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강남순 보려다가 도봉순 정주행해버린 썰
얼마전 뼈님이 라이브에서
강남순에 나온 본인 캐릭터 반응이 꽤 괜찮다고 하셔서
주말에 강남순을 좀 봐봤는데요,
특유의 유치한 맛이 있는 시원한 액션과 코믹함은 적당했는데
아무래도 주인공 커플이 뭔가.. 뭔가.. 아쉽더란 말이죠.
그러다 중간에 특별출연으로 나온 원조 박보영, 박형식분들을 보고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전작과 차별화를 두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원조 캐릭터와 배우들의 매력은 따라갈 수 없구나…!
비슷하게 유치하고 심지어 씨쥐 기술은 더 좋아졌지만,
유튜브에 아직도 쇼츠로 종종 올라오는
박보영표 ‘너무 귀엽지만 슈퍼파워’ 초(매력)능력이 워낙 강렬한 바람에
오히려 전작을 보게 만들더라구요 ㅋㅋㅋ
넷플에서도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았는지
단순히 부가 효과를 위해서인지 도봉순이 같이 올라와 있었고,
결국 몇 화 더 못 가 전작을 정주행하며
‘역시 이런 드라마는 얼굴과 연기력이 개연성이로다 허허’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봉순 안에는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로코 속 스릴러 요소도 충실히 들어가 있고,
모자란 CG 기술을 연기력으로 자연스럽게 만드는 힘도 있었어요.
‘언제든지 복습할 수 있는 성공한 전작’의 존재에는
당연히 장단점이 모두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강남순에서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전작과 겹치지 않도록 캐릭터도 늘리고 특이하게 만드려고 한 거 같은데
오히려 거리감이 생기고 집중력도 부족해진 느낌이랄까요.
일단 주인공이 취준생에 적당히 평범한 가족이었던 도봉순에서는
사이코인 빌런 외에는 익숙함과 특별함이 적절히 섞여있기 때문에,
이틀만 출근하고 연애질하는 남주 정도는 (외모와 연기로) 매력으로 봐줄 수 있었거든요.
‘뭐 어쨋든 판타지니까~’, ‘이정도는 돼야 K-로코 회사 대표지, 훟’ 정도의 느낌?
반면 강남순 캐릭터들은
'몽골에서 자라, 돈 많은 부모를 찾으러 온, 세상물정 모르고 순진한' 주인공부터 시작해
대부분이 아예 비현실적인 캐릭터에다 숫자도 너무 많아 애정을 주기가 어려워지더라구요.
3대 모녀 캐릭터는 그래도 각자 개성과 스토리가 있지만 그외 캐릭터들이 애매…합니다. (꼭 배우나 연기 탓은 아님)
전작의 잘생기고 똑똑한 남동생 캐릭을 피하려다 너무 반대로 가버려 무매력이 되어버린 남동생,
남매로 태어나는 게 의무여서 넣은 건가 싶을 정도로 왜 넣었는지 모르겠는 비실이 삼촌
애매하게 잘생기고 젊은 남녀 빌런과, 애매하게 잘생기고 젊은 조력자 노숙 커플 등등..
뒤로 가면 각 캐릭터의 역할이 필요해지고 분명해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상 시트콤도 아니다보니 왜 나오는지 모르겠는 캐릭터와 장면들이 많아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더라구요.
캐릭별 빌드업이 많이 필요하면 무빙처럼 각 전개들도 하나하나 몰입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정말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중심 서사가 뭔지 감이 안 잡히는 상태로 배우들의 매력만으로 버티기엔 어려워 보이더군요.
반면에 도봉순은 저 때문에 같이 보던 가족이 제가 자러 들어간 뒤에도 계속 볼 정도로 캐릭터와 서사 모두 적당히 매력 있었구요.
어쨋든 덕분에(?) 박형식 배우 매력에 새삼 빠져서 다른 필모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6년 전 드라마임에도 이질감 없는 로코 띵작으로 도봉순 추천드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