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영화 - 2025년 3월 (스포X, 반전O)
안녕하세요.
3월의 영화 가져왔습니다.
이번 달은 특히 예상과 달랐거나 다른 분들과 평가가 갈린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 번 만나보시죠!
*영화관에 개봉했거나 ott 오리지널로 공개된 영화만 선정.
2025년 3월의 영화
- 무제한(재개봉, 특별상영 등 모두 포함)
<위플래쉬>
감독: 데미언 셔젤
별점: ★★★★★
데미언 셔젤의 지금을 있게 해준 전설적인 걸작 <위플래쉬>가 재개봉했습니다. 재개봉작이라고 하더라도 웬만하면 재관람은 피하려고 하는데, <위플래쉬>를 극장에서 보는 건 또 처음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예매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관람한 관에서는 마지막 장면이 끝난 후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지만요. 바로 이런 지점이 이 영화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개봉 당시에도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한 해석을 놓고 뜨거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영화는 해피엔딩일까요? 비극일까요?
진정한 예술가가 되는 것(또는 꿈을 이루는 것)과 행복한 일상을 사는 것은 양립할 수 있을까요? <위플래쉬>, <라라랜드>, <바빌론>을 통해 데미언 셔젤 감독은 모두 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도 황홀하고, 그래서 더 처연하게 느껴집니다.
아카데미를 비롯하여 많은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J.K. 시몬스의 연기는 두말할 것도 없고, 개인적으로는 앤드류 네이먼을 연기한 마일스 텔러의 연기 역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재밌게 본 3월 재개봉 및 특별상영작(추천순):
★★★★☆: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 사실 위플래쉬는 재관람이라 반칙이고 패왕별희가 찐1등. <색, 계>와 비슷한 무드. 초강추.
★★★★: <양들의 침묵>, <쉬리>
★★★☆: <크래쉬: 디렉터스 컷>
★★★: <마리아>(프리미어 상영), <스윙걸즈>
- 현역
<그랜드 투어>
감독: 미겔 고메스
별점: ★★★★
2024년 칸 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작품, <그랜드 투어>입니다.
7년 만에 약혼녀 몰리를 만나게 된 에드워드는 결혼을 피하기 위해 버마에서 싱가폴로, 방콕으로, 사이공으로, 일본으로, 상하이로 끊임없이 도주의 여행을 떠나고 몰리는 집요하게 그의 자취를 쫓아갑니다.
“국가, 성별, 시대, 현실과 상상, 세상과 시네마, 분리된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투어”
감독은 이 영화를 이렇게 소개했다고 합니다.
말마따나 이 영화는 1910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어느 순간 자동차, 오토바이, 툭툭이 넘쳐나는 동남아시아의 거리의 풍경이 등장하기도 하고, 흑백과 컬러가 뒤섞여 나오기도 하고,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넘나들기도 하는 등 대비되는 것들이 뒤섞이는 방식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대립항은 과거와 현재, 사이트와 사운드(또는 이미지와 언어)인 것 같습니다. 당연히 분리되어야 할 것 같은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고, 당연히 일치해야 할 것 같은 사이트와 사운드는 분리되기도 합니다.
영화가 어려워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지만 이러한 연출 방식을 통해 이 영화는 영화라는 예술 그 자체를 은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인생이라는-목적이 있다고 믿지만 사실 그 과정 자체가 전부인-여정을 은유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인공들이 머무는 나라에 따라 내레이션의 언어가 바뀌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한국 패싱.
※이외에도 재밌게 본 3월 개봉작(추천순):
★★★: <끝, 새로운 시작>, <블랙 백>, <첫 번째 키스>, <화이트 버드>, <라스트 마일>, <패딩턴: 페루에 가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 한국영화
<승부>
감독: 김형주
별점: ★★★
사실 3월에 본 한국 영화 중에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근소우위로 가장 좋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대와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작품이기도 하고, <하얼빈>이후 오랜만에 호평할 만한 한국 상업영화가 나온 만큼, <승부>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승부>는 잘 알려져있는 실화를 어떻게 영화화할 것인가, 바둑이라는 정적인 스포츠를 어떻게 박진감있게 묘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이병헌, 유아인 두 주연배우의 열연이라고 하겠습니다. 타협 없는 두 기사들의 승부처럼, 두 배우의 연기 역시 타협이 없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승부하게 된 사제지간, 심지어 너무 빨리 찾아온 청출어람…이 뒤에 할 얘기가 더 있을까 싶지만 사실 영화는 그 뒷 이야기에서 더욱 힘을 발휘합니다. 스승이지만 패자인 이병헌의 얼굴, 승자이지만 이유를 설명하기 힘든 죄책감을 표현하는 유아인의 연기는 여운이 깊습니다. 이병헌의 연기는 놀랍게도 여전히 발전하고 있고, 유아인은 왜 그가 대체 불가능한 배우인지를 보여주었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물론 눈에 띄는 단점들도 꽤 많았습니다. 이미 두 배우의 얼굴만으로 충분히 표현된 내용에 지나치게 친절한 부연설명을 더해 몰입을 깨뜨립니다. 가장 중요한 대국에서의 해설 & 캐스터 장면은 이 영화의 워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소모적인 조연들의 캐릭터, 평면적인 악역, 어린 이창호의 캐릭터(+사투리), OO식 연출 등등…하나하나 꼽아보자면 단점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외에도 재밌게 본 3월 개봉작(추천순):
★★★: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다큐멘터리), <숨>(*다큐멘터리)
- 번외: 이달의 반전
<백설공주>
감독: 마크 웹
별점: ★★☆
이 작품을 내놓는 디즈니의 태도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저는 이 영화가 나쁘지 않았습니다(좋다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요).
2년 전 영화인 실사 <인어공주>보다는 별 반 개만큼, 작년의 <무파사: 라이온 킹>과는 같은 별점이지만 이 영화가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봉준호 감독님의 <미키 17>과도 같은 별점이지만 저는 이 영화가 더 좋았습니다. 이것이 이달의 반전 오브 반전이죠.
처음 주인공의 얼굴이 클로즈업 될 때와 시그니처 복장을 입고 외출했을 때는 정말 못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디즈니가 미웠습니다. 연기도 좀 아쉬웠어요.
그리고 <수퍼 소닉>을 보면서 느꼈던 것처럼 싼티나는 배경에 한숨이 나왔습니다. 분명 돈 많이 들였을텐데 왜 에버랜드에서 퍼레이드 직원분들 데리고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지… 명색이 디즈니인데. 특히 이 부분은 작년 <위키드>와 비교하면 수준이 많이 떨어집니다. 백마탄 왕자님을 대체한 건 좋았지만 캐릭터는 좀 아쉬웠구요. 갤 가돗의 마녀도 어딘가 붕 뜨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편견을 내려놓고 영화로만 보았을 때 분명 좋은 지점들도 있었습니다.
각색이 유려하다고는 못하겠지만 고민의 흔적이 보였고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일곱 난쟁이(→ pc 빔 → 일곱 광부)들은 우려와 달리 이 영화를 그나마 좋게 볼 수 있는 가장 큰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등장 시퀀스와 노래가 기억에 남고, 특히 ‘덤벙이’의 서사가 좋았어요. 귀에 박힐 만한 오리지널 넘버가 없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디즈니답게 귀를 즐겁게 해주는 노래들이 있었습니다.
‘까도 보고 깐다’는 마음으로 보고 온 <백설공주>, 분명 아쉬운 부분이 훨씬 많지만 은근히 볼만했고 동화로서의 역할도 어느 정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이라고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조카에게는? 전 보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날 감상한 <스트리밍>에 비해선 정말 선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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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감상한 영화들
-영화관
백수아파트 / 미키 17(언택트톡) /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첫 번째 키스 / 패딩턴: 페루에 가다 / 울프맨 /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 양들의 침묵(재) / 숨 / 마리아(프리미어) / 침범 / 노보케인 / 컴패니언(프리미어) / 위플래쉬(재) / 화이트 버드 / 백설공주 / 스트리밍 /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 언젠틀 오퍼레이션 / 블랙 백 /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 쉬리(재) / 라스트 마일 / 크래쉬: 디렉터스 컷(재) /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재) / 스윙걸즈(재) / 그랜드 투어 / 끝, 새로운 시작 / 승부
-ott 오리지널
계시록
-기타 집관
패딩턴 / 패딩턴 2 /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