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 SSTO의 실용성에 관한 고찰
현직자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닌 일개 아마추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스스로도 어처구니없지만 귀엽게 봐 주신다면 감사하겠읍니다.
*SSTO : Single Stage To Orbit, 단일 모듈 궤도 형성
시작은 KSP에서부터였다. 다단식 발사 시스템으로 궤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하고 나니 눈은 자연스레 SSTO로 향했다. 버리는 모듈 없이 발사 고도 도달 궤도 형성은 물론 귀환까지 한다는 컨셉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실질적으로 드는 비용은 연료비와 약간의 정비 비용뿐이니까. 더욱이 초고도기술의 집약체이니만큼 이보다 눈길이 가는 시스템은 없을 것이다.
가상의 공간이었기에 디자인은 순조롭다 생각했다. 양력중심과 무게중심을 정렬하고, 착륙에 쓸 랜딩기어와 램제트 - 액체로켓 스위치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엔진을 달았다. 대기 재진입 시 감속을 위한 히트 실드를 달았고, 궤도에서의 자세제어를 위한 RCS와 추진체 탱크를 달았다. 물론 대기권에서는 제트엔진을 쓰고 궤도에선 액체 추친방식을 쓰기에 에어 인테이크와 옥시다이저도 잊지 않았다.
결과는 실패였다. 델타 브이(Dv)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산화제 - 연료 질량비 때문인가 싶어 최고의 효율을 맞춰도 달라지는 건 도달 고도였다. 결국 델타 브이 대비 페이로드의 문제였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연료와 엔진을 더 달아 보았다. 연료와 연료탱크, 그리고 이를 효율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RCS 모듈과 에어 인테이크를 추가로 달았다.
하지만 동체가 추진 시의 항력을 견디지 못하고 스파게티 면처럼 구불거리다 그대로 공중에서 폭발했다. 날개 작동부의 최대 작동범위를 반토막 냈다.
이외에도 발사체를 수 없이 디자인하고 발사 방식, 진입각 등을 손봐야 했다. 그렇게 약 일주일이 걸렸다. 그제야 궤도 형성과 이탈을 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고생 끝에 궤도에 올린 모듈은 다음과 같다.
1. 크루 모듈(2인승) 1개.
ㄱ. 서비스 모듈 없음
이 정도 페이로드라면 KSP 첫 날에 끝났던 일이다. 이마저도 기술적인 요소가 데포르메 되고 탈출속도도 지구의 25%로 유저 편의를 제공한 환경에서 실행 된 결과였다.
현실에서 SSTO는 효율적일까?
기술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추중비의 문제로 대기권에서는 제트엔진 사용이 강제된다. 결국 비행기와 우주선이 결합한 형태로, 정비 난이도와 기계적인 리스크가 크게 올라간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추진 방식의 변화를 꼽을 수 있겠다. 단일 질량 대비 추력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시로 냉전 시기 취소 된 프로젝트인 오리온 프로젝트가 있겠다. 핵 추진 방식 말이다. 하지만 머리 위에서 소형 핵을 터뜨린다 하면 누가 반길까.
결론적으로 지구에서 출발하는 SSTO는 현실성이 지극히 낮고, 실현되더라도 그 리스크가 현재 사용 중인 방식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고 비효율적이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주왕복선을 생각해 보자.
다만 달처럼 중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곳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법도 하겠다. 아폴로 미션만 하더라도 달 탈출 페이즈에서 궤도에 올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