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퇴사한 개청자가 가장 듣기 싫었던 말
1. 부럽다
2. 여행이나 갔다와~
3. 이거해라 저거해라.
1은 보통 지인에게, 2 3의 얘기는 아쉽게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듣습니다.
물론 저는 이런 말씀해주신 마음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에 이해합니다.
1. 은 진짜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 같아서 열받습니다. 부러우면 니도 그만 두십쇼. 아 너는 못 그만 둔다고요?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2. 는 저의 특수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자꾸 들으니 싫었습니다. 저도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다니는데 그럴 수 없을만큼 몸과 마음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저도 가고 싶은데 요즘 유가가 싸다더라~ 어디가 좋다더라 하는 얘기는 그렇게 달갑지 않았습니다. 지인들에게 제가 얼마나 안 좋은지 설명하는것은 그렇게 유쾌한 일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도 아닙니다. 특히 부모님에겐 더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상황을 잘 몰라서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운동해라, 공부해라, 일찍 자라 일찍 일어나라, 움직여라, 청소해라, 잘 챙겨먹어라…
저는 위 조언의 상당 부분이 우울증을 뭣도 아닌 꾀병이나 나약해빠진 인간이나 걸리는 병이라는 인식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차마 입 밖에 꺼내진 못 해도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저도 그랬구요.
너는 모르고 나만 알고 있는 대단한 해법을 찾은 것처럼 운동, 산책, 명상, 햇빛보기 등을 신나서 추천합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조금만 참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거해라 저거해라 중에 그나마 가장 좋은 것은 아마 정신과에 가라, 상담을 받아라 일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아무도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진 않았습니다. 물론 누군가에겐 이또한 스트레스일 수 있겠지요.
우리 사회는 아직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합니다.
우울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께서 많이 자료를 만드셨을테니 관심이 생기셨다면 한번씩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저도 모름)
우리 모두 조금씩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좀 더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