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수학자와 응용수학자의 차이
학회에 왔는데 주제가 순수수학과 응용수학의 절묘한 중간지점에 있다보니, 여러 응용수학적 관점에 대해서도 듣고 있는데
순수수학자들의 관심과 응용수학자들의 관심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게 되면서 여러모로 즐거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순수수학자와 응용수학자 사이의 가상 대화를 만들어 봤습니다.
응수 = 응용수학자, 순수 = 순수수학자
응수: 야 순수야
순수: 응수 어서오고
응수: 내가 요즘 기똥찬 아이디어가 생각났는데… (10분 설명) 그래서 내 요점은 이러이러한 성질을 만족하는 방정식이 있으면 좋겠거든? 그것만 있으면 인류의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순수: (그게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거지…) 알았어 내가 한번 고민해볼게.
1달 뒤
응수: 순수야 아직 멀었어?
순수: 응, 좀만 더 기다려줘.
6달 뒤
응수: 아직 멀었어?
순수: 더 기달려줘.
2년 뒤
응수: 멂?
순수: ㅇㅇ
5년 뒤
응수: ㅁ?
순수: ㅇ
10년 뒤
응수: 순수야, 네가 오래 고민해도 답이 안나오는 거 보니까 아무래도 그런 성질을 만족하는 방정식은 없나보다. 내가 그동안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봤는데…
순수: 응? 아냐, 찾긴 찾았어. 9년 전에.
응수: ?? 아니 근데 왜 안알려줬어.
순수: 지금까지 네가 말한 조건을 만족하는 방정식을 63,426개정도 찾았는데 이걸 좀만 더 연구하면 이들 사이에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더 나아가서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방정식을 뱉어내는 방정식도 찾을 수 있을 것 같고. 게다가 이 방정식들을 더욱 일반화한 방정식도 한 5300개 정도 찾았는데, 사실 이 성질에다가 어떤 이름을 붙일지 고민하고 있었어.
응수: … 어… 그건 대단한 발견인 것 같긴 한데, 나는 그렇게 많이 필요없어. 그냥 그런 방정식이 하나만 있어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