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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성군, 고려 현종 6편 -完-

참칭맨
23.07.02
·
조회 3771
출처 : 사진들은 되도록 개인 저작물이 아닌 사극이나 다큐멘터리 방영분 갈무리에서 가져왔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볼 때마다 흐뭇)

 

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응원해주신 횐님들 너무 감사하다!

 

[1편. 늙은 신하의 고집]

 

[2편. 근친혼으로 태어난 사생아]

 

[3편. 왕에게서 날아온 편지]

 

[4편. 힘 없는 왕의 몽진]

 

[5편. 두 번 도망치지는 않겠다.]

 

 

최종편. 기억될 성군, 고려 현종

 

 

 

고려는 마침내 제국의 군대를 물리쳤다.

허나 기뻐하기엔 너무 많은 피가 흘렀다.

격전의 함성은 압록강 줄기를 따라

무겁게 흘러가며 잦아들었다.

강물은 무심히 대양으로 흘렀다.

 

모두의 환희 가운데서 현종은 생각에 잠겼다.

 

만백성에게 고난을 짊어지우면서

고려의 아들들을 전장으로 보내면서

고려의 딸들을 적병의 전리품으로 내몰면서

고려의 자식들을 고아로 만들면서 

기어코 이 모든 참담한 것들을 감내하면서까지

얻어낸 이 승리가 진정한 승리인가.

 

현종은 붓을 들었다.

글을 써내려가는 그의 손짓엔 막힘이 없었다.

 

 

고려의 사신은 현종의 문서를 들고 요나라로 향했다.

그 안에는 요나라에 대한 사대의 뜻이 담겨있었다.

요나라도 긴 전쟁으로 군사적 동력을 잃은 상황,

승자와 패자의 경계가 모호해진 양국은

별다른 의견 없이 조용히 이 타협안에 합의했다.

 

서로를 향한 더 이상의 적대는

양측 모두에게 이롭지 못하다는 것을

현종과 성종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국력 소모가 극심한 거란의 곳곳에서 반란이 일었다.

거란은 더 이상 대외정벌에 쓸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유목 세계의 평원에 의미심장한 균열이 일었다.

  

주변국들은 동요했다.

송과 요 사이에서 택일을 강요받던 주변국들은

고려라는 새로운 대안을 선택했다.

동북아시아에 솥발의 형국이 완성되었다.

120년에 달하는 고려 최전성기의 시작이었다.

 

 

 

수많은 당대, 후대 지식인들이 이 시기를 논할 때면

빠뜨리지 않는 단어가 있다.

태평성대(太平聖代)

 

현종의 치세에 그는 많은 개혁을 시도하였고

모두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현종의 뒤를 이어 현종의 세 아들이 나란히 즉위했다.

이들은 형제간의 권력투쟁을 일절 하지 않았다.

세 형제의 평화로운 정권교체는 후대의 유학자들에게도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며 칭송받았다.

 

그 중 귀주대첩이 있던 해에 태어난 셋째 아들

두 형의 뒤를 이어 고려의 국왕으로 즉위하니

그가 바로 해동천자, 고려 문종이다.

 

문종의 고려가 한국사의 가장 눈부신 때로 기억될 수 있는 것은

모든 시련을 극복하며 묵묵히 토대를 마련한

현종 치세의 개혁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종의 무덤 선릉. 개성에 위치해있다.>

 

이 글에 그의 치적을 적으라면 기쁘게 적을 수 있지만

암기만을 강요하는 역사교육에 지쳤던 횐님들에겐

자칫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아서 적지 않았습니다.

 

딱딱한 교과서 같은 글은 충분히 많이 보셨을테니까요.

그리고 감히 부족한 지식에도

이 시리즈를 쓰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첫 편을 업로드하고서도 삭제를 진지하게 고민했었지만,

다행히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용기가 났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현종의 위대한 업적과 재미있는 일화들은

역사를 좋아하시는 다른 횐님들이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른 횐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편부터 마지막 편까지 모든 편이 침하하로 올라갔네요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지 싶습니다

좋게 봐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에필로그-

 

‘강감찬이 표문을 올려 나이를 이유로

사직을 청하였으나

허락하지 않고 안석과 지팡이를 내려주며

사흘에 한 번만 조회에 나오도록 하였다.’

 

《고려사》

 

[고려 현종 시리즈 회차 목록]

 
댓글
참칭맨 글쓴이
23.07.02
BEST
그리고 서희, 양규도 기억해주세요
참칭맨 글쓴이
23.07.02
참칭맨 글쓴이
23.07.02
BEST
그리고 서희, 양규도 기억해주세요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23.07.02
장위공 서희: 리멤버 미~
@참칭맨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88280340429-lgoku7h9li.jpg
차돌수심
23.07.02
헐레벌떡
차돌수심
23.07.02
다 읽은 김에 정주행 한판 더 뛰고 나무위키도 읽어봐야겠습니다. 고려사는 정말 관심이 없던 분야인데 이렇게 매력적으로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시리즈도 보고싶네요(진심임)
참칭맨 글쓴이
23.07.02
매화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Blues
23.07.02
한반도 성군특 신하 갈기ㅎㅎㅎㅎ
마무리 아쉽지만 다른 글들도 써주세요!!
참칭맨 글쓴이
23.07.02
세종대왕의 모습이 오마주되는 ㅋㅋㅋ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23.07.02
현종, 현대였으면 거란과의 위기 딱 넘긴 순간에 궁 밖으로 가서 바로 구름과자 하러 갔을 듯🚬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88279966599-h07imtpqg7s.jpg
참칭맨 글쓴이
23.07.02
전후땡 ㅋㅋ
배추살땐무도사
23.07.02
"...훗날,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한 정승 또한 오래도록 섬겨 온 대왕께 여러 차례 사직을 청하였으나 그때마다 빠꾸를 먹게 되는데..."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른 시리즈도 계속 해줘ing"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88283230141-nlvbuafa9vo.jpg
참칭맨 글쓴이
23.07.02
황희도 고려 출생이잖슴~
엉기벙기버벙기
23.07.02
어릴때 만화 고려사 읽으면서 현종이야기를 제일 재밌게 봤으며 가장 좋아했던 고려왕이었습니다. 6편 모두 재밌게 봤습니다.
참칭맨 글쓴이
23.07.02
현종이 더욱 유명해지면 좋겠어요!
더불어 좋게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침낙수나문
23.07.02
고생하셨습니다! 1편부터 다 넘 재밌게 읽었잖슴~~~ 고려 현종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역사였군요ㅎㅎ 횐님 덕에 고려 역사 전체적으로 한번 알아보고 싶어졌네요. 다음에도 가능하실 때 다른 시리즈도 부탁 드립니다! 잘 쓰셔서 술술 읽히잖슴~~
침낙수나문
23.07.02
현종, 서희, 양규, 강감찬 기억하기
참칭맨 글쓴이
23.07.02
1편부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시리즈는 정말 끌리는 소재가 생기면 써볼게유~
알잘딸꾹질
23.07.02
진짜 테평성대라는 말이 그 누구보다 잘 어울렸던 시대인데, 더많은 횐님들이 현종 기억해줘~~~
참칭맨 글쓴이
23.07.02
끝까지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댁더러술달랬어
23.07.02
재밌게 봤습니다
참칭맨 글쓴이
23.07.02
매우 감사하다!
어서옾쇼
23.07.02
넘모 재밌었어요~~~
혹시 다른것도 해주신다면 재밌게 보겄습니당
참칭맨 글쓴이
23.07.02
나중에 쓰고싶은게 생긴다면 적어보겠습니다!
새우튀김
23.07.02
문종편은 언제 연재하시나요~~
참칭맨 글쓴이
23.07.02
럭키꼬렛
23.07.02
요즘 한국사 공부하는 중인데 너무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하다~~
참칭맨 글쓴이
23.07.02
공부 힘내세요!!!
가지무침전문점
23.07.02
넘모 재미써용 다음 시리즈 연재 숨 참고 기다립니다 흡
참칭맨 글쓴이
23.07.02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쓰고싶은게 생기면 열심히 써볼게요!
바로하모니카
23.07.02
너무 재밌고 유익했습니다. 그러니까 “더 줘”
참칭맨 글쓴이
23.07.02
YONG
23.07.02
조선사에 비해 고려는 잘 몰랐는데 넘모 재밌었어요.
참칭맨 글쓴이
23.07.02
감사합니다아!
설윤하니윈터
23.07.03
재밌게 읽었습니다 슨생님
고3 수험생에겐 죄책감이 들지 않는 침하하 활동이었습니다 ㅋㅋ
참칭맨 글쓴이
23.07.03
고려파트 틀리기만 해!
순살뼈있는치킨
23.07.03
그동안 너무 재밓게 봤습니다 횐님
역사에 무지했던 저 조차 재미있게 보게 하는 글을 쓰시는 재주가 있으시군요.
덕분에 관련된 역사도 더 찾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참칭맨 글쓴이
23.07.03
아이고 저야말로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아
꿀쟁이
23.07.03
수험용으로 딱딱하게 공부했던 목ㅡ현종을 횐님 글 덕분에 입체감있게 봤네요 너무 재밌었습니다!
다음 시리즈도 기다릴게요
참칭맨 글쓴이
23.07.03
재밌게 보셨다니 기분이 좋네요!
정말 혼자알기 아쉬운 주제가 생기면 또 적어보겠습니다!
킹받는침착맨
23.07.03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덕분에 월요병 바로 치료! 회사야 미안해!
참칭맨 글쓴이
23.07.03
감사합니다 회사원 화이팅!
쭈보카도
23.07.03
다음 시리즈도 기대하겠습니다 횐님...
증거명유니언잭
23.07.10
읽으면서 느낀 점이 고려 시기 대외투쟁사들이 ㅈㄴ 재밌는게 국뽕 빼고 봐도 양측 진영에 명신,명장,명군들이 많아서인 것 같네요. 여요전쟁도 요성종, 고려현종, 강감찬, 양규, 소씨 형제 등 걸출한 인물들이 많아서 참 흥미진진한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닷
참칭맨 글쓴이
23.07.11
감사합니다 횐님~ 복 받으셔요!!
하스펄
23.07.19
재밌게 읽었읍니다 횐님,,,
거란의 3차 원정때 보낸 정예군이 모두 갈린게 거란 멸망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참칭맨 글쓴이
23.10.08
이제야 댓글 봅니다 머쓱..
긴 글 읽어쥬셔서 감사합니다요!!
차기식물민수
24.01.22
안뇽하세요 우연히 검색하다 들어온 예전글이지만.... 최근 고거전을 보고있는데 흡입력있는 글에 정신없이 정독했서용 더 재미있게 드라마 감상할수있을 것 같아용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땅 햄복하새옹
참칭맨 글쓴이
24.01.22
헉 오래된 글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거전도 재밌게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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