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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대) 절벽이 있는 캠핑장

GOTY
23.03.01
·
조회 1606

미방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여름방학에 친구들과 2박 3일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캠핑장은 현지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산촌의 산속 깊은 곳에 있었습니다.

캠핑장이라고 해도 지금처럼 관리가 잘된 곳이 아니라 조금 넓은 들판에 취사장과 화장실이 딸린 소박한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캠핑장은 골짜기 위에 있었기 때문에, 들판 끝은 절벽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도 이런 곳에서 캠핑하면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캠핑 프로그램으로 낮에는 계곡 등반과 고기 잡기 체험, 밤에는 캠프파이어와 담력 시험 등 재미있는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첫날 밤에는 담력 시험을 했습니다.

그 담력 시험은 조금 특이했습니다.

어두운 숲속에서 손전등 없이 한동안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움직이거나 소리를 지르면 길을 잃거나 야생동물이 놀라 덤벼들 수 있으므로 어른이 데리러 올 때까지 절대 움직이거나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따로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 그때는 어른들 말을 순순히 따랐습니다.

담력 시험 장소에 도착하자 함께 온 어른들은 손전등 불빛과 함께 천천히 멀어져 갔습니다.

한밤중 산속은 너무 어두워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근처에 다른 아이들도 있을 텐데 그런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공기는 미지근했고 피부에 착 달라붙어 끈적거리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었습니다.

때때로 덤불이 흔들리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이름 모를 새나 짐승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멀리 있는지 가까이 있는지 거리감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진정한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 몇 분밖에 안 됐겠지만 제게는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게 아닌가 하는 상상이 들 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불빛과 함께 어른들이 마중 나왔습니다.

저는 안심하고 어른들과 다른 아이들을 만나 합류해서 무사히 원래 캠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고, 올해는 아무것도 안 나온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야.”

돌아오는 길에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고 마주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낮, 같이 왔던 친구의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친구는 절벽 쪽을 보고 자꾸 무서워했습니다.

저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넌 아무것도 안 보여? 이리 와 봐!”

친구는 들판 끝 절벽으로 저를 끌고 갔습니다.

“여기서 밑에 내려다봐 봐!”

친구 말대로 절벽 밑을 내려다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바로 아래 계곡에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것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너무 당황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고함을 질렀습니다.

"이 절벽에서 얼굴이 빨간 남자애랑 여자애가 얼굴을 내민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른들이 그 친구를 달래고 있었지만 저는 결국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싶었지만 일단 캠핑은 그대로 계속됐습니다.

그날 밤, 아직 모두 깨어 있는 시간이었지만 저는 낮에 노느라 피곤해서 먼저 침낭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주변 아이들은 램프 불빛 아래에서 소곤거리며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아이들의 목소리가 바뀌었습니다.

"어! 왜 그래, 너 괜찮아?!"

"잠깐만! 선생님 불러올게!!"

아이들의 목소리에 놀라 일어나보니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린 한 아이와 다른 두 여자아이가 등을 문질러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죽을 것 같아... 무거워, 무거워...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그 아이는 그렇게 말하다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짓눌린 듯 차츰 몸을 앞으로 웅크리고 결국 바닥에 엎드려 버렸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 아이는 울면서 "무거워!! 살려주세요!!!" 라고 반복했습니다.

텐트 안은 이미 공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저 또한 눈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몰라 움직일 수조차 없었습니다.

잠시 후 선생님들이 안색이 변하여 텐트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서운 얼굴로 "나가라! 나가라!!"라며 가져온 소금 같은 것을 그 아이에게 힘껏 뿌리고 등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렇게 괴로워하던 아이가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인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 멍한 상태였습니다.

그 후 우리는 아무 문제 없이 다음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 친구들과 다른 그룹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모르는 남자애가 화장실 입구에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림자만 혼자 움직이는 걸 봤다’

등등 대부분의 아이들이 뭔가 이상한 것을 보고 느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친구는 이번 캠프 이후 산 공포증이 생겨서 산에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와 제 친구가 어쩌다 이런 캠프에 참가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 또한 참 불가사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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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

출처-https://xn--u9jv84l7ea468b.com/kaidan/412wa.html

출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day&page=0&number=81927&from=best

태그 :
#웃대
#번역
댓글
베개나라일꾼
23.03.01
어른들아 말을 해주라고~~~
토계피
23.03.03
애들 델꾸 저런 델 왜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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