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겪은 소소한 미스터리/공포
1.
제가 막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로 기억합니다.
당시 저에게는 연년생 동생이 있었고 여동생이었습니다. 남매였죠.
연년생인 남매 사이는 그닥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매일매일이 투닥투닥의 연속입니다.
사실 그래서 그때만 해도 얘가 ‘내가 지켜야하는 동생이다’라는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나이도 비슷해, 체격도 비슷해.(어렸을 때는 그랬죠).
그게 조금 바뀌게 된 계기가 어느 날 찾아왔습니다.
그 날 저와 여동생은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왜였는지 모르지만 대충 서로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는 목사가 되고싶다’라고 말하던 찰나에 갑자기 여동생이 불쑥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너무 불쑥 올라가서 ‘뭐지’했는데 알고보니 어느 아저씨가 여동생을 안고 가는거 아닙니까.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둘러매고 갔습니다. 아저씨는 여동생을 둘러매고 제 반대방향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덕분에 여동생과 저는 눈이 마주쳤습니다. 여동생은 눈을 끔뻑끔뻑 떴습니다.
순식간에 제 머릿속은 두 가지로 가득찼습니다.
‘저 아저씨는 아버지와 아는 사람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 동생을 들고 가고 있다.’
그러자 저는 울며불며 ‘내려달라고! 데리고 가지 말라고!’ 악바리를 치며 아저씨에게 들러붙었습니다.
저를 무시하던 아저씨는 곧 싱글벙글 웃으면서 동생을 내려줬습니다. 동생은 울지는 않았지만 퍽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아저씨는 그러고서 웃으면서 계속 저희를 봤습니다. 이후 제 갈 길을 가더라고요.
그때는 해프닝으로 여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무척 기이하고 무섭습니다.
왜 그 아저씨는 동생을 둘러매고 가려 했을까요?
납치라면 왜 저는 그냥 두고 가려고 했을까요?
도대체 부모님과도 연관이 없던 그 아저씨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아저씨는 왜 싱글벙글 웃으면서 동생을 돌려줬을까요?
2.
남자애치고는 꽤 오랫동안 잘 때 인형을 끌어안고 자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그런 버릇을 가지고 있었죠.
이 버릇이 한 번에 고쳐지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제 애착인형은 토끼인형이었습니다. 전래동화 전집을 샀을 때 사은품으로 딸려 들어온 것이었죠.
인형 안에 손을 넣어서 역할놀이를 할 수 있는 인형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애착인형이기는 했지만, 인형을 갖고 노는 취미는 오히려 없었습니다. 오로지 잘 때만 끌어 안는 인형이었죠.
오히려 당시 여동생은 아바타 꾸미기를 좋아했는데, 저는 그것을 매우 싫어했을 정도입니다.
그런 나날들이 계속되던 어느 날…
저는 평소처럼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려 했습니다. 인형을 데리고요.
침대에 누우려던 찰나 갑자기 인형이
‘안녕?’
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선명히 들렸습니다.
당시 제 방에는 저 밖에 없었기 때문에 누가 대신 말했다거나 할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기에 제 스스로 중얼거렸다? 그랬으면 놀라지 않았을 겁니다. 더욱이 여자목소리였습니다.
인형은 위에서 설명드렸지만, 손을 넣게 밑이 뚫려있는 형태입니다. 말하는 기능 따위 애초에 없었습니다.
저는 화들짝 놀라서 인형을 바로 패대기 쳤고, 이후 인형과 다시는 자지 않았습니다.
그 인형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여러 번 이사하면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정황상 쓰레기장에 간 것 같지만, 이때 일화로 알 수 없는 세계로 돌아간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토끼인형이 인사를 건냈을 때, 제가 대답했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소소하게 적어본 제가 겪은 실화입니다. 흰님들 썰에 비하면 별 거 아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