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재밌게 봐주시고 좋은 댓글 남겨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벌써 3편이네요!
계획 중인 6편까지 힘내보겠습니다!
3편. 왕에게서 날아온 편지
11세기 초, 고려
휘하의 병력을 거느리고
개경을 향해 급히 말을 달리는 장수가 있다.
그의 이름, 강조(康兆)
조정엔 지금 왕을 업수이여기는 자들의 오만함이
결국 도를 넘어섰고 왕의 권위는 추락하였다.
급박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왕은 절박한 심정을 담은
서신을 보내 애타게 그를 찾고있으니,
신하된 자가 어찌 그 명을 거역하리까?
그러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그의 눈빛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점점 차오르고 있다.
‘장군, 이는 분명 김치양의 계략입니다.’
‘장군, 주상은 이미 병환으로 승하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장군, 우리가 먼저 군사를 일으켜야…'
도성의 천추태후는 강조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개경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인 절령을 봉쇄한다.
이에 강조의 아버지는 휘하의 종을 스님으로 위장시켜
지팡이에 편지를 숨겨 강조에게 보내니,
‘왕은 이미 죽었다. 개경으로 와 국난을 바로잡으라.’
강조는 목종의 죽음을 확신하고 개경으로의 진입을 서두른다.
그러나 개성을 목전에 두고 목종이 아직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이미 군사를 일으켜 도성을 향했던 장수가
이제와서 군사를 돌린다면
이는 분명 후환으로 돌아올 것이다.
강조는 고민 끝에 개경 진입을 단행한다.
날랜 군사들은 신속하게 개경의 썩은 무리들을 처단했다.
왕의 간곡한 부름에 정변으로 답한 배신맨 강조.
그의 칼은 왕을 능멸하였던 김치양을 향했고,
주군과 그의 어머니 천추태후를 끌어내렸다.
목종은 지방으로 쫓겨나는 길에 죽임을 당했고
천추태후는 29년간을 조용히 숨죽인 채 살다가 숨을 거두었다.
권력을 두고 다퉜던 모자가
나란히 실각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니
이 권력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정통성이 없는 정변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
대량원군 왕순(주인공)은 강조의 선택을 받았다.
왕순은 권신의 입맛에 따라 꼭두각시 왕으로 즉위하였다.
고려의 8대 왕 현종의 초라한 즉위였다.
이 무렵 여진족은 생각했다.
‘어째서 우리가 이런 살육을 당해야하는가.’
거란과 고려의 담판으로 여진족은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임이 정당화되었다.
그들의 터전은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거래되었던 것이다.
고려의 강동 6주 정벌이 여진족들의
불만을 불러 일으켰고 여진의 부족들은
친 거란 성향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강조의 정변에 대한 정보를 접한 고려 인근의
여진족들은 이 사실을 거란에 알려 원한을 갚아주기를
간청하기로 결의한다.
마침 거란의 황제 성종은
중원의 송과의 싸움으로 인해 확실히 밟아놓지 못했던
고려를 내내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제는 거란의 군세가 송의 세력을
충분히 억누르고 있으니
고려의 존재가 내심 신경쓰이던 참이다.
그때 여진의 추장들이 고려에 대한 복수를 간청하며
강조라는 자의 흉악한 죄를 고하니
감히 황제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왕을 갈아치우는 것은 황제에 대한 배반이 아니던가?
거란 성종은 드디어 앓던 이가 빠진 셈이었다.
고려의 조공을 받는 상국으로서
흉악한 강조의 무리를 물리칠 명분이 생긴 것이다.
거란의 황제는 곧바로 충성스런 장군을 불러들이는데,
유목 세계의 평원을 제패하고
송의 군대를 공포에 떨게했던 장본인이자,
황제의 사위인 소배압이었다.
거란은 정식으로 고려에 사신을 보내
목종을 시해한 이유에 대해 추궁하였으며
이에 고려는 두 차례나 사신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이미 거란은 고려 정벌의
마음을 굳힌 뒤였다.
이에 전쟁이 임박했음을 느낀 고려 조정은
고려 전역의 병사를 끌어모아 전방으로
올려보내니 그 수는 30만에 이른다.
전쟁의 직접적인 구실이 된 강조는
이 전쟁을 극복해내는 것에
정치적 생명 뿐만 아니라 물리적 생명까지도 걸어야했다.
강조가 이끄는 고려의 군대,
그리고 거란의 성종과 소배압이 친히 지휘하는
요나라의 40만 대군은
고려의 운명을 가를 통주(강동 6주의 하나)로 향했다.
<KBS 정도전에서 고증한 고려의 수도 개경>
강조가 고려의 군사들을 이끌고 떠난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개경의 현종에게 전방에서의 급보가 날아들었다.
‘고려군 전멸, 도통사 강조 전사, 거란병 남하 중’
거란 기마군은 빠르게 개경으로 진격해오고 있었다.
고려군이 방어선을 구축한 주요 거점을
비웃듯이 우회하여 오직 개경의 현종을 향해 말을 달렸다.
꼭두각시 왕의 비참한 피난길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다음 에피소드-
흥미 위주의 글인지라 상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흐름 위주로 서술하였습니다.
자유롭게 댓글에 각주를 달아주세요
많은 횐님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