑이 이기적임을 이제는 확실하게 인지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찌질함은 과거의 역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찌질함을 앎과 별개로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사랑할 줄 모른다.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이 있으면 상대를 나에게 맞추려고 한다. 상대의 다름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나를 성숙하게 보이려는 말 뿐이다. 감정적으로는 이해하지 못한 것만 같다. 눈치채지 못하는 정도에서 내 중심적으로 상대를 바꾸려 한다. 그러나 타인은 명확히 안다. 티 나지 않는다며 한 행동에서 타인은 나에게 찌질함을 느낄 테다.
 

 

<찌질의 역사>를 마냥 웃으며 보지 못했다. 재미없다는 뜻이 아니다. 마치 민기가 현실의 나인 것처럼 느꼈고, 상대는 나의 그녀와 같았고, 시청자는 눈살 찌푸릴 장면이 나의 역사 속에 실제였기 때문이다. 솜털은 수염으로 거뭇해졌지만, 찌질함은 과거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진 현재다. 내가 찌질함을 안다 해도 언제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찌질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앎이 아닌 주변 사람의 존재다. 민기에게는 "너만 찌질한 거 아니야."라고 말해줄 친구가 곁에 있지만, 고립된 청년인 나는 여전히 찌질하게 살고 있다. 고립 청년은 찌질함을 바로잡을 기회마저 부족하다. 마음이 힘들 때 속 터놓고 이야기할 주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으로 효율만 따지는 것이 익숙한 현재가 이를 증명한다.


ⓒ 찌질의 역사. All right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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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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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가 ㅅㅅ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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