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탄 팝업 후기

1. 이 글은 철면수심 친필 사인이 벽에 걸려 있는 더현대 치지직 팝업 후기입니다.

2. 당신이 저처럼 평일 낮 여의도 직장인들의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 옥냥이의 구쭈를 구매하시려 한다면, 서두르십시오. 단, 이 경우 침착맨 구쭈 중 스댕 컵의 구매를 포기해야 합니다.

3. 당신이 만약 지방 사람이라면 고터에 있는 파이브가이즈 정도는 관광 상품처럼 찍먹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감자튀김은 더 이상 당신의 위장을 채우지 못할 것입니다.

5. 당신이 오랫동안 침착맨을 봐온 사람이라면, 고터 건물 곳곳을 장식한 침투부 팝업 홍보 흔적들에 다소간 쪽팔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도 아닙니다. 그저 ‘이병건 이 양반 성공했구나’라고만 생각하십시오.

6. 사전 예약을 하신 분은 현장 안내자의 인도에 따라 입장이 가능하며, 고덕 스튜디오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하시면 더 빠른 입장이 가능합니다. 허나 빠르게 입장한다고 해서 당신이 원하는 구쭈를 반드시 살 수는 없습니다.

7. 팝업 스토어 한 가운데를 장식한 삼국지 벽면에는 치명적인 결점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 결점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침투부의 근본을 향유한 사람일 테니까요.

8. 소원의 돌은 실존합니다. 하지만 팝업 스토어 현장의 소원의 돌은 레플리카로서 클릭이 불가능합니다. 원래 소원의 돌이란 클릭 후 하이퍼링크를 타고 넘어가야지만이 그 영험함을 보입니다.

9. 당신은 고덕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독사진 내지 동반자와의 추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을 때 풍경사진으로 저장하는 경우는 극히 어려운 선택이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십시오.

10. 독깨팔은 아직 성형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한 쪽 매대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걸로 봐선, 본격적으로 상업적인 길에 들어설 의향이 있어보입니다. 이번엔 레몬을 팔지만, 다음엔 미국 대형 쇼핑몰에서 자신의 얼굴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팔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11. 이 사진 속 침바오를 눌렀을 시 “응애ㅐㅐ” 소리가 나오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만일 그 소리를 직접 들으셨다면, 그것은 환청일 수도 있습니다.

12. 이 포토월은 상품 계산을 모두 마친 후에 접하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만일 계산을 모두 마치지 않았다면, 당신은 그 어느 구매의 유혹도 뿌리치셨거나, 혹은 길을 잘못 들었을 수 있습니다.

13. 본 인물의 티셔츠는 얼렁뚱땅상점에서 제작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곳 팝업 스토어나 얼뚱상이나 이후 오픈될 예구 사이트에서도 구매할 수 없습니다.
이 티셔츠를 입은 누군가를 목격했다면
1) 대부분의 팝업 스토어 방문객처럼 절대 관심을 보이지 마십시오
2) 짝퉁 구쭈인 것으로 알고 제보하십시오
하지만 그 어떤 행동방침도 이 티셔츠와 관련한 실체에 접근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14. 이번 팝업 스토어에 방문한 목적은, 다른 것도 아니고 출구 쪽 아웃트로 영상 엔딩 크레딧에 저의 흔적이 있나 없나를 확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팝업 스토어의 아주 찰나의 순간이나마 기여자가 된 것에 감개가 무량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침하하는 닉언 및 친목이 금지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15. 이 글은 5월 22일 팝업 스토어 방문을 기반으로 하여, 팝업 스토어 모든 일정이 끝난 5월 23일 심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P.S. 이 후기에 없는 항목이 있다면, 그것은 침착맨과의 포토이즘 완성을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네 컷을 미처 찍지 못했으므로 결번 처리를 한 작성자의 의도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만, 내 알 바임?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