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봐야 아무짝에 쓸모없는 영화 오펜하이머 디테일
언젠가 써야지 써야지 싶었다가 이제 한국에서도 슬슬 개봉을 했기에 밤샘 코딩하다가 짬이 나서 적어봅니다.
대체로 영화를 볼 때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분은 안보는 것이 좋겠으나 대부분 궤X침 얼마나 좋았을까 영상을 보신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되고 사실 영화 전개와는 아무 관련 없는 내용일 것이라 믿습니다.
영화를 3회차 하며, 한달간 로스 알라모스에서 생활을 하며 보이는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라서 영화 전체 분량중에서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맨하탄 프로젝트 (이 중 로스 알라모스에서 벌어진 프로젝트는 Project Y 라고도 불립니다)가 시작되고 만들어진 로스 알라모스의 연구시설은 기밀 시설이었기에 보안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궤도님이 소개해 주셨던 파인만의 개구멍 사건을 생각하면 한편으론 허술한 면도 있었겠다 싶지만요.

프로젝트 Y가 진행되던 로스 알라모스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 Main gate를 통한 보안 체크가 필수였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오펜하이머의 가족이 처음 로스 알라모스에 함께 들어갈 때 이 건물이 등장하게 됩니다.

현재 저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로스 알라모스에 처음 진입하게 되면 입구 바로 뒤에 Los Alamos Project Main Gate Park 라는 이름으로 이 건물을 재현한 모형이 있는 장소가 존재합니다.

막상 가보면 저 건물 자체는 화장실로 쓰이고 있지만 포토스팟으로 인기가 있으며, 로스 알라모스에서 볼만한 혹은 즐길만한 곳의 거의 대부분의 팜플렛이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가볼만한 장소이긴 합니다.
Main gate에 Post no.1이라는 사서함이 적혀있는데 당시 이곳은 비밀 도시였기에 주소는 주변도시 Santa Fe에 속해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의 거주 주민 역시 Santa Fe의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었는데
재미있게도 이때문에 당시 이곳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Post box 1663이라는 본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비밀 맞음?) 무려 첫 해에 80명, 이후엔 한달에 10명에 가까운 아이가 같은 본적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 대부분의 인물이 로스 알라모스에서 이상한 알파벳과 숫자가 쓰여있는 뱃지를 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뱃지는 로스 알라모스의 연구시설에 들어가는 모두가 반드시 차고 다녀야 하는 뱃지이며 뱃지에 적힌 알파벳과 숫자는 (처음 시설에 들어온 시점의) 부서와 일련번호를 나타낸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LANL에서도 추정된다고 표현하고 있음) 거창하지만 일종의 사번 같은겁니다.
(Trinity 실험은 이곳에서 일어난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일련번호를 갖습니다. 그 차이를 알아채는 것도 재미가 될지도?)

암튼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리처드 파인만

한스 베테
등등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코드네임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이름이 영화에 나오듯 뱃지에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Historic Badges | Our History (lanl.gov)
과학자의 이름 (last name)으로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위 사진처럼 동그란 뱃지를 차고 있는게 아니며 이 또한 영화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뱃지 또한 일종의 규칙을 가지고 만들어져 있는데 하얗고 동그란 뱃지는 대체로 내부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며 일시적 고용자나 방문자에게는 네모난 모양의 뱃지가 주어졌다고 합니다. 이 차이 역시 영화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s-site라는 무기 개발에 관련된 기밀 시설에 출입 가능한 인원은 위와 같은 뱃지를 착용했다고 합니다. 이 역시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후반에 만들어진 뱃지에는 Z로 시작된 다섯자리 숫자가 사번의 역할을 하는데, 이는 현재에도 LANL에서 Z 뒤에 여섯자리의 숫자가 붙어 Z number라는 것이 사번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Main gate를 통과하여 들어온 인원들은 어떻게 연구 시설로 진입을 하게 되었을까요?

당시 로스 알라모스의 시설은 Technical Area (TA)라고 불리는 구역과 (위의 알파벳으로 쓰인 건물이 있는 남쪽 구역) 연구자들의 가족 및 민간인이 생활하는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지도로 보면 이러한 모양인데, TA와 민간인 구역을 Trinity Drive라는 도로가 나누고 있으며, 우측 Clearance 를 통하여 Tech Area로 진입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추가) 1945년의 지도이지만 더욱 자세한 사진을 찾았는데
TA의 경계와 입구 위치가 더 잘 나와있습니다.



물론 이 구역 역시 대략적으로 영화에 등장하게 됩니다. (이건 조금 지난 사진임) 아쉽게도 Ashley pond로 불리는 저 호수는 영화에 나오지 않더라구요
폭탄은 만들 수 있지만 잠깐 나오고 말 연못 팔 돈은 아까웠을까요
아무튼 영화를 보다보면 연구자들이 위치한 구역이 시작되는 경계에서 이뤄지는 장면이 종종 나오게 됩니다.
이 주변에서 Hornig 박사나 Teller 박사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되곤 했죠.

이 곳을 경계로하여 민간인 구역과 Tech Area 구역이 나뉘게 되는데 영화를 보다보면 건물에 T 어쩌고 써있는 구역이 있다 라고 한다면 Tech Area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다가 건물에 T-뭔가 있는 건물이라면 아~ 연구시설. 없다면 아~ 민간인 시설 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두 구역을 나눈 지도를 보자면


Trinity Drive라는 도로 북쪽에 병원 Lodge 외에도 많은 주거 시설이 모여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에선 미용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도 로스 알라모스에서 이뤄지는 연구 이외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이 구역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Fuller Lodge는 로스 알라모스에 연구 시설이 들어서기 전부터 있던 건물로 시설이 들어가며 국가에 판매되어 귀속되게 됩니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연구 시설에서도 가깝고 학교로 사용되었던 이 건물 주변에는 학교 직원 등이 사용했던 주거용 건물이 다수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오펜하이머를 포함, 많은 연구자들의 주거지역이 밀집되어 있었고, 이 건물은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모임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장소로도 등장하였으며

외부는 종전 후 연설 장면에도 등장하였고


영화를 보셨다면 잊을 수 없을 발소리 쾅쾅쾅 장면에도 사용되었던 장소입니다.
참조: 로스 알라모스의 Fuller Lodge (오펜하이머 약스포?) - 🍽️음식&여행 - 침하하 (chimhaha.net)
재미있던 점은 당시 주거지역에서 Laundary day 라는 식으로 빨래하는 날이 있었다고 하는데
(한 달 살아보니 여름철엔 하루에 비가 안오는 날이 없을 정도라 만약 종일 맑은 날이 있다면 그러고 싶기는 합니다)

영화에서도 뭔가 널어져있는 빨래에 관한 장면이 나왔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이부분은 저의 오해였습니다. 그래… 빨래날이 있을리가 없지
위에서 말씀드린 연구시설과 주거시설을 나누는 Trinity Drive 라는 도로는 아직도 건재한데

위의 지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정도가 과거 연구시설과 주거시설이 있던 곳의 현재 모습이며
Trinity Drive 북쪽, Central Avenue가 있고, 그 주변에 오펜하이머, 베테의 생가, Fuller Lodge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도로가 있으며 도로의 이름이 Oppenheimer Drive로 명명되었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로스 알라모스 입구 근처 1~3 street를 둘러싼 도로의 이름은 맨하탄 Loop이며 이 도로의 출구와 입구에 자리한 Canyon road의 끝에 Trinity Drive의 입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Trinity Drive 역시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당시의 미국은 48개 주를 가지고 있었기에 영화 전체적으로 48 star flag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max_bytes(150000):strip_icc():focal(753x472:755x474)/oppenheimer-mag-rollout-6-071923-d32a178e59dc4a24966dfee323ebcd28.jpg)
다만 이 영화의 몇 몇 군중씬은 (최소한의 오디션을 거친) 일반인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중 한 씬이 영화를 보신분은 큰 인상이 남았을 Fuller Lodge에서의 쾅쾅쾅콰와콬왘왘와ㅏㅇ오카ㅗ아쾅코아코아쾈와코앜쾅 씬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현재 사용되는 50 star flag를 흔든 사람이 있다고 하네요ㅋㅋ 구글링을 하면 그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극장에서 직접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한둘이 아님)
뭔가 며칠 전부터 이런 글을 써보면 재미있겠다 싶어 이것 저것 생각해 봤는데 막상 쓰려고 자리를 잡으니 오락가락 하네요
저에게는 처음 개봉 전 소식을 보고 쿠왕쾅콰쿠쿠코카콰카카쾅 영화인 줄 알았다가 첫 감상 때 당황한 뒤
(자막이 없어서 더욱 그렇겠지만) 3회차를 하며 볼 때마다 계속 새로운 것이 보이는 재미난 영화인 것 같아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첫 감상이든 다회차든 이 글을 통해 못 보던 장면을 발견하며 더욱 재미난 감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안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