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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사실임을 증명하기!

오빈마니아
22.12.30
·
조회 1272
4,000+ Best Earth Images · 100% Free Download · Pexels Stock Photos

 

지구에는 대척점(지구 반대편)과 온도와 기압이 완벽히 같은 지점이 항상 존재한다.

 

위 문장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언젠가는 우연히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지만 항상이라니 말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연은 신비롭기 때문에 어떤 놀라운 기상현상에 의해 그럴지도…?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 문장은 사실이고, 기상현상에 대한 어떠한 이해도 없이 증명 가능합니다.

 

바로 수학으로 말이죠.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싫어하는 그 수학입니다.

 

나가지 말고 조금만 더 읽어주세요. 솔직히 매력적이지 않나요? 온도계와 기압계를 들고 직접 발로 뛰지 않고 책상에 앉아 펜대만 굴려서 신비로운 기상현상을 증명할 수 있다니.

 

아주 약간의 수학만을 이용해서 설명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대부분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무님이 궁금해하셨던 독일 수학자의 기분을 아주 약간은 느껴볼 수 있을지도요.

 

그럼 증명해봅시다.

 

 

 

보르수크-울람 정리

 

위 사진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보르수크-울람 정리를 증명한 수학자 카롤 보르수크입니다.

 

두발상태만 보아도 그가 천재 수학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르수크-울람 정리가 뭘까요? 이름부터 머리가 아픈데요, 정의를 읽어보면 더욱 머리가 아파집니다.

 

그러니 약간의 왜곡을 더해서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어떤 구 위의 한 점을 다른 평면으로 보내는 연속함수는, 대척점에서 함수값이 일치하는 경우가 항상 존재한다.

 

약간 왜곡된 보르수크-울람 정리의 정의입니다. 그래도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우리의 지구 문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건지 조목조목 뜯어봅시다.

 

 

 

어떤 구 위의 한 점

 

말 그대로입니다. 지구는 둥근 구입니다. 그 위의 한 점은 어떤 지역을 말합니다. 이 점을 라고 합시다. 멋들어지게 머리에 쓴 화살표는 위치를 나타내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다른 평면으로 보내는 연속함수

 

우리가 관심있는 것은 어떤 위치 에서 온도와 기압이 얼마인가? 입니다. 온도와 기압은 한 쌍이므로, 좌표평면 위의 한 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입니다. T는 온도, P는 압력입니다. f가 바로 함수입니다. 이 함수는 구 위의 어떤 한 점(지구의 어떤 지역)을 다른 평면(좌표평면)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함수라는 이름에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지만, 쉽게 생각하면 온도계와 기압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위치에서 온도계와 기압계를 켜면, 그 위치의 온도와 기압을 측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함수야 고맙다~ 온도와 기압을 측정해줘서’

 

그럼 함수는 알겠는데, 연속함수는 뭘까요?

 

어렵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온도가 25°C인 위치에 있는데, 한 발짝 앞으로 갔다고 갑자기 온도가 -40°C로 변하지 않습니다. 온도는 연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더운 지방에서 추운 지방으로 이동할 때 온도는 연속적으로 변해서 서서히 시원해졌다가 쌀쌀해지더니 추워질겁니다.

 

기압도 온도와 같이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대척점에서 함수값이 일치한다

 

대척점이란 지구 반대편을 의미합니다.

 

함수값은 온도계와 기압계의 측정값입니다.

 

어떤 지역과 그 지역의 지구 반대편이 온도와 기압이 일치한다 라고 풀어 쓸 수 있습니다.

 

“우와, 그렇다면 보르수크-울람 정리가 사실이라면 지구 반대편과 온도와 기압이 같은 경우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보르수크-울람 정리가 사실임을 쉽게 증명해봅시다.

 

“이얏호~!”

 

 

보르수크-울람 정리 쉽게 증명하기

 

약간의 수학을 이용하겠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대척점과 함수값이 일치한다를 식으로

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의 대척점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함수 g를 정의하겠습니다.

왜 열받게 또 새로운 함수를 정의했을까요?

g가 0이 된다는 것은 대척점과 함수값이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항상 g를 0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만 증명하면 됩니다!

 

g 역시 구 위의 한 점을 좌표평면으로 보내는 일을 합니다.

 

적도 위의 모든 점을 좌표평면으로 보내봅시다.

 

점은 모이면 선이 되기 때문에 좌표평면에 고리가 그려졌습니다.

 

북극의 점도 좌표평면으로 보내겠습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적도의 점들을 서서히 북극으로 옮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좌표평면의 빨간 고리도 파란 점으로 서서히 옮겨갈 것입니다.

 

 

바로 이렇게요!

 

혹시 눈치 채셨나요? g가 0이 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순간입니다.

 

빨간 고리가 원점과 만났고, 이는 g가 0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파란 점이 어디에 있던지 빨간 고리를 파란 점으로 옮기면 반드시 원점을 만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멍청한 자전거 주인 : 네이버 블로그

 

자전거 자물쇠와 비슷합니다. 자물쇠를 어디로 빼내려고 해도 반드시 기둥에 걸립니다.

 

이로써 보르수크-울람 정리가 사실임을 증명했습니다.

 

지구에는 대척점(지구 반대편)과 온도와 기압이 완벽히 같은 지점이 항상 존재한다.

 

이 문장은 사실입니다. 항상,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에는 지구 반대편과 온도와 기압이 완벽히 같은 지점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잠깐만요… 혹시 어떤 의문 하나가 들지 않나요?

 

좌표평면의 저 빨간 고리가 꼭 원점을 둘러싸고 있어야할까요?

 

원점을 둘러싸지 않게 고리가 그려진다면, 원점을 만나지 않고도 고리를 옮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리를 그리는데 사용한 함수 g를 면밀히 살펴봅시다.

g에는 중요한 특성이 있습니다. 어떤 점의 대척점을 g에 넣으면, 원래 점의 함수값의 음수값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빨간 고리가 원점에 대칭으로 그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빨간 고리는 반드시 원점을 감싸게 그려지게 됩니다.

 

 

모든 내용이 끝났습니다.

 

약간의 수학과 직관을 통해서 우리는 거대한 지구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독일 수학자의 기분을 조금 느껴보셨을까요.

 

너무 어려운 내용이었다면 죄송합니다.

 

그래도 수학 이 녀석 꽤 괜찮은 녀석이라는거, 그거 하나만 기억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댓글
51구역
22.12.30
궁금한게 있습니다. 함수 값이 꼭 온도와 기압일 필요는 없는거죠?? 다른 물리량도 가능한가요??
오빈마니아 글쓴이
22.12.30
네 위치에 대해서 연속적으로 변하는 물리량이면 뭐든지 가능합니다. 가령 습도나 미세먼지 농도 같은것도 가능하겠죠!
51구역
22.12.30
그럼 이런것도 가능할려나요? 한쪽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가 반대편에서도 고스란히 발생하는?
@오빈마니아
오빈마니아 글쓴이
22.12.30
글에서 말하는 한 점은 정말로 아주아주 작은 점을 말합니다. 실제로는 크기가 없습니다. 아주 작은 점의 온도와 기압이 같다고 서로 다른 곳에서 동일한 기상현상을 일으킬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51구역
정수론민수
22.12.30
토네이도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다른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지구면에는 바람이 하나도 없는 지점이 적어도 하나가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Hairy ball theorem이라는 정리를 이용해 증명할 수 있습니다.
@51구역
정수론민수
22.12.30
내가 침하하에서 보석-울람 정리를 보게 될 줄이야...
정수론민수
22.12.30
그림을 이용한 훌륭한 설명 아주 고맙소. 즉시 박시시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72331387966-as0xjkh9ex8.jpg
오빈마니아 글쓴이
22.12.30
흐흐흐, 고맙습니다.
@정수론민수
세계제일의이야기꾼
22.12.30
구가 아니면 성립하지 않는건가요?
오빈마니아 글쓴이
22.12.30
보르수크-울람 정리는 구에서 정의됩니다 구가 아니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어떤 차원의 구에서도 성립합니다. 2차원 구인 원에서도, 상상해볼 수 없는 4차원 이상의 구에서도 성립합니다.
뿌듯맨
22.12.30
근데 지구는 완벽한 구가 아니잖아요? 말씀하신 정리에서는 구체를 상정하였는데 지구 표면의 요철과 실제로는 완벽한 구형이 아니라는 점은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라고 보시는 걸까요?
정수론민수
22.12.30
작성자가 아니지만 답변을 달아드리면, 지구가 완벽한 구면은 아니지만, 연속적인 변형을 통해 구면과 같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산을 낮추고, 계곡을 높이고 하는 등. 지구 완벽한 구면으로 연속적인 변화가 가능하고, 지구 -> 온도/기압 으로 연속적인 함수가 존재하니, 해당 함수는 완벽한 구면 -> 온도/기압이라는 연속적인 함수로 연속적인 변환이 가능합니다. 완벽한 구면 -> 온도/기압에서 보르수크-울람 정리를 적용해 얻은 결과를, 다시 지구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해당 과정에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애초에 지구의 요철정도가 굉장히 작은 편이니, 무시할만한 수준의 오차가 될 것입니다.
뿌듯맨
22.12.30
위상수학이군요. 설명해주신 것과 별개로 본문 내용이 이해가 안 되어서 상기한 정리를 다시 알아보고 왔는데도 이해가 안 됩니다 ㅋㅋ 저는 여기서 GG 도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수론민수
슈윙거팬티도둑파인만
22.12.30
잠만 뭔가 표기가 이상한 거 같아서 생각해보니 2D plot에서 x축 y축이 온도 기압이 아니라 g(p)의 온도 부분이랑 기압 부분이네요. g_T, g_P로 바꾸셔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빈마니아 글쓴이
22.12.30
g(p)의 온도 부분과 기압 부분은 온도의 차이와 기압의 차이를 말합니다. 결국 dimension은 온도와 기압이라서 그렇게 표기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오해의 소지가 있네요. 우리가 느끼는 온도와 기압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차원을 써 놓은 것이라 받아들여 주시면 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석-전
22.12.30
중요한 건 기온 기압의 연속성, 대척점간의 기온,기압 뺄셈의 절대값은 같다는 점인가...
인류발전기원하는빅특이점맨
22.12.30
음확실히이해했어
퍼스트디센던트많관부
22.12.30
표고가 같지않은게 함정일까요
오빈마니아 글쓴이
22.12.30
ㅎㅎ 그렇죠 지구가 완벽한 구는 아닙니다. 함정이라면 함정이지만 쏙 빠져나갈 방법은 있습니다.
1. 위에서 다른 분이 말씀해주셨듯이 울퉁불퉁한 지구를 완벽한 구로 만들어주는 연속적인 변환이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지구->완벽한 구->좌표평면 으로 변환하는 과정이 모두 연속적이므로 하나의 연속함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울퉁불퉁한 지표면에서도 여전히 위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2. 지구를 적당히 감싸는 구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 구의 구면은 지표면에서 조금 떠있을 수도 있고, 산을 뚫고 지나가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어찌됐건 이 구면은 지구에 있다고 말할 수 있으니 지구에 온도가 같은 대척점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퍼스트디센던트많관부
22.12.30
등압면같은거로 이해하면 직관적으로도 이해가 되는거같아요
1STJ
22.12.30
분명 수학적으로 반대편에 동일한 조건이 있다는건 이해했습니다.
그럼 3차원상에서도 구를 기준으로 항상 대칭이므로 적용이 되는거겠죠?ㅎㅎ
3차원에서의 함수도 설명해주시면 실제로 지구의 어느 지점을 우리가 상상할 수 있을거 같아요 ㅎㅎ
오빈마니아 글쓴이
22.12.30
본문은 3차원 구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3차원 구의 2차원 구면을 2차원 좌표평면으로 보내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에서 구를 마음대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그리든 구면에서 온도와 압력은 연속일테니까요. 그러니 지점 역시 지구의 어디에나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지표면에, 서울의 구름 속에, 침착맨의 콧구멍 속에 있을수도 있습니다.
1STJ
22.12.30
아하.. 이해 했습니다.
어느 높이에 있건, 상관이 없겠군요
@오빈마니아
피카피카츄
22.12.30
생각해본적 없는 아주 신기한 개념이네요. 역시 수학 좀 무서워
손석환
23.11.21
궁금한 점이 있는데, 함수 g = f(p) - f(-p) 로 설정하고 나서 적도 상의 빨간 고리가 왜 함수 g 인지 이해가 안되네용
그리고 증명과정에서 적도 위의 점들인 빨간 고리를 북극 위의 한 점으로 옮기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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