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는 마들렌
추석이기도하고
이번 추석에는 친구들도 만나고 모임도 나갈게 있어서
명절 기념으로 오랜만에 마들렌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오렌지랑 유자 제스트를 넣어서 만들었던 마들렌이 참 마음에 들어서 주문을 했는데
추석이라 담주에 올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슬프지만 플레인 마들렌으로 만들었습니다.

뭐 계란에 설탕 섞고 뭐시기…
박력분 넣고 베이킹 소다 뭐시기하고
녹인 버터 넣고 셰킷한 다음에 냉장고에 휴지를 시켰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설거지하고, 샤워하고, 쓰레기통 비우고, 집 청소하고, 빨래 널고,
제 애완 식물들 관리 좀 해주고 (커엽죠?)
하다보니 완전 지쳐버려서
당초 1시간 휴지하려고 했던걸 2시간 반 휴지를 했습니다.

냉장고에서 만족스럽게 나온 반죽

귀찮아서 버터 그대로 벅벅 문지른 마들렌 틀에 부어주고

구워….? 엥?

왜 화산 폭발 실험 교구마냥 분화하는거니…
양을 조절해봐도, 온도를 조절해봐도, 시간을 조절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체 왜 터져나와서 흉측한 모양이 되어버리는거니…
라고 앉아서 카페를 운영하는 친구와 문자로 한참을 고찰한 결과
레시피에 문제가 있다는걸 알아냈습니다.
작년에 성공적으로 만들었던 레시피를 못찾아서 네이버 블로그에 있는 새로운 레시피로 만들었는데
제가 아몬드 가루 40g을 무시했거든요.
그래서 아마 베이킹 소다의 비율이 높아져서 저렇게 뻥 터져버리는게 아닐까? 라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카페 친구도 아마 그게 맞는거 같다고 하구요.
조건 바꾸면서 만들고, 결과 고찰하고… 이거 완전 과학 실험이랑 똑같잖아…
그래서 베이킹이 재밌나봐요
담주에 재시도에는 소다를 비율 계산 뒤 1~2그람 정도 줄여서 반죽해봐야겠습니다.

어쨌든 반대편 모양만 보여주면 되죠?

요리는 레시피를 어느정도 제 맘대로 해도 멀쩡한 결과가 나오던데
베이킹은 그게 아니란걸 몸으로 체감 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제 정성이 담겨있으니 선물 받아놓고 모양에 허튼 트집을 잡았다가는 즐거운 추석을 보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무튼간에 다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