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강동구민 현 충주시민의 사연도 받아주시나요?
안녕하세요 사연이랄것 없는 노잼 내용이겠지만 강날편 소식이 너무 반가워 몇자 적어보고 싶어서 후다닥 가입했습니다.
저는 제목 그대로 전 강동구민 현 충주시민이자 (그리고 미래의 대전시민 예정) 얼마전에 30살 생일을 맞이한 여자사람입니다.
이런 저의 사연이라도 괜찮을까요?
생각해보니 저는 전전 왕십리 주민이었네요.
30년전 부모님께서는 왕십리 전세집에 둥지를 트신 후 저를 낳으셨고 2년정도 살았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왕십리에서 좋은 집주인을 만난 저희 부모님은 왕십리를 벗어나 강동구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셨습니다.
당시 왕십리 집주인께서는 갓난아기를 둔 신혼부부였던 저희 부모님께 “좋은 집을 사서 나갈 수 있을때까지 걱정말고 이 집에서 지내"라고 하셨답니다.
그렇게 저는 강동구에서 유년생활, 학창생활, 취준생활을 모두 보냈더랍니다.
제가 기억나는 가장 오래된 기억도 모두 강동구에서의 기억이네요.
그리고 저는 28살을 맞이하는 겨울, 취뽀에 성공하면서 난데없이 충주로 오게 됩니다.
근무희망지를 적으래서 여기저기 적었는데 다 떨어지고 충주로 발령받았거든요. 정말 난데없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충주… 한국사 공부할때 “중원고구려비가 충주에 있다”고 들어본거 말고는 충주에 대해 전혀 아는게 없었던지라, 과장 조금 보태서 충주라는 지역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랬던 충주에서 지낸지도 이제 3년이 다 되어가네요.
충주 이 작고 심심하고 놀것도 없는 동네, 처음에는 너어무 싫어서 주말만 되면 매주 서울에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충주의 한가로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적응을 한거겠죠.
사실 일하다보니 적응이고 뭐고 할 새도 없이 그냥 살아졌습니다.
아무튼 저는 충주에 온지 3~4개월만에 주말에도 충주에 머물기 시작했고, 매주 가던 서울을 한달에 한번 가곤 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충주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충주에서 만난 제 연인일겁니다.
충주 출신이 아닌 두 사람이 충주에서 만나 지난 9월에는 결혼도 했더랍니다. (결혼식장은 충주가 아니었습니다)
신혼여행은 런던으로 17박정도 다녀왔는데 너어어어어무 재밌었습니다.
제가 침착맨을 알게 된 것도 충주에 온 후였습니다.
친구들이 자꾸 단톡방에서 밈을 쓰는데, 웃겨보이기도 하고 어디서 나온건지 궁금하더라구요.
무슨 밈인지 찾아보면서 침착맨이 그 밈을 쓰는 방송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침착맨 방송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웹툰작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꽤 재밌는 아저씨더라구요.
그렇게 침며들게 된 저는 이제 침착맨 방송이 없으면 설거지도, 샤워도, 빨래널기도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뭘 하든 싱크대에 핸드폰을 올려두는걸 정말 싫어하는데, 설거지할때만큼은 예외입니다.
혼자서 화장실을 오래 쓰는걸 정말 싫어하는데, 샤워할때만큼은 예외입니다.
빨래 너는걸 너무 귀찮아했었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그런 저에게 침착맨이 없는 유튜브는… 살아도 사는게 아닙니다.
제 유튜브 프리미엄은 이제 그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사실 무한도전 클립들로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이왕 쉬러 간 침착맨이 더 푹 쉬고 와도 되긴 한데… 그래도 이제 돌아오신다고 하니 기쁘기가 그지없습니다.
아무튼 침착맨 방송을 끼고 살다보니 전 남친(현 남편)에게도 자연스럽게 침착맨을 전파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침착맨 방송을 너무 재밌게 시청하는걸 보더니, 본인도 침착맨 방송 목록을 훑어보더니만 덜컥 삼국지 통합본을 보는게 아니겠어요?
침착맨의 말솜씨와 댓글의 콜라보로, 삼국지 통합본은 그이의 침착맨최애영상이 되었습니다.
잠자리에서는 자장가로, 운전할때는 운전메이트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뚜씨뚜씨”와 “호도도도도” 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대전으로의 인사발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다시 내고향 강동구로 너무너무너무 돌아가고 싶지만…
서울을 나와보니 알겠습니다.
나갈땐 맘대로였지만 들어갈땐 그렇지 못한 곳이 서울이라는 것을…
그런 이유로 부모님과 동생들은 서울(특히 강동구)에서 절대 못나오게 할 생각입니다.
사실 이번주가 엄마 생신이라 주말에 강동구 갑니다.
만약 대전으로 가게 된다면 가족계획(출산과 육아)를 수립해서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대전으로 안가도 애는 낳을 겁니다.
결혼 전에 침착맨의 결혼 축사 영상을 봤었는데, 침착맨 축사처럼 옆 사람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주면서 알콩달콩 살고 있습니다.
다만, 이 사연을 읽어주신다면 가족계획을 앞두고 있는 저에게 조언과 응원의 말씀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글을 두서없이 써서 그런지 마무리가 어렵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