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를 추천합니다! (노스포)

아: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쫄깃한 전개
가: 오감을 자극하는 장면들
씨: (※중요)깊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간단한 이야기 구조
방장께 영화 ‘아가씨’를 추천합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쫄깃한 전개
영화에서 재미를 얻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배우의 미모와 연기에 감탄할 수도 있고, 멋짓 액션을 보며 희열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영화를 통해 재밌는 이야기를 즐기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영화로써 재미있는 이야기일까요?
저는 ‘예측불허함’이 그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뒷 이야기가 예상이 가면 아무리 훌륭히 연출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감격을 받기는 힘들더군요.
대단한 반전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이야기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너무 뻔하게 흘러가지만 않아도 훨씬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가씨’는 훌륭합니다.
이 사람들이 뭔 짓을 벌일지 예상이 안 갑니다.
그러면서도 납득이 가는 전개가 아주 쫄깃쫄깃 오동통통 일품입니다.

둘째. 오감을 자극하는 장면들
식민지 조선은 슬픈 역사의 한 부분이지만 동시에 과거와 근대가 섞여있는 매력적인 배경이기도 합니다.
‘아가씨’가 그 복합성을 구현했습니다.
한국적인 듯 일본적인 듯 영국적인 듯 스산함을 베이스로 여러 어우러진 배경과 복식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배우들의 미모와 연기도 대단합니다.
미모야 사진으로 대체하고, 연기 중에서도 특히 목소리가 귀에 딱딱 꽂히는 게 참 감각적입니다.
또한 연출을 통해 쉽게 느끼기 힘든 미각적, 촉각적 자극까지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셋째. (※중요)깊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간단한 이야기 구조
다 필요 없습니다.
잘 만든 영화는 많습니다.
그럼에도 ‘아가씨’를 봐야할 단 하나의 이유.
그건 이 영화가 쉽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는 예측불허한 전개가 장점이라 적었지만 그렇다고 어렵고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인물들이 모두 탐욕과 사랑이라는 근본적인 감정을 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야기 구조가 이리저리 꼬여있지 않아서 그렇기도 합니다.
다 이해가 가고 납득이 가더군요.
사람이 몇 명 안 나와서 인물을 기억하기도 쉽고요.
인물마다 목적이 명확해서 행동을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써놓고 보니 그래서 ‘아가씨’가 뭐하는 영화인지 시놉시스는 뭔지 하나도 안 써놨네요.
개인적으로는 아무 사전 정보도 없이 콘텐츠를 즐기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요.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곧 개봉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도 아직까지 아무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고 대뜸 영화를 보는 것도 썩 괜찮은 감상법 같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그만큼 아는 게 없는데도 영화를 시청하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어필이 되야겠지만요.
그런 면에서 ‘박찬욱’님이 감독하고 ‘김민희’, ‘하정우’, ‘김태리’님이 열연한, 그리고 걍 때깔이 고운 영화 ‘아가씨’.
넷플릭스에서 한 접시 어떠신가요?
감사합니다.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