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포함) 최고민수님과 <덤 머니> 후기

참고로 저 옷은 캄다운맨 후드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1시간 정도 하셨는데, 극장 영업 시간 제한이 없었다면 정말 올나잇 GV가 가능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영화와 주식 얘기 - 유튜브 활동 비하인드 - QnA로 진행되었는데, 주제가 바뀔 때마다 주식 전문가 - 2.5만 유튜버로서 휙휙 바뀌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재밌게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배당주 투자 추천 (유튭 출연하실 때마다 꾸준히 언급하셨던)
-유명한 사람과 같이 컨텐츠 예정 (의외의 이름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본명이 ‘박민수’인데 ‘최’씨로 아는 사람이 있고, 심지어 아버지 어머니 양쪽의 성을 다 쓴 거냐며(최씨+고씨)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여기부터는 영화 얘기 (스포 있음)
1. 영화를 이루는 한 축은 모두가 아는 ‘게임스탑 사건’, 다른 축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기를 배경으로 해서 중간중간 ‘마스크 써라’라는 얘기가 나오고, 등장인물 한 명은 ‘얼굴 보고 말하는게 얼마만인지’라고 대놓고 언급합니다.
2. 개미들과 적대하는 헤지 펀드 쪽은 마스크를 쓰게 하듯, 사람들의 입을 막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다가 일이 심상치 않자 레딧의 게시판을 차단하고, 실질적으로 자기네 편인 로빈후드의 대표를 압박하고, 매수 버튼을 막아버리는 사태로 정점을 찍습니다.
3. 마스크를 써서 얼굴 까고 소통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이 택한 건 온라인입니다. 화상 회의도 있고, 레딧 활동도 나오는데 이 방식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어느 한 쪽은 얼굴부터 계좌까지 모두 공개하고, 다른 한 쪽은 카메라에 담기는 부분만 보인다는 걸 철저하게 이용해 사람들을 속이려 합니다.
4. 개미의 대표격인 키스 질과 헤지 펀드 대표는 영화의 최후반부에서 동시에 화상 회의 형태로 하원 의회에 출석합니다. 이 둘은 한 쪽이 달리면 다른 쪽도 달리고, 한 쪽이 깨지면 다른 쪽도 깨지는 등 은근히 서로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그 과정에는 차이가 있었고, 결국 상이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5. 키스 질은 실제로 육상 선수 출신이었고 이것에 꽤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 영화 내에서도 달리는 장면이 꽤 많이 등장합니다. 생각을 정리해야할 때면 꼭 달린다고 하는데, 영화 오프닝에 묘한 모습으로 헤지 펀드 대표와 달리는 모습을 병치시키면서 이 둘이 어떤 상황에서 유사해지고 어떤 처지에 놓이는지를 재밌게 표현하는 용도로도 쓰였습니다.
6. 키스 질의 동생은 ‘알몸으로 달려봤는데 그 다음부터 그 동네에서 나 안 잊어먹더라’라고 언급하는데, 이 형제는 엔딩에서 정말 알몸으로 달립니다. 헤드셋을 눌러쓰고, 온가족이 누나를 추모할 때도 거리를 뒀던 동생은 점차 형도 자신처럼 알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모든 것을 드러내고,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길 준비를 시작했다)는 걸 이해하며 형제가 다시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된 셈이라고 보였습니다.
7. 게임스탑 매장에서 일하는 매니저와 직원 얘기도 나오는데, 이건 그냥 게임스탑 사태를 압축해서 보여준 듯 합니다. 마진 극대화와 야한 것만 밝히면서(중간에 헤지펀드의 파티 씬이 꽤 선정적으로 나옵니다) 심심하면 높으신 분들께 막히는(극초반부터 헤지펀드는 정부 규제로 땅을 제대로 얻지 못합니다) 매니저 밑에서 10달치 월급이라는 상금에 눈이 돌아갔던 직원은, 왜 오르는지는 모르지만 게임스탑이 폭등해 경제적인 자유와 매니저 물먹이기를 동시에 성공시킨 모습입니다.
8. 개인적으로는 게임스탑 사건과 키스 질이라는 사람의 다큐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다른 주역들도 많긴 한데, 키스 질을 뺀 나머지 개미들은 정말 각각의 개미들이 갖고 있는 고민(집안의 빚, 학자금, 저임금 등)+코로나로 달라진 현실을 의인화한 느낌입니다. 진중한 다큐멘터리에 키스 질의 내면 + 빵빵한 음악과 거리낌 없는 레딧 밈 수용이 합쳐지면 이렇게 될 듯 합니다.
9. imdb 평을 보니까 음악이 좀 별로였다는 반응이 많길래 궁금했는데, 힙합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첫 장면에 바로 그 WAP이 나와서 여기서 흠칫한 게 좀 먹고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