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필리핀에 겪었던 일
이 이야기는 공포보다는 미스터리에 가까운 일인것 같습니다.
워낙 설명하기 어려워 주변 지인에게 이야기를 해주려다가도 포기했었는데
침하하 썰 게시판이 생겼다길래 한번 써봅니다.
때는 2007년 한창 겨울방학 어학연수가 유행했었고
초등학교 5학년이였던 저는 그해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필리핀으로 혼자 보내졌습니다.
어린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내보는것이 처음이라 조금은 힘들었었지만 금방 적응했죠.
당시 제가 지내던 건물은 3층짜리 건물이였고 구조는 조금 독특했었습니다.
삼각형처럼 생긴 건물이였는데
지하는 식당
1층은 넓은 홀
2층은 학생들의 방과 선생님 한분이 쓰시는 방(당직사관 같은 느낌)
3층은 학생들의 방 2개가 있었습니다.
두 이미지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하단의 원통은 아래 느낌의 나선형 계단이였고 회색부분은 아래층으로 뻥 뚫려있는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3층에서는 틈사이로 1층의 홀을 다내려다볼수있는 독특한 구조였죠.
캠프 특성상 모든 학생들은 초등학교 5~6학년이였고 남학생들이여서 당시 대부분 키가 150에서 160 사이였었죠.
투닥거리면서 싸울때도 있었지만 같이 3개월 이상 지내다보니 금세 다들 친해졌었던것같습니다.
그리고 미스테리한 일 한국으로 돌아가기 3일전에 일어났습니다.
평상시 사람들이 많은 건물이였지만 많은 친구들이 한국으로 돌아갔고, 건물에는 6명의 학생들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저와 다른 친구 3명은 3층 방에 있었고 사람들이 많이 떠나 심심해서 같은 방에 지내고 있었고
나머지 2명은 2층방에서 2층침대를 하나씩 차지해서 편하게 지내는 친구들이였죠.
2층에 있는 친구들은 평상시에 조금 과묵한 타입이여서 저희가 그날밤 장난을 치려고 계획을 짰었죠.
당시 저희는 취침시간이 10시였기때문에 10시 이후로 돌아다니는건 금지 된 상태였지만
10시 10분쯤 3층에서 몰래 내려가서 문을 노크하고 다시 후다닥 뛰어서 올라오는 장난치기로했어요.
근데 위에서 설명한 나선형 계단은 상당히 낡았기에 한발자국 내딛을때마다 “끼이익~” 하는 나무 소리가 났지만
선생님한테만 안들키면 된다고 생각하며 내려갔습니다.
'똑똑~' 하고 계단 '끼이익~ 끼이익~' 하면서 후다닥 올라갔었는데 생각보다 아무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 역시 애들이 과묵해서 반응이 없구나…’ 하면서 방으로 돌아왔었습니다. (초등학생 장난이 참 유치하죠?)
그러고 한 40~50분이 지난 11시쯤이였습니다.
저희는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마음에 신나 수다를 떨면서 놀고있었고, 11시까지도 안자고 있었죠.
그때였습니다…
‘똑…똑…’
하며 천천히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는 문에 노크를 하는것이 아닌 벽에 노크를 하는 소리였습니다.
문이 아닌 빨간색 화살표 부분에 누군가 노크를 한것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는
‘아~ 2층에 있는 이친구들 이제와서 노크 화답을 하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같이 벽에 ‘똑똑’ 하고 노크 소리를 냈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저희랑 같은 속도로 노크 하는것이였습니다.
저희가 '똑똑똑' 하고 3번하면 밖에서도 '똑똑똑' 3번
그러자 계단 옆면 2층침대에 있던 친구가 주먹으로 '쿵!쿵!' 쳤습니다. 아마도 그만하라는 뜻으로 그랬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친구가 쳤던 높이에서 '쿵!쿵!' 하고 벽을 치는 소리가 난겁니다.
빨간 화살표 부분은 나선형 계단 위에 서있는 구조여서 당시 초등학생 키로는 절때 2층침대 높이에 손이 닿을수 없습니다.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당시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2층 친구들이 장난치는거라 생각해서 4명이서 2명은 1층 침대, 2명은 2층침대로 올라가서 벽면을 ‘쿵!쿵!쿵!’ 하고 각자 쳤습니다.
내심 '이거는 못따라하겠지?' 하면서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무서운게 잠시 정적이 있다가
위아래로 ‘쿵!쿵!쿵!쿵!쿵!쿵!’ 하는 거였습니다.
저희는 4명이서 쳤기때문에 박자도 다 다르고 치는 강도도 달랐는데 그 박자와 강도를 그대로 흉내내서 치는 거였습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이게 장난이 아니라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습니다.
만약 실제로 누가 벽면을 계단위에 서서 친다면 낡은 계단이라 ‘삐걱~끼익~’ 거리는 소리가 들려야하는데 그런 소리도 없었고 잠시 정적 후에 벽면을 때리는 소리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당시 저는 1층침대에 있었었는데
2층침대에 있는 친구하나가 모자이크 창문을 바라보더니 1층에 있는 저희를 부르는겁니다.
문을 열고 보면 대충 첫번째 이미지 느낌인데
모자이크 창문을 통해서는 두번째 이미지 처럼 보였습니다. 이것보다 조금더 모자이크가 자글자글했지만 어느정도는 알아볼수있는 상황이였습니다.
계단 쪽은 정확히는 안보이지만 사람이 없는것은 확실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빠른 속도 였고 3층에 있는 구멍을 통과하며 2층으로 내려왔다가 올라왔다를 반복하며 뒤에 복도같은 곳을 막 왔다갔다 하는 그림자를 저희는 봤습니다. 정말입니다.

이런식으로 뭔가 움직이는게 보였습니다.. 절때 창문에 뭐가 붙은것도 아니였고 곤충이나 동물은 아니였습니다. 사람보다 조금 큰? 뭔가 반투명한 검정색 망토가 지나다니는 느낌이였습니다. 가오나시랑 비슷한 느낌이였어요..
저희는 그때 단체로 패닉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위바위보 해서 진사람이 나가서 확인해보자고 했었죠..
뭔가 홀린듯 문을 열고 나가서 직접봐야겠다는 느낌이 오는겁니다.
그런데 당연히 아무도 가위바위보를 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고 마음이 답답해진 저는 친구한테 창문에 아직도 움직이지는 지를 확인해달라고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문 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창문을 통해서 보고있던 친구도 제가 문을 열자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는겁니다.
허무하게도 이렇게 끝납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2층에 있는 친구한테 물어보니 저희가 10시10분에 장난친거는 알고있었지만 굳이 같이 장난치기 싫어서 올라온적이 없다는 사실과 2층에 선생님이 계실줄알았는데 그날은 선생님이 휴무여서 당시 선생님도 없으셨다고 합니다..
저희가 들었던 벽을 치는 소리… 그리고 창밖에 봤던 그림자를 저만 본것이 아니라 4명 모두가 보고 들었었습니다... 단체로 환청과 환시를 겪은 것도 아니고… 뭐였을까요.. 미스테리 입니다..
포토샵으로 열심히 그려서 올립니다~
부족한 말솜씨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