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해외여행 가고 싶다는데 난감합니다...
일단 저는 결혼하면서 독립해서 살고있습니다
어머니께서 거동이 불편하셔서 지팡이 짚고 걸으셔야 하고
이삼백미터 이상 걸으시려면 휠체어 타셔야 할 정도입니다
지팡이가 없다면 적어도 옆에서 1명이 의지를 해 주어야
걸으실 수 있습니다
이런 어머니께서 얼마 전
“침붕아, 엄마가 더 몸 불편해지기 전에
니네 부부랑, 나랑 너희 아빠랑 이렇게 해외여행을 한번 가고싶다”
라고 전화로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의 병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그런 병입니다
인증땜에 완치가 안되는 병이라고만 해 두겠습니다
그런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니 더 들어드리고 싶더군요
저는 집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사람이고,
사실 저와 부모님과의 관계는 좋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올해가 아니면
어머니가 휠체어가 아니라 병원침대에 누워서
해외여행을 가셔야 할지도 모른단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배우자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고
같이 여행에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배우자는 제 제안을 듣자마자 거절했습니다
제 배우자는 저보다 더한 집순집돌이고
아무래도 시부모님/장인장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니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겠지요
그것도 몸이 불편한 시어머님/장모님이니… 더욱 부담스럽겠죠
무엇보다 그놈의 돈… 돈이 문제입니다
결국 배우자와 얘기 끝에
“돈이 없으니 못 가겠다고 거절하자”
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차마 어머니께 저 말을 꺼내기가 난감합니다
어머니는 몸이 불편해지시기 전까진 여행을 좋아하셨습니다
몸이 불편해지셔서 여행을 못 가게 되셨죠
친구분들과 여행을 가셔도 최소한 친구 한분이
곁에 서서 같이 다니셔야 하니 친구분들께도 미안하셨겠죠
어머니의 입장도, 배우자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참 이걸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인증될까봐 배우자 성별을 명확하지 않게 썼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