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디스패치>를 봤습니다 (스포+장문)

짱짱한 배우들과 짱짱한 감독이 만난 영화입니다.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가상의 잡지에 기고된 4개의 기사들을 영상으로 옮긴 것입니다. 즉 영화인 동시에 섹션이 넘어가는 잡지를 보는 것과 유사합니다.
같은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큰 스토리라인을 수려한 영상미로 이어서 만들었다면 이 작품은 여러 조각을 각각의 수려한 영상미에 담고 한 곳에 꿰매어 만든 느낌이 강합니다.
수평 방향으로 중심 화자, 혹은 그냥 시점 자체가 이동하면서 사건이 벌어지는 걸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물 및 소품의 등장 타이밍이 굉장히 절묘해서 저는 보는 내내 큰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마지막 이야기로, 요리사 역할의 이 사람은 맹독을 먹고 치료받는 과정에서 이방인의 외로움과 고충을 조금 털어놓습니다.
공교롭게도 인터뷰를 담당한 기자도 자신이 음식 관련 기사를 작성한 이유로 어딜 가도 나를 위한 식탁은 있다는 식으로 외로움에 대해 언급했고, 심지어 그 기사의 상관인 편집장 역시 한참 전 미국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이방인입니다.
의도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두번째 이야기(죄수 화가-뮤즈), 세번째 이야기(혁명과 젊은이들)에서도 등장인물들 중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이 등장하고, 주로 대립하는 관계일때 불어-영어로 사용하는 언어가 갈리는 장면이 나옵니다.(신기하게 다 알아는 듣습니다.)

같은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그랬듯, 이 영화 역시 화면 비율, 컬러 등을 활용해 과거 느낌을 내는, 소위 노스탤지어를 자극시키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즉 이 영화는 고전 잡지 및 언론과 취재 과정에 대한 향수 + 이방인의 삶과 동화되었다고 느껴짐에도 어딘가 완벽히 맞지는 않는 아쉬움을 동시에 담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토리에 임팩트가 크게 있는 편은 아니고, 워낙 화면이 화려한데 배우도 어 쟤 어디서 봤는데 이름이 뭐였지 생각하는동안 자막이 지나가서 눈과 머리가 살짝 피곤해질 수는 있습니다. (자막이 별로였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영화민수님께서는 이렇게 한줄평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GV나 평론을 보고 이해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