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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8화 리뷰

사패소패카패
23.12.04
·
조회 338

삼수채 전투는 어이없이 넘겨 버렸으나,전투의 뒷수습,승자와 패자가 취하는 모습은 또 입체적으로 묘사한다.후퇴를 단순히 비겁한 도망,무력한 순간이 아니라 보존과 반격을 위해 제대로 흩어져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며 날림으로 고려군이 흩어진 7화의 묘사를 회복하려 한다.

-거란군에게 잡힌 강조는 신음을 내고 당황함과 절망감을 내비치며 몸부림친다.약간 우스울 수도 있고, 어린아이가 당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충신으로서 인정받고 오명을 풀어 낼 기회가 눈앞에서 날아갔으니 막막할 것이다. 강조가 끌려 내려온 뒤 망가진 고려 군진과 새벽 일출의 연출이 아름답다.

-소배압이 야율분노를 응징함으로서 명예를 회복한다.제 마음대로 군사를 움직인 것이니 응징은 정당하다. 특히 고려군을 도망치게 하고 거란군이 자신없는 성 안으로 몰아넣었으므로 오히려 전술의 실패이며, 그저 명분일 뿐인 강조를 진짜 잡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야율분노에게 고려 정복에서 강조는 그냥 허울일 뿐임을 가르치며 길게 보는 현명한 장수의 느낌을 회복시켰다.

-거란 황제가 항복한 이들에게 벼슬을 주고 전리품 현황을 묻는 등 승자대로의 뒷수습을 보여준다.거란군이 지나치게 야만적이고 무질서하게 약탈하는 모습은 다소 구식이지만,그만큼 수급과 전리품이 목적임을 보여준다.또한 고려사의 기록대로 고려군도 만만찮게 노획으로 갚아 줄 것을 기대하게 한다.

-한기가 강조를 약올리며 강조가 몰아붙인 일을 갚아준다.다만 그저 저열한 것이 아니라, 강조의 애국심을 이용해 "우리 황제께선 역신 강조를 응징하러 오셨다"즉,네가 항복하면 침략 명분이 사라질 수 있다며 강조를 꼬신다.하지만 조정에서 애초에 그 논리를 반박했던 게 강조이니 먹힐 리도 없다.

-야율융서의 부월은 현종의 부월과 대비된다.처음 야율융서가 부월을 들고 왔을 때에는 너희를 내 장수로 임명하겠다는 ,병권과 그걸 하사하는 황제의 상징물로서 등장한다. 때문에 강조에게는 현종이 하사해 준 신뢰의 부월을 연상시켜 오히려 강조가 비장하게 죽음을 택하게 한다.그리고 야만인이라는 말(실제로 고려사에서 거란을 야만인이라는 어휘로 칭한다)로 고려인 특유의 묘한 우월의식도 드러낸다.

-강조가 첫 등장때 덕장이고 휘하 장수들을 신뢰했음을 노전과 노의에게 부드럽게 대하는 모습으로 안타깝게 회수한다.그리고 그만큼 이현운을 향한 분노와 배신감 역시 설득력을 갖는다.

-야율융서가 야만인이라는 말에 분노해 진짜 야만을 보여준다.본래 기록에서는 살을 베어 고신했다는 것을 황제가 손수 치는 것으로 묘사해 수위를 줄여 각색했다. 황제가 손수 형을 집행하는 것은 과장된 공포 묘사일 수 있으나,이 또한 부월이라는 연출 장치를 위함으로 보인다.현종이 하사한 부월은 깔끔했고, 전투에선 안 쓰였다.이는 현종이 친정하지는 않고 어디까지나 장수들을 임명해 싸운 것을 연상시킨다.반면 야율융서는 친정하는 황제이니 병권의 상징 뿐 아니라 실제 무기 노릇도 하며 피로 더러워진다.

-이현운의 배신 빌드업은 잘 된 것으로 보인다.강조가 개경 좀 그만 보고 국경 너머를 보라던 말처럼,막상 적에게 잡히고 나니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지사인 척하던 모습에서 돌변한다.그는 권력 지향주의자였고,자신의 뜻을 펴는 것을 더욱 중시했을 뿐인 정치군인이다.그렇기에 오히려 거란의 앞잡이로서 전술 조언을 하는 것은 그의 권력욕과 인정욕을 충족시킨다. 또한 성벽과 군사 외에도 민가가 초가인 것을 공략에서 활용하라고 지적하는 부분은 군사적 시설 외에 거주 시설도 전술로 쓰일 수 있다는,전쟁의 생활감을 더한다.

-항복한 고려 장수들이 포로로 잡힌 고려 백성들에게 수발을 받는 데서 비참함을 더하고,노의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무신정변의 프리퀄이라는 소리를 듣는 김훈과 최질의 난의 복선이 삼수채 전투의 뒷수습을 하는 모습으로 깔린다.우선 최질은 질서정연한 후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패잔병들을 살리는 등 인적 자원을 중시하는 fm군인이지만,지나치게 호전적이고 폭력적이며 단정적인 면모를 보인다.김훈은 용맹하고 희생정신이 강함이 보이고,둘의 유대도 끈끈함이 보인다. 병사들을 아끼고 군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이 있기에 인정 욕구도 강하고 군인을 모욕하는 것에 분노할 것임을 짐작 가능하다.

장연우는 죽은 척을 하며 현실주의적인 면모도 보이지만,황보유의에게 책임을 돌리는 개그 장면을 통해 훗날 경군의 영업전을 빼앗는 짓을 저지를 수 있는,발상이 특이한 사람이라는 복선을 깐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거란과 싸우겠다는 의지만은 충만하니 안타깝기도 하다.이 시기의 인물들은 단순히 충신과 역적을 구분할 수 없어서 입체적이다.

-강조의 아내가 남편이 붙잡혔다는 말에 대응하는 태도로 신하,장수의 아내가 감내해야 하는 것을 보여준다. 현종은 인간적인 차원에서 독대하고 알려 주었지만,신분의 차이가 있기에 그저 성은이 망극하다는 관용구만 말하고 만다.슬픔을 눈에 띄게 보일 수도,현종에게 탓할 수도 없다.

현종과 강감찬의 말다툼도 중요 쟁점이었다.

-패전 소식이 전해졌을 때,현종은 의외로 사람을 중시함에도 강조를 잃었다는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정보부터 듣고 파악하려는 냉정함을 보인다.하지만 이걸 전달하는 건 다른 문제이다.인간적인 신의를 중시하며 백성을 대하는 현종은 패전 소식을 알리려 하고,강감찬은 승전을 위해 백성들에게 혼란을 주지 말라고 한다.현종의 모습은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훗날 개경에서 백성들과 함께 항전하고 개경을 수호할 것이라는 복선이다.강감찬 역시 청야전을 쓰게 되고 훗날 이인택에게 탄핵될 만큼 승리를 위해,백성을 위해 희생을 감수할 인물임을 보여준다.가족을 빼낸 조정 대신들을 비판하던 강감찬은 너무 곧아 보였다. 하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숭고한 뜻을 죽이라는 현실주의자의 면모를 보인다.

-강감찬의 말이 의롭고 사리에 맞아 보이지만,말조심을 못한다.고려희라의 바가지로 너무 심했음을 보여 준다.황제와 신하로서는 삼족을 멸할 만큼 무엄한 것이고,개인 대 개인으로서는 너무 쏘아붙여서 본인도 내심 불편해한다.

-현종은 피난민들의 설득을 듣고 동요하는 백성들을 설득할 때,전투 중 후방이 건재하게 버텨 줘야 함을 알려준다.또한 강제하지 않음으로서 백성들을 존중과 신뢰로 설득한다.

-강조의 전략에 대한 사후 평가에서,강감찬은 그동안의 행보와 달리 강조의 전략에 동의를 내비친다.항전을 주장하는 강감찬답게 수성이 무조건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거란군의 전략도 은근히 위험부담을 안고 있음도 상기시킨다.언제는 거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강조를 비판했지만 강조의 회전은 높이 사고,전쟁 전에는 사대관계의 유지를 중시했으나 거란군과의 전쟁이 터지자 오히려 항복에 반대하며 승리에 집착하고,백성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다가 백성에게 고결한 뜻으로만 다다가서는 안 된다고 하는 등 고정된 관점 없이 누구보다 현실주의적이며,그만큼 모두와 골고루 척지기도 한다.

-최항과 강감찬의 논의 장면으로 항복을 하더라도 오히려 어느 정도 군사력이 남아 있을 때 항복해야 한다며 화의를 단순히 비굴하지 않고 전략적인 행위로 묘사한다. 특히 1차 침입 당시의 서희의 전략을 연상시키는데,서희가 소손녕과 협상에 임할 수 있던 이유도 대도수와 유방이 거란군을 상대로 승전했기에 대화가 가능했던 것이다.조정 대신들의 그나마 힘이 있으면 숙이고 들어가도 모조리 뺏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와 비슷하다.하지만 이에 반대하며 결의를 내비치던 강감찬 역시,서희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서희는 성종이 서경 이북을 거란군에게 내주려 하자 항전을 주창했다. 또한 강동 6주를 얻은 후에는 송과 관계를 끊고 거란에 친조한다는 허위 약소을 하고,고려는 그걸 안 지켰다.강감찬이 친조 핑계로 시간을 끌어대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화의도 항전도 대립하는 듯하지만 결국 한 뜻을 기반으로 하며,거란을 향한 기만이라는 데서 고려의 광기 외교를 보여주고,조정을 충의지사 강감찬과 간신배들로 양분하지 않는다.오히려 동의하는 듯하던 이들마저 찔러대는 강감찬이 다소 거칠어 보이게까지 한다.

-현종과 강감찬이 사실 환상의 콤비임은, 이번 화에서 둘 다 거짓말은 하지 않아 놓고 남을 속였다는 것으로 드러난다.

현종은 패전 소식을 전하지 않고 계속 항전 중이라고만 해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이때 그동안 현종이 너무 백성들과 자주 마주치며 개경 백성들과 격의가 없어 보였지만,여기서 조정과 백성의 정보량 차이로 신분의 차이를 보여준다.조정에서 정보를 막으면 백성들은 속을 수도 있다.하지만 인간으로서의 도의로 결국 강조의 처에게는 말을 전하며 미안함을 내비치는 인간미도 보인다.

강감찬은 조정의 신료들마저 속여 버렸다.친조를 하되 거란을 기만할 것을 주장하며 이 인물이 기록대로 기발한 꾀가 많고,승리를 위해 광인 짓도 가능한 진짜광기라는 게 드러난다.그가 조정 주류와 따로 노는 인물인 것도 같이 항복을 주장해 놓고 전혀 다른 발상을 한다는 데서 보인다.항복한다는 말은 안 했다며 거란을 농락하는,고려식 아트 외교의 정수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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