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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성군, 고려 현종 3편 [왕날편]

참칭맨
23.06.29
·
조회 3441
출처 : 사진은 되도록 개인 저작물을 피해 사극 방영분이나 역사관련 기사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재밌게 봐주시고 좋은 댓글 남겨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벌써 3편이네요!

계획 중인 6편까지 힘내보겠습니다!

 

 

[1편. 늙은 신하의 고집]

 

[2편. 근친혼으로 태어난 사생아]

 

 

3편. 왕에게서 날아온 편지

 

 

11세기 초, 고려

휘하의 병력을 거느리고

개경을 향해 급히 말을 달리는 장수가 있다.

그의 이름, 강조(康兆)

 

조정엔 지금 왕을 업수이여기는 자들의 오만함이

결국 도를 넘어섰고 왕의 권위는 추락하였다.

 

급박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왕은 절박한 심정을 담은

서신을 보내 애타게 그를 찾고있으니,

신하된 자가 어찌 그 명을 거역하리까?

 

그러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그의 눈빛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점점 차오르고 있다.

 

‘장군, 이는 분명 김치양의 계략입니다.’

‘장군, 주상은 이미 병환으로 승하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장군, 우리가 먼저 군사를 일으켜야…'

 

 

도성의 천추태후는 강조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개경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인 절령을 봉쇄한다.

이에 강조의 아버지는 휘하의 종을 스님으로 위장시켜

지팡이에 편지를 숨겨 강조에게 보내니,

‘왕은 이미 죽었다. 개경으로 와 국난을 바로잡으라.’

 

강조는 목종의 죽음을 확신하고 개경으로의 진입을 서두른다.

그러나 개성을 목전에 두고 목종이 아직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이미 군사를 일으켜 도성을 향했던 장수가

이제와서 군사를 돌린다면

이는 분명 후환으로 돌아올 것이다.

 

강조는 고민 끝에 개경 진입을 단행한다.

 

 

날랜 군사들은 신속하게 개경의 썩은 무리들을 처단했다.

왕의 간곡한 부름에 정변으로 답한 배신맨 강조.

그의 칼은 왕을 능멸하였던 김치양을 향했고,

주군과 그의 어머니 천추태후를 끌어내렸다.

목종은 지방으로 쫓겨나는 길에 죽임을 당했고

천추태후는 29년간을 조용히 숨죽인 채 살다가 숨을 거두었다.

 

권력을 두고 다퉜던 모자가

나란히 실각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니

이 권력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정통성이 없는 정변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

대량원군 왕순(주인공)은 강조의 선택을 받았다.

왕순은 권신의 입맛에 따라 꼭두각시 왕으로 즉위하였다.

고려의 8대 왕 현종의 초라한 즉위였다.

 

 

이 무렵 여진족은 생각했다.

‘어째서 우리가 이런 살육을 당해야하는가.’

 

거란과 고려의 담판으로 여진족은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임이 정당화되었다.

그들의 터전은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거래되었던 것이다.

 

고려의 강동 6주 정벌이 여진족들의

불만을 불러 일으켰고 여진의 부족들은

친 거란 성향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강조의 정변에 대한 정보를 접한 고려 인근의

여진족들은 이 사실을 거란에 알려 원한을 갚아주기를

간청하기로 결의한다.

 

 

마침 거란의 황제 성종

중원의 송과의 싸움으로 인해 확실히 밟아놓지 못했던

고려를 내내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제는 거란의 군세가 송의 세력을

충분히 억누르고 있으니

고려의 존재가 내심 신경쓰이던 참이다.

 

그때 여진의 추장들이 고려에 대한 복수를 간청하며

강조라는 자의 흉악한 죄를 고하니

 

감히 황제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왕을 갈아치우는 것은 황제에 대한 배반이 아니던가?

거란 성종은 드디어 앓던 이가 빠진 셈이었다.

고려의 조공을 받는 상국으로서

흉악한 강조의 무리를 물리칠 명분이 생긴 것이다.

 

거란의 황제는 곧바로 충성스런 장군을 불러들이는데,

유목 세계의 평원을 제패하고

송의 군대를 공포에 떨게했던 장본인이자,

황제의 사위인 소배압이었다.

 

 

거란은 정식으로 고려에 사신을 보내

목종을 시해한 이유에 대해 추궁하였으며

이에 고려는 두 차례나 사신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이미 거란은 고려 정벌의

마음을 굳힌 뒤였다.

 

이에 전쟁이 임박했음을 느낀 고려 조정은

고려 전역의 병사를 끌어모아 전방으로

올려보내니 그 수는 30만에 이른다.

 

전쟁의 직접적인 구실이 된 강조는

이 전쟁을 극복해내는 것에

정치적 생명 뿐만 아니라 물리적 생명까지도 걸어야했다.

 

강조가 이끄는 고려의 군대,

그리고 거란의 성종과 소배압이 친히 지휘하는

요나라의 40만 대군

고려의 운명을 가를 통주(강동 6주의 하나)로 향했다.

 

<KBS 정도전에서 고증한 고려의 수도 개경>

 

강조가 고려의 군사들을 이끌고 떠난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개경의 현종에게 전방에서의 급보가 날아들었다.

‘고려군 전멸, 도통사 강조 전사, 거란병 남하 중’

 

거란 기마군은 빠르게 개경으로 진격해오고 있었다.

고려군이 방어선을 구축한 주요 거점을

비웃듯이 우회하여 오직 개경의 현종을 향해 말을 달렸다.

 

꼭두각시 왕의 비참한 피난길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다음 에피소드-

4편. 힘 없는 왕의 몽진

 

[고려 현종 시리즈 회차 목록]

 

흥미 위주의 글인지라 상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흐름 위주로 서술하였습니다.

자유롭게 댓글에 각주를 달아주세요

많은 횐님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23.06.29
아무리 생각해도 거란 침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여도 정변으로 목종을 끌어내리는 건 좀 지나쳤음. 물론 정변을 일으켰으면 높은 확률로 역모의 죄를 걸어 사형이고, 운 좋으면 무신정권기가 이르게 올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참칭맨 글쓴이
23.06.29
저도 자료 정리하면서도 강조의 의중을 알기 힘들었는데,
찾아보니 학설의 대립이 있긴 하지만 목종에게 성군의 자질이 보이지 않아서(동성애를 하고 남자 애인에게 비정상적인 권한을 주는 등)라는 의견도 보이더라구요. 하지만 진실은 아무도 모르기에 본문에는 적지 않았습니다.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23.06.29
의중이(단군 님 아님) 무에든지 왕을 죽였단 것은 강조에게는 목종이 왕의 재목으로 보이지 않았단 뜻일 것 같네요. 하..참...
@참칭맨
참칭맨 글쓴이
23.06.29
그쵸.. 이미 우리는 정답을 알 수 없지만.. 리스크를 알고서도 죽였다는 건 그럴 공산이 커보입니다잉..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대인국대표하남자
23.06.29
저도 읽으면서 엥? 목종이 강조에게 편지, 강조가 목종도 죽여? ㅇㅓ? 중간에 잘못읽은건가?? 하고 여러번 읽었네요.
역사를 알고계신분도 이해하기 힘든 강조의 선택이였군요
침낙수나문
23.06.30
단군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강폭풍
23.06.29
글 진짜 잘 쓰시네요 술술 읽힘. 내용도 재밌어요 빨리 다음편!!!
참칭맨 글쓴이
23.06.29
감사합니다. 다음주부터 바빠져서 이번 주말 완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YellowLabel
23.06.29
그들을 막으려면 싸이버거를 잔뜩 사야됩니다...
참칭맨 글쓴이
23.06.29
?? 밈인가요?
참칭맨 글쓴이
23.06.29
막 찾아봤는데 개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
YellowLabel
23.06.29
얼마전에 침하하에도 올라와서 거란하니까 바로 생각났어요 ㅋㅋㅋㅋㅋ
@참칭맨
침낙수나문
23.06.30
미따미따 재미따
참칭맨 글쓴이
23.06.30
1편부터 응원 감사드립니다
홀리쓋
23.06.30
강조도 재밌는 인물이죠...
모지리
23.06.30
고려 현종이 세종이랑 정조급 현군으로 평가하는 경우 많더라구요.
증거명유니언잭
23.06.30
개인적으로는 내치 뿐 아니라 실질적 전공?도 있다는 점에서 goat라고 생각합니다!!
참칭맨 글쓴이
23.06.30
뒤 에피소드에서도 언급할 예정이지만 현종은 자식문제도 0입니다
증거명유니언잭
23.06.30
강조 참..ㅋㅋㅋㅋㅋㅋ현종 즉위 직전의 일화와 최후에 대한 일화 등 참 아리까리한 인물인 갓 같습니다
참칭맨 글쓴이
23.06.30
진찌 미스터리한게 정변 직후 현종이 도성에 도착하기 전에 병사들이 만세를 부르자 기겁하며 엎드려서 "왕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어찌 만세를 하는게냐"라고 했다는 기록을 보면 단순 무식한 사람도 아니었는데.. 특이한 인물입니다잉
증거명유니언잭
23.06.30
목종 귀신에기 싹싹 빌었다는 일화도 웃기죠...ㅋㅋㅋㅋ 강조가 궤도님 특강을 봤다면 ...
@참칭맨
Blues
23.06.30
다음편 현종 입장에선 눈물버튼일거 같은 느낌
킹받는침착맨
23.07.03
빼신맨의 최후
참칭맨 글쓴이
23.07.03
정주행해주시는 분이 아직 있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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