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볼 때의 미스테리한 경험
본인이 응애일때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7~8살정도였을까요.
명절에 친척언니오빠들이랑 모여서 자주 공포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했는데
공포 영화를 볼 땐 무서워서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있다가 잠들고 그랬습죠.
본인은 막내였고 다들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이 정도로 나이 차이가 좀 있었습니다.
뭐 여튼, 비디오가게에서 빌려온 '폰' 이란 영화를 보기로 했습디다.
어른들은 다들 장보러 나가 계셨고, 우리끼리 방문닫고 불끄고 딱 공포영화 보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했습죠.
그 당시에 비디오를 넣으면 그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하는 영상 아시오?
정확하게 기억 안 나지만 그 날아다니는 비디오 모양 캐릭터 나오고 어길 시 징역 몇 년! 이런거 도장 찍히고..
보통 그게 먼저 나오고 영화가 시작했던 시대였습니다.
딱 그게 지나니까 아무래도 공포영화이다보니 다들 좀 긴장하고 집중한 상태로 화면을 쳐다봤더랬죠.
근데 까만 화면에 하얀 글씨로
지금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마시오.
라고 뜨더이다?
당시엔 다들 폰이면 전화에 관한 공포영화니까 원래 저런 문구가 있는건가? 생각 했던 듯 하오.
근데 마침 바로 티비 옆에 집전화가 울리는겁니다!!
그러니까 다들 조금 놀란 채로 서로 얼굴만 쳐다봤소.
눈치보면서 누구 한 명이 대표로 좀 받아봐라 하는 느낌.
다들 아무 말 없던 상태에서 내가 "나 무서워" 라고 하니까
갑자기 시선이 막내인 나로 꽂히더니
나를 막 발로 밀면서 나보고 받으라는겁니다!! (이 사람들이..)
"콩깨덕아~ 무서운거아니야~ 엄마한테 전화온거야 받아봐!" 하면서!
본인은 수많은 발들에 밀려져 억지로 티비 옆 전화 앞까지 갔습니다.
막 울면서 무섭다고 전화 받기 싫다고 했더랬죠.
마침 전화가 딱 끊기고 화면이 바뀌면서 영화가 시작되는데
바로 또 이어서 전화가 오는겁니다.
뭔가 전화 받지말라는 글자가 써진 화면이 없으니까 갑자기 오싹한 분위기도 사라져서 그냥 받았습니다.
외삼촌이었습니다?
장 다 봤는데 너네 배고프면 치킨 사갈까? 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좋다하고 혹시 방금 전 전화도 외삼촌이 한거냐고 물어보니까
외삼촌은 응? 아니? 하시는겁니다.
혹시나 내가 어리니까 삼촌이 말을 잘못 알아들은건가 해서 막 언니오빠들이 전화 뺏어서 직접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방금 전에 전화 안거셨어요? 저희안받아서 다시 거신거아니에요? 이런식으로 말입죠.
그러고 전화 끊자마자 제일 큰 오빠가 아까 그거 뭐야? 다시 한번 확인해볼까? 하면서 비디오를 감았습니다.
비디오를 감고 저작권 내용도 지났는데 그 검은 화면이 안 나오는겁니다..
몇 번을 확인했는데도 안 나와서 다들.. 뭐지 하고 벙찐 상태로
그냥 계속 영화를 이어봤던 기억이 나는군요..
언니한테 예전에 이런 일 있던거 기억나? 하니까 어!!! 기억나!! 이러더군요.
말하기 전엔 까먹고 있다가 제가 말하니까 기억이 난다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무섭진 않지만 참으로 미스테리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