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얘기 많이 나오길래

나도 한 대여섯살 때 유괴? 당할 뻔 했는데 특이한 건 데려간 사람이 어른이 아니라 초딩 고학년, 중딩 쯤 되는 애들이었음.

90년대, 2000년대 초반에는 아파트 놀이터에서 애들끼리 놀고 맨날 놀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패거리들이 있었는데 어느날 단지에 전혀 본 적 없는 패거리들이 들어와서 놀고 있었음(뉴패거리라 부르겠음).

당시 나보다 나이 많은 초딩 고학년부터 내 또래까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별 생각 없이 같이 놀다가 뉴패거리 고참이 나보고 같이 자기네 동네 가자 해서 따라감.

나야 당연히 옆 동네 정도일줄 알고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몇시간 걸어안 갈 수 있는 동네였던 거임.

아직 사리분별 안되는 다섯살이니깐 그냥 좋다구나 하고 따라갔지… 

그러다 어느건물 엘레베이터를 다같이 탔는데 아주머니가 같이 타더니 뉴패거리들한테 뭘 꼬치꼬치 캐묻는 거임.

그러더니 어느순간 파출소에 와있음. 그리고 파출소에서 뉴패거리 고참은 쇠고랑 차고있고 울 엄빠가 나 찾으러 오고.

알고보니 뉴패거리가 나를 유괴(?)하려고 했던 거고 엘베에 같이 탔던 아주머니는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2000년초 어른의 오지랖과 권력으로 애들 데리고 파출소 데려간 거고.

그 아주머니 아니었으면 난 뭐하고 있었을지 싶음…그 뉴패거리는 날 뭔 목적으로 데려가려했으려나 싶고.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도 잘 안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