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R 타르 리뷰. 스포 아마도 없음
포스터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글 쓰는건 처음이네요. 11일에 타르를 봤습니다. 이동진 평론가님의 언택트톡도 볼 수 있었습니다.
원제는 그냥 “TÁR”인데 한글 정식개봉명은 “TAR 타르” 입니다. 왜 타르타르일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정식개봉은 22일이니까 이 글이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겠지요? 아니면 말고요
볼지 말지 결정하시는 데에 도움이 되도록 가능한 한 스포보단 영화가 어떤지만 써보겠습니다
타르라는건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주인공 리디아 타르의 이름입니다.
영화는 거의 100% 타르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타르에 대해서만 이야기 합니다.
타르가 안나오는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영화의 거의 모든부분이 타르의 행동을 보여주거나, 감정을 보여주거나, 아무튼 그렇습니다.
타르는 되게 대단한 지휘자입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래요.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뭔가 대단해보이죠?
이런 타르의 인생의 한 부분을 그냥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영화입니다.
듣기만 해도 지루하지 않습니까? 바로 그렇습니다.
좀 폭력적인 표현이지만 소위 말하는, 평론가 취향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영화 158분 내내 배경음악이랄 것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주인공이므로 오케스트라 연주도 종종 나오고
영화 안에서 인물들이 직접 튼/연주하는 노래도 곧잘 나오지만
영화적으로 깔리는 배경음악은, 제 기억엔 종반부에 잠깐 있었던거 같긴한데, 아무튼 거의 없습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케이트 블란쳇과 다른 배우들의 무친 연기, 그리고 아주 섬세한 각본입니다.
일단 연기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이동진 평론가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올해 아카데미는 케이트 블란쳇과 양자경의 대결이 아닐까 하시더랩니다.
메릴 스트립의 위치에 가장 가까운 여배우가 케이트 블란쳇이 아닐까라는 말씀도 하시더군요.
블란쳇 원맨쇼라고 볼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혼자서 압도하고 고꾸라지고 북치고 장구치고 합니다.
각본도 아주 대단합니다. 연출이랑 묶어서 말해도 될 것 같은데요.
영화에서 타르에게 일어나는 일들, 혹은일어났던 일들은 관객에게 결코 명료하게, 혹은 객관적으로 제시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타르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고 했던 것과 통하는 얘기인데,
관객은 사건은 보지 못하고 사건을 대하는 타르, 혹은 타르의 감정만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타르와 주변 인물의 대화로 이를 유추해야 하는건데, 이게 아주 찔끔찔끔 감독이 원하는 만큼만 정보를 준다는 겁니다.
마치 프롬 소프트웨어식 스토리텔링 같습니다. 전 엘든링밖에 안해봤지만. 참고로 영화의 감독과 각본가 모두 토드 필드입니다.
즉 사건을 해석하기 위해 관객은 타르를 먼저 해석해야되고,
타르에 대해 관객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로 인해 영화에 대한 해석이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동진 평론가님도 비슷한 맥락으로 영화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하셨던거같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각본을 이해하고 타르를 해석하기 위해 감독이 재료로 던져주는 것 중에 클래식 음악에 관한 지식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지요.
이게 영화의 상당한?정도 까지는 아니어도 쪼금 진입장벽입니다. 전 클래식 하나도 모르거든요.
말러의 5번 교향곡? 말러가 누굴까요? 프랭트 버클러? 그게 누구야?! 레너드 번스타인? 제가 이름을 맞게 쓰고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동진 평론가님은 당연하다는듯이 다 아시더군요. 하지만 토드 필드가 뉴진스의 ditto를 알까요?
우리도 꿇릴 거 없습니다. omg뮤비 마지막에 나오는 털보아저씨가 누군지 토드 필드는 모를테니까요. 알면 어쩌지?
종합적으로, 굉장히 잘만든 지루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출과 각본의 세련됨을 충만히 느끼실 수 있는 분이거나,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에 빠져드실 수 있는 분이라면 지루하긴 커녕 스펙타클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아바타 2 두번째 봤을 때보단 덜 지루했습니다.
영화 리뷰는 처음 써보는데 제가 부기영화를 아주 좋아하다보니 말투에 노골적으로 묻어나오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이 아카데미 기획전이니 뭐니 한창 영화 많이 나오는 시즌인데
앞으로도 종종 써보겠습니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