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카메라 살펴보기] 롤라이코드V

안녕하십니카메라? 이번에 소개해드릴 카메라는 롤라이코드V입니다. 제가 저번에 한 번 떨궈서 병원 다녀왔는데, 이번에 잘 수리되어서 왔습니다. 일단 이 롤라이코드는 롤라이라는 카메라 회사에서 만든 카메라인데요. 원래는 롤라이플렉스(Rolleiflex)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사실 이 롤라이코드의 원형이 롤라이플렉스라고 할 수 있지요. 롤라이플렉스가 하도 유명해서, 다른 회사에서 아류작들을 양산할 정도였는데요. 근데 이 롤라이플렉스가 하도 비싸다 보니 일반 가정을 위한 보급형으로 나온 모델이 바로 롤라이코드입니다. 그리고 롤라이코드는 시대를 거치면서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 이번에 소개해드릴 모델은 V입니다! 보라!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어쩌구.

제가 가진 모델은 1954년부터 1957년까지 생산된 V모델입니다. 시험에 나오니까 연표 외우세요.

렌즈가 두 개 있는 것이 TLR 카메라의 특징입니다. 위에 있는 렌즈는 상을 확인하는 용도(뷰잉 렌즈), 아래에 있는 렌즈는 실제로 사진을 찍는 용도(테이킹 렌즈)로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TLR 카메라의 대략적인 구조

그런데 상은 어떻게 확인하냐구요? 위에 뚜껑을 열어서 확인하게 되는데, 이런 방식을 보통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라고 합니다. 즉, 가슴팍에 카메라를 위치해놓고 아래로 상을 확인하게 되는 방식이지요. 거북목 걸리기 딱 좋은 방식. (여기서 잠깐 건강 타임 : 스트레칭 한 번 하고 갈까요?)



저렇게 스크린에 상이 맺히게 되는데, 제가 한번 깨먹어서 새로 바꾸었습니다. 좌우반전으로 상이 맺히기 때문에 수평을 맞추거나 할 때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의 모델은 대타출동 인형이 수고해주었습니다.

초점을 잘 맞추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확대경도 있습니다. 전체적인 구도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구도를 잡고 초점 디테일을 확인할 때 쓰면 좋습니다.

상단에는 특이한 레버가 두 개 있는데, 왼쪽은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재미 없고 사실 쓸 일도 없거든요. 그리고 오른쪽 레버는 이중 노출 방지 레버입니다. 한 필름에 사진을 두 번 찍는 것을 이중노출이라고 하는데, 과거 중형 카메라는 이중 노출 방지가 없어서 실수로 이중 노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롤라이코드V의 경우 빨간색이 보이면 이중노출이 가능하고, 레버를 위로 올리면 이중 노출이 방지됩니다. 와! 롤라이 최고!

롤라이코드V에는 초점거리 75mm에 최소 조리개 값이 3.5인 렌즈가 사용됩니다. 중형 카메라에서는 표준화각에 해당하는 초점거리의 렌즈입니다. 롤라이플렉스나 롤라이코드는 필터와 같은 액세서리를 부착할 때, Bay라는 독자규격을 사용하는데, 롤라이코드는 Bay1로 통일되어 있습니다(Bay3까지 있음).



렌즈 아래에 작은 레버가 바로 셔터입니다. 보이는 것 기준으로 왼쪽으로 당기면 셔터 장전. 그리고 오른쪽으로 살짝 밀면 셔터가 작동됩니다. 롤라이코드는 필름 이송과 셔터 장전이 나누어져 있어서, 사진을 찍기 전에 셔터 장전을 꼭 해주어야 해요. 필름 이송 - 셔터 장전 - 셔터. 뭔가 과정이 복잡합니다. 총 쏘는 거 같아요. 노리쇠 후퇴 전진. 격발!



렌즈 양쪽에는 각각 셔터 스피드 조절 레버와 조리개 조절 레버가 있습니다. 셔터 스피드는 1/500초까지 밖에 안 되어서 조금 답답합니다. 셔터 스피드랑 조리개 값이 상단에 보이는 게 아니라서 확인할 때 약간의 불편함이 있어요. 그리고 조절할 때마다 조리개 위에 있는 숫자가 바뀌는데 노출값이라고 보면 됩니다.

카메라 뒷편에 상황별 적절 노출값이 적혀 있어요. 왜냐하면 이건 옛날 카메라라 노출계가 따로 없기 때문에 인간이 직접 광량을 계산해서 카메라를 조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외장 노출계를 따로 구해야만 알맞은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를 알아야 정확한 노출을 구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 어플로도 있답니다.

주요 조작계는 오른손이 위치하는 곳에 몰려 있는데, 아무 표시 없는 다이얼은 한 장 찍을 때마다 돌리는 필름 이송 다이얼입니다. 찍을 때마다 돌려야 해요. 피트 표시가 되어 있는 다이얼은 초점 조절다이얼이에요. 파인더로 초점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대충 거리 계산해야 할 때도 있어서 피트가 너무 불편합니다. 미터법을 사용하자.

다음은 필름을 끼우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아래 화살표 방향대로 레버를 돌리고 앞에 손잡이를 당기면 필름을 끼울 수 있습니다. 오른쪽처럼 뿅하고 열려요.

안을 보면 아마 군납용 카메라였던 것 같습니다. 나라사랑카드 할인 되나요?



중형 필름을 끼워봅시다. 중형 필름은 우리가 아는 35mm 필름과는 다르게 생겼는데, 저렇게 필름이 두루마리처럼 말린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쓰인 필름이다보니 구조가 아주 간단하죠?



중형 필름을 쓰고 나면 저렇게 빈 스풀이 남는데, 절대 버리면 안 되고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서 꽂습니다. 그래야 필름을 사용할 수가 있어요.



롤라이코드는 봉인지를 뜯고 아래에 필름을 장착합니다. 왼쪽에 보이는 레버를 잡아당기고 끼워야 해요. 홈에 맞게 끼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리고 필름의 끝 부분을 스풀 틈에 끼워줍니다. 그리고 필름 이송레버를 천천히 돌리면서 잘 돌아가는지 확인을 해주어요. 생각보다 고정이 잘 되더라구요.

그리고 필름의 화살표 표시가 카메라에 표시된 부분과 맞을 때까지 필름을 감아주면 준비 완료. 이제 뚜껑을 닫고 셔터를 한번 날려줍니다.

셔터 카운트가 1이 되면 이제 사진 찍을 준비 완료! 롤라이코드는 6*6 정방형 포맷인데, 중형 필름을 대략 12장 정도 찍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