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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용어 설명회 > 상방곡과 사공명 주생중달

병건하게
03.25
·
조회 1866
출처 : 본인

 

[ 전편: 추풍오장원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이번 북벌은 1차 북벌 실패 후 시도했던 네 번의 북벌 중,

 

그나마 가장 성공각을 볼 수 있는 북벌이었다.

 

이 기회를 날릴 순 없었다.

 

 

제갈량은 죽기 전에 기필코

 

사마의를 끄집어내어 결착을 내야한다고 생각했다.

 

 

 

 

공명이 수레를 타고 직접 위수 부근의 지리를 답사하는데,

 

어느 계곡에 이르니 그 계곡의 생김새가 마치 ‘호로(葫蘆:호리병)’과 같았다.

 

 

양쪽 면이 산으로 둘러져있어 그 안에 사람 1천여명은 들어갈 만한데,

 

멀리 계곡을 빠져나가는 부분은 겨우 사람 하나와 말 한필 정도 통행할 수 있었다.

 

 

공명이 이를 보고 길을 안내하는 관리에게 물었다.

 

“이 골짜기의 이름이 무엇이오?”

 

 

“이곳의 이름은 상방곡인데, 생김새를 따라 호로곡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중달이 이곳에서 죽겠구나!’ 공명은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중달: 사마의의 자(字)]

 

- < 연의 > -

 

 

 

제갈량은 이 곳 상방곡에서 사마의를 잡을 판을 짜기 시작한다.

 

 

 

 

 

 

먼저 제갈량은 상방곡에 가짜 군량창고를 크게 만들고

 

장수들을 시켜 매일 군량을 왕래하게 했다.

 

 

 

며칠이 지나자 위군도 이 움직임을 알게 되었다.

 

사마의는 휘하 장수들에게 군량을 수송하는 촉병을 습격하여 잡아 오라 지시했다.

 

 

 

그렇게 촉나라 병사들이 잡혀오자, 사마의가 이들을 불러 물었다.

 

“공명은 지금 어디 있는가?”

 

“승상께선 상방곡 서쪽 십리에 진을 치고 계십니다.”

 

“오장원에 있지 않고 왜 거기 있는가?”

 

“군량을 수시로 관리하기 좋기 때문이지요. 이제 모든 군량은 상방곡으로 수송됩니다.”

 

 

 

사마의는 포로들을 심문한 사실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이들을 후대한 뒤 모두 촉군 진영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물론 이들은 제갈량이 사마의를 낚기 위해 엄선한 떡밥들이었다.

 

 

 

이윽고 사마의는 이 정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몰래 상방곡으로 정탐병을 보냈다.

 

그리고 정탐병이 돌아와 보고를 하였다.

 

모든 정보가 사실이라고.

 

상방곡엔 정말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군량창고가 있더라고.

 

 

 

보고를 들은 사마의는 마음이 크게 동요하였다.

 

여태까지 줄창 방어만 해왔지만, 이번엔 진짜 제갈량을 잡을 수 있는 것인가?

 

 

 

드디어 결심이 선 사마의는 전군에 공격명령을 내리고,

 

아들 사마사, 사마소와 함께 상방곡으로 진격하였다.

 

 

 

 

 

 

그런데 바로 이 때,

 

 

 

 

 

 

 

 

그렇게 사마의가 도주하고

 

 

 

 

 

 

사마의 부자가 모두 상방곡을 빠져나가는 걸 보고

 

공명은 하늘을 보며 탄식했다.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걸 이루는 것은 하늘이구나!”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

 

- < 연의 > -

 

 

 

 

 

 

병이 든 공명은 혼절하고 깨기를 반복하였다.

 

깨어 있을 때는 틈틈이 장수들을 불러 자신이 죽고 난 뒤의 일을 지시하였다.

 

 

공명이 병든 몸을 이끌고 수레에 올라 영채로 나가 병사들을 두루 살피었다.

 

오장원의 가을 바람이 얼굴에 불어 오고, 뼛속까지 드는 한기에 공명이 탄식하였다.

 

“이제 역적을 토벌하지 못하니, 이 슬픔이 언제 끝나겠는가!”

 

 

 

 

마침 이복이 후주(유선)의 명을 받아 공명을 찾아왔다.

 

“승상.”

 

 

공명이 이복을 반겨주며 말했다.

 

“어려워하지 마시오. 내 이미 공께서 오신 이유를 알고 있소.”

 

 

이복이 고마워하며 말했다.

 

“제가 천자의 명을 받들어 감히 승상께

 

앞으로 누가 국가의 대사를 맡아야하는지 여쭈러 왔습니다.”

 

 

"내 후임으로 대사를 맡을 만한 이는 장완이 적임이오.”

 

“그럼 장완 뒤에는 누가 대사를 계승하오리까?”

 

“비의가 적임일 것이오.”

 

“그럼 비의 뒤에는 누가 맡으리오리까?”

 

 

공명이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뭇 장수들이 공명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까이서 보니, 이미 훙서(薨逝)한 뒤였다.

 

이 때가 234년 가을 8월 28일(양력10월 8일)이고, 제갈량의 나이 54세였다.

 

 

- < 익부기구잡기 > -

 

 

 

 

 

 

 

 

 

 

 

 

 

 

 

< 에필로그 1. > 촉한사영(蜀漢四英)

 

 

제갈량이 죽으며 추천한 장완과 비의, 그리고 동윤을 합쳐

 

‘촉한사영(촉한의 4대 명재상)’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들이 죽은 뒤 촉나라는...

 

 

 

 

 

 

 

 

< 에필로그 2. > 제갈량의 수명연장 기도

 

 

제갈량 죽음과 관련한 제갈량 수치사설, 촉군 광신도설에 대한 이야기는

 

삼국지의 정석 ‘침착맨 삼국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 에필로그 3. > 사공명 주생중달(死孔明 走生仲達)

 

 

 

 

그렇게 사마의는 꽁지빠지게 도망치고,

 

그 날 밤

 

 

 

 

 

… 올해 정확히 1791년째 이어지고 있다.

 

 

 

 

 

 

 

[참고 1] 상방곡 전투는 연의에만 있는 전투입니다.

[참고 2] ‘사공명 주생중달’은 역사서(진서)에도 나오는 일화인데, 사마의가 제갈량 인형을 보고 도망쳤다는 부분만 연의의 창작입니다.

           역사서에는 추격했더니 대응하는 촉군의 기세가 날카로워서 그냥 퇴각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 < 삼린이를 위한 삼국지용어 설명회 > 목록

 - [ 1편: 계륵과 양수 ]

 - [ 2-1편: 북벌, 출사표, 그리고 하후무 ]

 - [ 2-2편: 백미와 읍참마속 ]

 - [ 3편: 인생은 가후처럼(1부)][(2부)]

 - [ 4편: 반골과 자오곡 ]

 - [ 5편: 오하아몽과 괄목상대 ]

 - [ 6편: “료 라이라이!” ]

 - [ 7편: 칠종칠금과 만두 ]

 - [ 8편: 손제리와 이궁의 변 ]

 - [ 9편: 왕좌지재와 빈 찬합 ]

 - [ 10편: 진창성의 학소, 그리고 한신 ]

 - [ 11-1편: 추풍오장원 ]

 - [ 11-2편: 상방곡과 사공명 주생중달 ]

 - [ 12편: 꿀물과 호랑이(1부)][(2부)][(3부)]

 - [ 13-1편: 사마의와 조상, 그리고 흥세산 ]

 - [ 13-2편: 고평릉 사변 ]

 - [ 14편: 금범적과 담소자약 ]

 - [ 15편: “승상은 유부녀를 좋아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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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건하게 글쓴이
03.26
이것도 이제 많이 쓰여서 디지털 풍화가 많이 됐네영 ㅋㅋㅋ
Cyberstar
03.25
유일한 정상인 위연은 한 문장으로 넘어갔네ㅋ
병건하게 글쓴이
03.26
옙! 제 글은 삼국지 고사나 용어들의 유래를 소개하는게 목적인지라 그와 관련없는 일화들은 넘어가기도 합니다.
위연은 이전 글 '반골과 자오곡'에서 따로 다루기도 했고,
이번 글은 상방곡과 모사재인 성사재천, 사공명 주생중달을 소개하는데 주력했기에 안타깝게도 위연의 일화는 빠지게 됐네요 (흑흑)
기대하시는 내용은 없었지만 그래도 관심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yberstar
03.26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병건하게
병건하게 글쓴이
03.26
응원 감사드립니다!
@Cyberstar
용사뒹굴
03.26
병건하게 글쓴이
03.26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간생이
03.26
오이오이 기다렸다구!!!
병건하게 글쓴이
03.26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옹골찬만두콘
03.26
에필로그까지 굿
잘 읽었습니다!
병건하게 글쓴이
03.26
긴 글인데도 세심히 읽어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소화기
03.26
쑥쑥 읽힙니다! 굿굿 :)
병건하게 글쓴이
03.26
최고의 칭찬이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연산동박간지
03.26
병건하게 글쓴이
03.26
제가 더 감사합니다!
잡덕맨
03.26
무친 억까다 증말😢
병건하게 글쓴이
03.26
그르게용 아무리 뛰어나도 성공은 별개의 문젠가봐요
쇼월터
03.26
수백 년 동안 입에 오르내릴 것이야!!!
병건하게 글쓴이
03.27
ㅋㅋㅋㅋ 불쌍한 사마의
뚜자서
03.27
이렇게 위연도 2천년간 촛불 잘못 껐다고 욕 바가지로 먹고...
0neZer0
04.02
너무 재밌어요 엉엉
병건하게 글쓴이
04.03
이리도 극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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