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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차원에 대해서 궤도님께 질문이 있어요

으이구침착해
24.02.18
·
조회 661

채사장님의 지대넓얕제로 라는 책에서 0차원에 대해 잠깐 나오는데 흥미롭게 읽었어요! 과학자인 괘도님은 이 관점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요!

 

"0차원. 이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좌표축의 개수가 0인 세계. 여기에는 가로, 세로, 높이가 없고 시간의 차원도 없다. 이 세계는 시간과 무관한 그저 ‘점’의 세계다. 점의 수학적 정의는 ‘크기를 갖지 않는 최소의 단위’다. 이 모순되어 보이는 정의처럼, 0차원은 공간을 점유하지 않고 크기도 갖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계다. 시간, 공간과 무관하게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만약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는 어떤 존재일까? 그는 아마도 세계 그 자체일 것이고, 그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세계는 나다. 나는 세계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는 세계이고, 나는 나다.’ 그는 세계와 자신을 분리하는 것에 무척이나 어색함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존재와 부재는 구분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0차원의 세계가 매우 작을 것이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우리는 숫자가 주는 습관 때문에 1차원보다 2차원이 큰 세계이고, 2차원보다 3차원이 더 거대한 세계일 것이라고 쉽게 착각하게 된다. 하지만 차원의 숫자는 크기가 아니다. 0차원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있다는 것은 시간이 0이고 공간이 0인 동시에, 영원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먼 미래에 우리 후손들이 차원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수많은 우주와 차원을 오가는 가운데 0차원에 존재하는 무언가와 조우하게 된다면, 그를 ‘신’이라고 혹은 ‘자아’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모든 것이자, 모든 것을 보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일원론적 존재일 것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 채사장

댓글
SCHreiber
24.02.18
궤도님은 아니지만 답변하자면, 개념을 엄밀하게 사용하지 않는 좋지 않은 철학의 사례인 것 같습니다.
예컨대 첫 번째 문단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논증을 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1. 0차원 세계는 비-시/공간적이다.
2. 0차원 세계에 존재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3. 0차원 세계의 존재자는 세계와 자기 자신을 시/공간적으로 구별하지 않을 것이다.
4. 0차원 세계의 존재자는 세계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할 것이다.
3번 명제와 4번 명제 사이에는 비약이 존재합니다. 시/공간적인 분리가능성만이 세계와 자아의 구별 기준이라는 숨은 전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상의 0차원 존재자는 시/공간적 구별 기준이 아니라 (예컨대) 개념적 구별을 통해 세계와 자기 자신을 구별할 수도 있겠죠.
SCHreiber
24.02.18
이러한 가능성을 소거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적 구별 가능성이 세계와 자기 자신의 유일한 구분 기준이다(예컨대 개념적 구별 가능성과 같은 것은 가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주장 내지는 다른 모든 구별 가능성은 시/공간적 구별 가능성에 의존한다라는 주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저자는 "그는 세계와 자기 자신을 구별하는 것이 어색할 것이다"와 같은 구절을 통해 후자를 의도하는 듯하지만, 그 주장을 적절히 정당화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비-시/공간적인 0차원 세계의 존재자가 시/공간적 구별 가능성을 자신과 세계의 구별 가능성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는 주장은 개연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애초에 0차원 세계니 0차원 세계의 존재자니 하는 가정부터가 공상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SCHreiber
24.02.18
이외에도 0차원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수학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인지 물리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두 번째 문단에서는 0차원 존재자는 (아마 세계 자체와 동일하다는 의미에서) 신일 것이라는 암시를 남기는데, 과연 세계와 동일한 인식 주체는 곧 신일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나아가 0차원 세계는 어쩌면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가진 세계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타나는데, 무시간적이고 무공간적인 세계가 어떻게 영원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을 가지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아마 저자는 0차원 세계는 시/공간적인 시초가 없다는 점에서 영원성 및 무한성과 연결하는 듯도 한데, 영원한 시간과 공간은 (특히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 무한한 시/공간 단위의 총합으로 정의되곤 합니다. 0차원 세계는 무한한 시공간적 단위를 가진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SCHreiber
SATELLITE
24.02.18
채사장님은 인문학(?) 하시는 분이라 상상력을 조금 보태서 철학적으로 접근하신 거 같구요
궤도님이라면 0차원은 0차원 그대로 기하학적 정의를 따를 뿐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실 거 같네요
반박시 궤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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