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빨대 백날 써봐야 의미 없는 이유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알리는 바다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임.
그래서 대학 졸업논문도 바다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로 준비함.
그 중에서도 그는 고래를 가장 좋아했기에 고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결심함.
하지만 그가 직면한건 환경 오염으로 인해 끔찍하게 죽은 물고기들이었음.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먹고 죽어, 뱃속에 플라스틱이 가득했다는 기사는 모두들 한 번 쯤 봤을거라 생각함.
고래같은 거대한 동물들은 미세 플라스틱(플라스틱이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면서 생긴 미세한 크기의 플라스틱)을 플랑크톤으로 착각해서 먹으면서 발생한 현상임.
그리고 플라스틱 아일랜드라는 말을 들어봤을 거임.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에 버려지면서,
그것들이 한데 모여 마치 거대한 섬이 되었다는 의미에서 생긴 단어임.


지금도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며, 바다에는 1억 5,0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표류하고 있음.
고래의 죽음과 플라스틱 아일랜드를 보고 분노한 알리는 본인부터 조금씩 바꾸기 시작함.

해양 자선 단체에 대한 기부를 시작하고,

해변 청소에 동참을 했으며,

일회용품 대신 재활용품을 쓰고 관련 내용을 계속 전파함.

그리고 지금도 화제가 되었던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교체 운동도 덤이었음.
(이건 나중에 중요한 내용이 나오니까 기억해두는게 좋음)
그러던 몇달 후 알리는 의문이 들었음.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제일 좋은 방법인가?"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음.

일본이 고래 사냥 재개를 공식화하고, 국제 포경 위원회를 탈출한 것임.
바다와 고래를 좋아하던 알리에게는 정말 눈이 뒤집힐 일이었음.
플라스틱으로 죽어가는 고래들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저건 인간이 산업적인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벌이는 행위라는 것.
이걸 본 알리는 모든 다큐멘터리 활동을 중단하고 일본으로 가기로 결심함.

그리고 가장 포경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타이지라는 곳으로 가게 됨.
포경 행위로 인하여 죽는 고래가 플라스틱으로 인하여 죽는 고래 대비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
하지만 녹록치는 않았음.

경찰이 수시로 감시를 하고 있었으며,

방과 전화 모든 것이 도청되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결국 알리는 새벽 4시에 경찰의 감시를 피해 도주하여 취재에 성공함.
(그냥 외국인이 오자 경찰이 24시간동안 감시 인력을 붙인 셈.. 그리고 영상 보면 알겠지만 나간거 눈치까고 경찰들이 풀로 돌아다니기 시작함)

그가 목격한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했음.
바다에서 거대한 포위진을 그려 돌고래들을 뭍 근처로 유인하고, 돌고래를 가두리 양식하듯 가두고 있었음.
그 다음은 어쩌냐고?

죽이거나, 해양 공원에 팔게 됨.
여기서부터 의문이 하나 들기 시작할거임.
'파는건 그렇다치더라도, 멀쩡한 애들은 왜 죽이는거지?'
고래는 몰라도 돌고래는 애초에 음식으로 판매되지도 않음.
방생하는게 지들이 더 편한데 왜 멀쩡한 돌고래들을 이유없이 학살하고 있냐는거임.
답은 간단했음.

뭔 소리냐고?
돌고래가 물고기를 어마어마하게 잡아먹기 때문이라는 것.

돌고래가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사람이 먹을게 없어진다는 것이 암암리에 일본이 주장하는 바임.
여기에 반론할 수 있음.
"그럼 사람이 굶어 죽게 생겼는데 돌고래가 문제냐?"
맞는 말임. 그래서 알리는 다이지 근처에 있는 기이카쓰우라라는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함.
거기서 알리가 목격한 것은 거대한 참치 산업장이었음.

그리고 거기에는 가장 비싼 어종 중 하나인 참다랑어가 말그대로 널려있었음.

하지만 무분별한 남획 탓에 그 어종은 3% 미만으로 줄어있는 상황.
즉, 남획으로 줄어든 참다랑어 개체수를 돌고래 핑계를 대면서 돌고래를 희생양 삼은 것.
그래서 멸종직전까지 간 참다랑어 개체수를 꾸역꾸역 유지하기 위해, 멸종의 원인을 돌고래로 몰기 위해 돌고래에 대한 학살을 자행함.
참고로

참다랑어 거래량의 40% 가량을 일본의 거대 회사 미쓰비시 그룹이 점유하고 있음.
이걸본 알리는 미쓰비시 본사에 찾아가 "돌고래를 죽이는 이유와 참다랑어 산업의 연관성"에 대해 물었지만, 당연히 매몰차게 거절당함.
그런데 여기서 알리는 흥미로운 것 하나를 또 목격함.
참다랑어 외에도 어마무시하게 남획되고 있는 종이 하나 있었음.

상어, 즉 샥스핀임.

얘네도 지금 하도 잡아대서 몇몇 종은 이미 멸종하기 직전임.
그렇게 잡아댄 샥스핀은 그럼 어디로 갔을까?

익숙한 그 문자

중국은 샥스핀의 최대 수입국 중 하나임.
돈에 미친 일본이 그냥 닥치는대로 다 잡아다가 중국에는 샥스핀, 세계에는 참다랑어를 팔아대고 있었던 거임.
그러다가 참다랑어는 멸종 직전까지 가서 본인들 잡을게 없어지니까 돌고래까지 닥치는대로 죽여가면서 개체 수를 유지시키고 있는 셈.
그렇게 알리는 더욱 조사에 박차를 가했고,

참치 8마리를 잡기 위해 돌고래 45마리를 죽였다는걸 알게 됨.
그래놓고 '돌고래 안전' 스티커를 붙여서 친환경 운동을 하는건 덤.
(참고로 넷플릭스 상영 후 담당자는 "나는 실질적으로 보장은 없지만 의도적으로 살해되는 돌고래 수를 대폭 줄였기 때문에, 인증마크는 돌고래가 죽지 않음을 보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고 해명함.)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뭐한다고 X발 참치 8마리 잡는데 돌고래가 45마리나 죽어나감?"
이유는 매우 쉬움.
그물을 정말 엄청나게 뿌려댐. 닥치는대로 잡고 다 죽이거나 버리는거임.
그런데 바다 사람이면 알거임.
그 그물은 절대로 온전하게 100% 회수되지 않음.
그리고 그 그물의 상당수는 버려져서,

해양쓰레기의 46%를 차지하게 됨.
즉, 지금 바다에 나오는 해양 쓰레기의 50% 이상은 어업 중 발생하는 부산물들이란 거임.

지금 바다거북이 죽어나가는거? 기후 변화, 해양 오염 그 무엇도 아님.
그냥 어업하다 그물에 걸려서, 어업 중 버려진 그물에 걸려서 죽어나가는거임.

세계에서 플라스틱으로 인해 죽은 바다거북을 1,000마리로 가정하면,
미국에서 그물에 걸려 죽는 바다거북은 25만 마리에 달함.

그런데 사람들은 플라스틱 빨대에 눈 뒤집혀서 목숨걸고 있음.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중 비중이 얼마나 될까?

무려 0.03%!
알리는 이걸 보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살리기 위해서
(무분별한 재개발 금지를 주장하는게 아니라)
이쑤시개 사용을 금지하라는 것과 같다" 라며 비판함.
그런데 왜 수많은 환경운동가들과 기업들이 플라스틱 빨대 따위에 목숨을 거냐?

음... 거기서부터는 좀 불편하거든요.
누가 불편하냐고요?

세계 최대의 친환경 단체 중 하나인 지구섬 협회(Earth Island Ins.)는 돌고래 안전 참치캔과 플라스틱 사용 금지 등의 환경 운동을 하고 있고,
이 환경 운동을 개인과 어업 종사자들에게 전파함. 이 과정에서 마진을 늘리고 소비자로 하여금 '착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착각을 부여함. 결국 돈은 돌고 돌아서 지구섬 협회,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배후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셈.
그렇기 때문에 마진에 타격을 주는 어망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