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지용어 설명회 > "승상은 유부녀를 좋아해."

이 짤 다들 아실 것이다.
오늘은 이 얘길 잠깐 해볼까 한다.
우리 쬬승상님의 밀프취향은 억까일까 사실일까?
조조와 관련된 유부녀들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이 얘기를 하면 꼭 나오는 문소황후 견씨.

엄청 예쁘기도 하고 썰들을 보아하니 조조의 취향이었던거 같은데,
결정적으로 아들한테 양보했으니 확실한 근거가 되긴 힘들 듯하다.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다음은 하안의 엄마 윤씨이다.

윤씨는 삼국지 초반에 나오는 대장군 하진의 며느리인데,

하안의 와꾸로 보아, 윤씨도 꽤 예뻤을 듯하다.

암튼 십상시에게 시아버지 하진이 끔살당하고
이 때 남편도 죽는 바람에 윤씨는 애 딸린 과부가 되었는데,
조조와 금방 재혼을 하였다.

이건... 하진이 조조의 상관이기도 했고,
끔찍한 불상사로 과부가 된 윤씨와
아들 하안까지 거둬줬다는 명분도 있으니,
쬬의 취향문제를 논하기엔 좀 애매한 감이 있긴 하겠다.

역시! 우리 쬬승상이 유부녀를 좋아한다는건
더러운 촉빠들의 흉계였구나!

까기 전엔 좋은 거 몇 개는 깔아놔야 하는 법.
이제 본격적으로 조조의 유부녀취향이 왜 웃음벨이 됐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침투부를 애청하는 한국인이라면
‘뚜씨’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뚜씨가 어찌 됐는지도 물론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ㅋㅋㅋ
헌데 재밌는건,
이 일화에서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점이 하나있는데,
뚜씨는 과부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뚜씨의 남편 진의록은 조조와 뚜씨가 결혼할 때 아주 멀쩡히 살아 있었다.
남편이 버젓이 살아있는 데도 조조는 그냥 아랑곳하지 않고 혼인을 한 것이고,
관우랑도 남편은 제껴놓고 지들끼리 뚜씨를 가지네 마네 한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고방식 자체가 우리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더욱 놀라운 건,
진의록은 그렇게 조조에게 아내를 뺏긴 뒤에도
조조 밑에서 벼슬을 하며 살았는데,
여포가 패배하자 진의록도 조조에게 항복했고, 질장(銍長)에 임명되었다.
- < 헌제전 > -
이런 진의록이 불쌍했는지,
유비일행이 조조에게서 벗어나 서주로 향할 때,
장비가 진의록을 찾아와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한다.
나중에 유비가 소패로 가게 되었는데 장비가 진의록을 만나서 말했다.
“그대는 처를 빼앗아 간 사람의 부하 노릇을 하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무슨 꼴이란 말이오? 우리랑 같이 갑시다.”
- < 헌제전 > -
그리고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한다.
진의록이 장비를 따라 수백 리를 가던 중에 후회를 하며 다시 (허도로) 되돌아가려 했다.
그래서 장비가 진의록을 죽였다.
- < 헌제전 > -
진의록이 도중에 갑자기 마음을 바꿨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마누라와 함께 조조에게 뺏겼던 자식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대로 도망가면 두씨는 총애를 받고 있으니 괜찮다 쳐도,
자기 아들인 진랑은 상당히 안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때 진의록의 아이인 진랑 또한 그 모친과 함께 조조[司空]의 집에 있었는데,
조조의 자식들과 다름없는 총애를 받았다.
- < 위략 > -
하지만 다행이도, 이게 조조 나름의 속죄인지 모르겠으나,
조조는 이 일을 문제삼지 않고 끝까지 진랑을 잘 키워준다.
진랑은 그의 어머니와 함께 궁궐로 들어갔고, 조조[太祖]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았다.
조조는 항상 빈객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말했다.
“자기 아들도 아닌 남의 자식[假子]을 나처럼 사랑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하시오.”
- < 삼국지 위서 > 명제기 -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으로,
조조의 밀프충 이미지에 결정적 쐐기를 박아준
마성의 여인을 소개해드릴 시간이다.

바로 장수의 숙모이자 장제의 처, 추씨(가명) 되시겠다.
이 여인 때문에 조조는 장수에게 개발린 것도 모자라,
장남 조앙, 조카 조안민, 맹장 전위를 모두 잃었다.

[ 조씨들이 죽어나가는걸 보며 행복해하는 침촉맨 ]
이 사건은 여백사 사건과 서주대효도와 함께
조조의 손꼽히는 흑역사로 자주 거론되는 편이다.
조조가 남쪽으로 정벌하여 육수(淯水)에 주둔하니, 장수 등은 항복을 하였다.
조조가 장제의 처를 받아들이니 장수가 한이 맺혔다.
조조는 장수가 기뻐하지 않음을 듣고 은밀히 죽이려는 계책을 짰으나, 누설 되어 습격을 당했다.
- < 삼국지 위서 > 장수전 -
보시다시피 정사에서의 기록은 연의보다 훨씬 추잡한 편인데,
연의에선 숙모가 조조의 침실에 들었단 얘길 듣고
장수가 참지 못하여 먼저 계략을 꾸미고 조조군을 급습하는 걸로 나오지만,
정사에서는 숙모가 조조와 자는걸 장수가 불편해했단 이유로
조조가 장수를 먼저 담그려 했으나 역으로 당한 것으로 나온다.

이러고 성을 뺏기고 그 많은 장병들이 죽었으니
얼마나 얼탱이가 없는 일이었겠는가
그리하여 이 사건으로 인해
조조의 정실이었던 정부인이 조조를 떠난다.
조앙이 양(穰)에서 죽자, 정부인이 조조[太祖]에게 계속 말했다.
“내 아들을 죽여놓고는 아무렇지도 않는듯 하다니, 어찌 그럴 수가 있소!”
그러곤 끊임없이 통곡했다.
조조는 정부인에게 화를 내며, 친정으로 가게 하여 그녀의 분노를 꺽으려 하였다.
나중에 조조가 다시 정부인을 만나려 찾아왔으나, 부인은 베틀에 앉아 있었다.
사람이 와서 말했다. “조공이 왔습니다."
정부인은 꿈쩍을 안했다.
조조가 다가가서 정부인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부디 나와 같이 집에 돌아갑시다."
정부인은 돌아보지도 않고 아무말도 안했다.
조조는 되돌아가다가 집밖에 서서 말했다.
"정말로 같이 안가겠소?"
정부인은 아무말도 안했다.
조조가 말했다. “나랑 아예 안 만나겠다는 것이오?”
그래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조조가 말했다. “정말로 결판을 내자는 것이오?”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되었고,
조조는 친정사람들에게 정부인을 개가시키라고 했지만,
친정사람들은 감히 그렇게 하지 못했다.
- < 위략 > -
이 일은 조조도 끝내 가슴에 사무쳤는지,
그 어떤 일도 후회하지 않는다던 조조가
이 일만큼은 흑역사임을 인정하며 눈을 감았다.
조조[太祖]가 병들어 누워있을 때,
이제 다시 일어나기는 힘들 것을 알고 한탄하며 말했다.
"내가 예전부터 수많은 행동을 해왔지만 마음에 부담이 되는 것은 거의 없는데,
만약 사람이 죽은 뒤 영혼이라는 것이 있어서,
내 아들 조앙이 나에게 '내 어머니는 어디에 있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 < 위략 > -
하지만 조조의 후회와는 별개로,
조조의 남다른 취향 이야기는 이렇게 계속 후대에 남아
아직도 신명나게 돌려지고 있다.
※ < 삼린이를 위한 삼국지용어 설명회 > 목록
- [ 1편: 계륵과 양수 ]
- [ 2-1편: 북벌, 출사표, 그리고 하후무 ]
- [ 2-2편: 백미와 읍참마속 ]
- [ 3편: 인생은 가후처럼(1부)][(2부)]
- [ 4편: 반골과 자오곡 ]
- [ 5편: 오하아몽과 괄목상대 ]
- [ 6편: “료 라이라이!” ]
- [ 7편: 칠종칠금과 만두 ]
- [ 8편: 손제리와 이궁의 변 ]
- [ 9편: 왕좌지재와 빈 찬합 ]
- [ 10편: 진창성의 학소, 그리고 한신 ]
- [ 11-1편: 추풍오장원 ]
- [ 11-2편: 상방곡과 사공명 주생중달 ]
- [ 12편: 꿀물과 호랑이(1부)][(2부)][(3부)]
- [ 13-1편: 사마의와 조상, 그리고 흥세산 ]
- [ 13-2편: 고평릉 사변 ]
- [ 14편: 금범적과 담소자약 ]
- [ 15편: “승상은 유부녀를 좋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