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래도 펩 과르디올라 데려왔으면 뭐라 안 그럴 거잖아?
평소 방송에서 개방장이 주로 하던 말이 있다.
“아 그래서 차돌짬뽕 안 먹을 거냐고요. 먹을 거잖아. 먹을 거죠?”
상대가 어떤 결과를 원할 것인지 알고 그 결과만 나오면 되는 거 아니냐는 것인데
왠지 그럴듯한 이 궤변은
주변인들과 장난스런 분위기에서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번 축구협회의 ‘홍명보 축구 감독 선임 건’에서는 독으로 쓰이는 화법이었습니다.
비록 월드컵에 실패한 전적이 있었어도 이 사태 직전까지 홍명보 감독은
K리그 프로축구팀 울산에서 감독의 입지를 좋게 다지고 있었습니다.
울산의 순위를 많이 끌어올렸고, “이게 팀이야?”라는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을 일갈하는 밈이
축구선수들의 안일한 태도를 집어 비판할 때 자주 쓰였을 정도로 규칙과 카리스마의 리더라는
나쁘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홍명보 감독을 그냥 싫어해서 들고 일어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역대 최강이라는 대한민국 대표팀 멤버들을 데리고
번번이 부진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에 대해 축구팬들은 그간 분노와 의심을 해왔고
최근 나태하고 무책임한 태도, 무전술로 일관한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오게 된 배경이
MK가 절차와 과정을 건너뛰고 섭외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축구팬은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원칙과 절차가 없는 이런 ‘방식’대로라면 그 어떤 감독을 데리고 오더라도
대한민국 축구는 발전이 없고 앞으로의 미래도 없을 것이기에 축구팬은 MK의 사퇴부터 종용했어요.
하지만 MK는 매번 다른 인물을 프레스(press)에 세우고 자기는 뒤로 숨었고,
5개월 이상 임시 감독으로 돌려 막고 전력강화위원회 만남 가진다며 공정하게 하겠다고 해놓고
딱! 발표한 것이, 다시 한번 각종 의견과 절차를 무시하고
MK 자신의 의지대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입니다. 홍명보 감독이 국내파든 해외파든 그 펩 과르디올라었든요.
홍명보 감독은 더군다나 선임 직전까지 국대를 맡지 않겠다며 호언장담 해놓고
바로 국대 감독으로 선임되자 자신은 꿈이 있었다며 말을 바꿔 분노는 극에 달했죠.
이러한 배경이 있기에 맨 처음 언급한 침착맨의 그 화법은 정말 부적절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글들에서도 보이듯이, 이런 내용에 대한 이해 또는 알아가려는 모습도 없었고
평소 지적 받을만 했다고 느끼는 자신의 태도와 어조에 대한 짤막한 사과 이후 게임을 진행한 것은
그 진정성까지 의심받을만 했다고 봅니다.
제 글이 읽으시는 분들의 이해를 도와 서로의 감정이 격해지지 않게 잘 마무리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