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아이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20세기의 장난감들
오로지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그 때 그 시절
미국에서 판매되었던 기상천외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었던 물건들을 소개합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위험한 물건들이 판매되곤 하지만 역시 20세기의 위엄에는 비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스틴 마법 권총(The Austin Magic Pistol)>


오스틴 마법 권총은 1940년대 후반 오스틴 사에서 발매된 장난감입니다. 소매가격 $2.49로 탁구공 발사기라는 별명이 있었는데요. 기본적으로 물과 섞이면 폭발 반응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인 탄화칼슘을 사용하여 탁구공을 발사하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탄화칼슘의 폭발 반응이 도저히 아이 장난감으로 쓰일 만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총구에서 날아가는 불붙은 탁구공의 위험성에 더해 장난감 자체의 폭발위험도 컸기 때문에 출시되고 얼마 안돼 판매금지 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추진체를 발사하는 것은 실제 총기의 기준에 부합함으로 현대법 기준으로 생각하면 실제 총기를 아이들에게 판매한 것과 다름 없다고 하네요.
<위성 점프 신발(Satellite jumping shoes)>


195~60년대 우주 개발 열풍 중 미국 내에 유행했던 장난감 신발입니다. Moon Manufacturing Co. 등 다양한 장난감/스포츠 레저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신발 밑에 스프링을 달아 착용자에게 달 위를 걷는 느낌을 주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어떤 보호장치나 보호구도 제공되지 않았고 남녀노소, 팔다리 몸통 할 것 없이 다양한 부위에 찰과상과 골절상을 안겨주었습니다.
<길버트 유리 성형 세트(Gilbert Glass Blowing Set)>


길버트 사에서 1920년 발매한 아동용 유리성형 키트입니다. 제품의 캐치프레이즈는 “나만의 유리 용기를 만들어보자 ”입니다. 여러분들도 반쯤 녹은 상태인 유리를 직접 불어서 원하는 모형으로 빚어내는 유리공예법이 있다는 걸 아실 텐데요. 이 제품은 그 공예법을 지나치게 정밀하게 재현해주는 물건이었습니다. 유리를 불어서 성형할 수 있게 하려면 섭씨 550도를 넘겨야 하는데, 해당 온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키트가 갖춰져 있을 뿐더러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매뉴얼에서 어떤 보호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시도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손이나 팔에 화상을 입는 일은 예사요 뜨거운 유리 거품이 터져 끔찍한 부상을 입는 경우도 빈번해 위 키트는 곧 판매가 금지되었습니다.
길버트 사는 이 물건 외에도 아래의 핵에너지 연구실, 납 주조 키트 등 위험하기 짝이 없는 화학 실험 세트를 아이들에게 파는 것으로 악명 높았습니다.
<길버트 U-238 핵에너지 연구실(The Gilbert U-238 Atomic Energy Lab)>

A.C. 길버트 컴퍼니(A.C. Gilbert Company)가 제작하고 그레이스 랭던 박사(Dr. Grace Langdon)가 개발한 이 세트는 약 50달러에 팔렸으며 아이들이 직접 방사능 물질을 가지고 핵화학 반응을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제작되었습니다. 설명만 봐도 기겁할 정도인데 길버트는 최초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방사능 물질의 위험에 대한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위 키트에는 우라늄을 함유한 네 종류의 원광 시료가 담긴 병(콜로라도고원에서 채굴된 인회우라늄광, 동우라늄광, 섬우라늄광, 카노타이트), 전기 현미경, 가이거 계수기, 매뉴얼 및 만화책이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다행히 판매량은 시원치 않아서 1년 남짓 만에 판매가 종료되었는데, 길버트는 실제 가지고 놀려면 배경 지식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점과 목표 연령을 잘못 설정한 것이 원자력 에너지 실험실 키트의 실패 원인이었다고 생각했다네요.
<왐-오 에어 블래스터(Wham-O air Blaster)>

Wham-O사에서 1965 년 발매한 공기총입니다. 아이들에게 실제로 총알이 날아가지 않는 장난감 총을 사주고 싶지 않은 부모를 겨냥하고 만들어진 물건이지만 장난감이 플라스틱 총알이나 다트 대신 압축 공기를 쏜다고 해서 그것이 무해하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생일 촛불을 끄거나 나뭇잎을 날려버리는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죠. 지근거리에서 쏜 압축 공기는 어린 아이들의 고막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기에 충분했고 총구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물건이라면 모두 엄청난 속도로 날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스카이댄서(Skydancer)>

Galoob사에서 1994년 발매한 인형으로 베이스에 삽입하고 끈을 당기면 프로펠러처럼 날개를 돌리며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이야기만 들어서는 무해하고 별 탈 없는 여아용 완구 같지만, 대단히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불규칙하게 이동하는데다가 날개 재질도 단단해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 사이에서 일시적인 실명에서 바늘이 필요한 안면 열상에 이르기까지 100건 이상의 부상이 보고되었습니다. 결국 전량 리콜 되었다고 하네요.
<잔디밭 다트(Lawn darts)>


1980년대 한창 유행했던 뒷마당 바베큐의 필수품으로 많은 장난감/레저 회사에서 발매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근처 잔디에 놓인 플라스틱 고리를 노리고 다트를 던졌는데, 12인치 길이에 250g 무게의 다트는 던지는 재미 만큼이나 위험한 물건이었습니다. 특히 끝이 날카로운 물건은 그 위험성을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잔디 다트는 8 년 동안 6,100 명의 사람들을 응급실로 보냈고 이 중 81 %는 15 세 이하였습니다. 대다수는 머리, 얼굴, 눈, 귀에 부상을 입었고 많은 사람들이 영구적으로 장애를 입었습니다. 지금도 잔디다트가 판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가볍고 무해한 재질로만 만들어지도록 엄격히 규제되고 있습니다.
<파워 마이트 전동공구(Power Mite Working Power Tools)>


1969년 Ideal 사에서 ‘작은 손에 맞는’ 장난감으로 출시한 전동 공구 세트입니다. 금속 및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실제 전기로 구동되어 발사 나무 및 스티로폼 블록과 같은 부드러운 재료를 다듬거나 절단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살벌한 금속 날을 보시면 알겠지만 나무나 스티로폼보다 연약한 어린 아이의 살갗에 무슨 일이 생겼을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스왁!(SWaCK!)>

1968년 Swack 사에서 발매된 보드게임입니다. 게임의 목표는 덫을 피하는 쥐가 되어 쥐덫에 담겨있는 치즈를 덫을 작동시키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많이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초창기 만들어진 버전의 쥐덫들은 그저 게임을 위해 흉내만 내는 수준의 물건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덫에 설치된 무시무시한 장력의 스프링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손가락에 상처를 입거나 심한 경우 골절 당하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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