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같은 영화 범죄도시4 후기(스포X, 장문)

한줄요약: 치솟은 물가에 비해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월급 같은 영화
0. 범죄도시
어느덧 프렌차이즈 반열에 올라간 범죄도시 시리즈는 3편까지 모두 관객수 천만을 넘겼습니다
이러쿵저러쿵 말 많아도 결국 일반 대중에게 스낵무비로서 확실하게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건 분명합니다
어렵지 않으면서 권선징악을 확실히 담아내는 스토리, 사이사이 열심히 시도하는 유머, 마동석만 할 수 있는 완빤치 액션까지
대중이 기대하는 맛을 기대한 만큼 보여주는 시리즈물입니다
그런 의미로 3편을 보고 나선 김밥천국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 많은 메뉴중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적어도 하나는 있지만
결국 그 이상의 맛은 기대할 수 없는 김밥천국처럼
범죄도시 역시 그냥 가벼운 한끼 이상의 맛은 보여주지 못하니까요
1.범죄도시4
그렇게 오늘 개봉한 4편을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김밥천국을 맛집이라 기대하지 않듯 4편도 큰 기대 없이 보러갔고
역시 기대한 만큼의 맛이었습니다
범죄가 발생하고 마동석은 범인들을 때려 잡습니다
애초에 이 영화에 더 심도있게 분석하고 설명을 덧댈 부분이 있기를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2. 전편에 비하여
3편에 가장 큰 약점은 악당이 약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의식하듯 이번편은 유독 메인 빌런인 김무열이 얼마나 미친놈이고 무서운 개새끼인지 열심히 설명합니다
무표정으로 사람을 숙숙 찌르는 모습이 그래서 정말 무서워보였을까요?
당연히 그럴리가 없죠
범인이 뭔짓을 하든 조금 뒤엔 마동석에게 처맞고 기절할게 뻔하다는건
시리즈가 4번 반복되는 동안 모두가 봐왔던걸요
3. 있느니만 못한 명분 쌓기
1편에서 대림동 주민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꼭 범인을 잡겠다고 다짐하는 마동석을 4편에서도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감정적인 부분을 더 자극 할 수 있는 명분을 쌓아 쟤들은 진짜진짜 나쁜 애들이라고 얘기해두면
범인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더 큰 쾌감을 불러올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부분은 차라리 없는게 나았겠네요
너무 뜬금없어서 자연스럽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감정적으로 고조시키지도 못한 부분이었거든요
사족입니다
거기에 마동석이 방문하는 가게에 사연을 붙여두고 갑자기 양아치가 왜이리 많아~ 같은 대사를 붙여두는것 역시
사족입니다
범인을 너무 잡고 싶어하는 마동석을 설명하기 위해 붙여둔 이런 장면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습니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짜치며 저렴한 사족들입니다
4. 발전 가능성
관객은 더 발전된 이야기를 더 잘 담은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우리 한국영화는 그 기대에 걸맞게 범죄도시1이 개봉했던 2017년 이후에도
성장하며 좋은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범죄도시 시리즈는 여전히 그때 그 자리에 멈춰서있네요
더이상 관객 역시 이 시리즈의 발전을 기대하거나 점치지 않고
그냥 타임킬링 스낵무비로 소비해버리기만 합니다
이 영화는 오르지 못한 내 월급 같습니다
월급은 그대론데 물가가 죄다 오르니 결국 내 소득은 줄었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성장 가능성, 그 모습이 범죄도시 시리즈의 가장 큰 위험입니다
이번편도 다르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