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회

안녕하세요. 직장에서 크리스마스 파티하고 돌아오는 길에 쓸이야기가 생겨서 여기에 남깁니다.

저는 벤쿠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강동구로날아온편지에 뭘쓸까 생각만 하다가 쓸 만한 이야기가 없어서 그냥 넘어가나 했는데,

오늘 회사 회식끝나고 취해서 돌아오는 길에 이 이야기를 써보자 해서 써보네요.

회사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다고 했습니다. 작년에도 했던거라 첫해보다는 아무런 감정이 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올해는 자그마한 배에서 크리스마스 뷔페를 즐긴다는 거에요. 듣자 마자 내향적인 저는 ‘아 중간에 적당히 있다가 갈 수도 없겠네’ 이 생각만 들었습니다. 크루즈 보니까 3시간은 넘게 나간다는데.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온 QA직원이 자기도 똑같은 생각했다고 하네요)

오늘은 게다가 비도 추적추적오고 벤쿠버가 해가 일찍 져서 만나기로한 6시에는 완전히 어두워져서 가로등도 다 켜진 상태였습니다. 삼사오오 모여 배에 탔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오늘 처음 리처드란 직원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했습니다. 그러다가 같이 일하게된지 6개월이 지났는데 어디 사는지도 몰랐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더욱이 그 직원이 이야기 좋았다고 술도 한잔 사줬습니다. 스스로 먼저 못다가 간 제가 겸연쩍었습니다.

크루즈 중간에 댄스플로우에서 캐롤를 부를 팀을 부르는데, 우리팀 헤드가 갑자기 뛰어나가서 다같이 캐롤도 같이부르기도 했습니다. 하얀코끼리라고 $20이하의 선물을 사와서 랜덤으로 가지는 게임도 해서 재미있었구요. 

그러고 밤한 11시나되서 야간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었습니다. 아 이렇게 사는거 좋다. 어디 외국 인디영화같은데서 본거같은 지금 버스속 모습도 나쁘지 않고, 그런게 행복했습니다. 근데 다르게 생각하면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닐수 있잖아요. 그렇게 여러가지 가능성을 고려해보니, 저처럼 생각하는게 자존감에도 좋고 자기 효용감이 높아지는거 같아서 이렇게 생각하는게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를 즐기라는건 매순간 매초 행복하는게 아니라 별로인 하루에도 좋게 해석할만한 시선을 가지고 그 작은거에 감사하거나 기쁨을 느끼라는 거구나, 그런게 있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거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집에 돌아와서 룸메이트에게 다같이 나가서 캐롤부른 이야기 하니까 닭살돋는다고 합니다. 역시 같은 일도 사람에 따라 또 다르게 볼 수 있는 거구나 생각을 하니까 더 앞에 생각을 지지하게 됬습니다. 

여튼 그랬다는 겁니다. 너무 취해서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발산되는거 같은데 오늘 제 생각이 그랬다는 소회를 일기삼아 남겨봅니다.

만수무강하시길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