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새벽에 잠도 안오고 둘째 셋째 이야기나 해보렵니다

저희집 고양이 남매 연시 홍시 입니다
2016년생 올해 8살이네요
결혼전 2004년생 업동 영감님만 키우던 구여친(현 집사람)이 친구로 부터 두장의 사진을 받았다며 보여줍니다


구여친(현 집사람)친구의남편의친구의지인? 이라는 사람이 집에서 중성화 하지 않은 고양이를 여러마리 키우다가 4마리의 아기고양이가 태어났고 고양이가 너무 많아 데려갈 사람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더라구요
당시에도 13살에 당뇨도 있던 업동영감님이 언제까지 함께할지 모르니 다른고양이를 들이고 싶어하던 여친이 곧 결혼할 사이였던 저에게 아기 고양이를 들이자는 제안을 했고 두마리만 데려오자고 결정 합니다
상의한 끝에 사진의 아기 고양이 들중 가운데 검은아이와 완전 노란아이를 데려오자고 하고 설래발을 쳐서 이름까지 붙였습니다. 검은아이는 겨울이 노랑이는 가을이 라구요. 눈병이 심해보이는 양끝 아기들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건강해 보이지 않았거든요
당시 제가 업무차 해외에 있던 탓에 여친이 직접 고양이 주인분께 전화를 했는데 처음엔 고양이 7마리를 다 대려가겠냐고 물어서 당황했다고 하네요. 당황한 여친이 그게 아니고 아기 고양이 두마리만 데려오겠다고 전달하다가 어느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약 일주일뒤 제가 귀국하고 나서 여친과 함께 그분이 사는곳으로 찾아가 연락을 드렸고 집앞에 도착하자 그분이 박스를 하나 들고 나왔습니다. 그안엔 생각지도 못했던 사진 양 끝의 아기고양이 두마리만 있었지요. 뭐라 이야기 할세도 없이 두마리중 한마리가 점프해서 박스 밖으로 뛰어내렸고 놀란사이 그분이 잽싸게 아기를 잡아 채더라구요. 어버버 하다보니 저희는 본래 생각지도 않았던 흰색 섞인 노랑이 둘을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원래 성격탓인지 두 녀석 모두 처음엔 저희를 엄청 경계 하더라구요 집에 들여놓자마자 티비장 뒤나 세탁기 옆으로 숨어 나오질 않아서 물과 밥 화장실만 구석구석 깔아놓고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당시 음식 이름을 지어주면 오래 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둘중 암놈을 연시 숫놈을 홍시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숫놈 홍시는 유독 겁이 많아서 항상 연시 뒤에 숨기 급급했고 암놈 연시는 무서운 와중에도 호기심이 강해서 사람과 멀찍이 떨어진 상태로 여기저기 탐색을 하고 다녔죠.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두녀석 다 저희 앞에 나와서 골골송을 불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렇게 한달간 아무 걱정없이 아기들이 무럭무럭 자라던 어느날 연시가 하루종일 밥을 먹지 않아 어디가 아픈가 싶어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봤습니다. 검사 결과는 범백 이었습니다. 아기 고양이가 걸리면 80% 의 치사율을 지닌 전염 병중에서 아기고양이 에게 최악의병이었지요.
그날 바로 커다란 케이지를 구매해서 연시를 격리 시키고 가장 힘든 관문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강제 급여였죠. 범백에 걸린 고양이들은 식음을 전폐 하기때문에 건강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됩니다. 때문에 강제로 먹여야 해요. 스스로 다시 사료를 먹기 전까지 일주일간 먹기 싫다는 아이를 끌어안고 입자가 고운 치료용 켄을 사다가 주사기에 물과 섞어서 목구멍에 강제로 들이 부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드디어 연시가 혼자 밥을 먹기 시작했고 저희는 이제 괜찮구나 생각했죠 .
그러나 그 다음날 홍시도 밥을 먹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검사결과는 역시 범백 이었죠. 이미 둘다 범백이 걸렸었기에 따로 격리 없이 강제 급여를 시작했습니다. 홍시는 다행이 하루만에 다시 식욕을 회복했고 둘다 살아남아서 참 다행으로 생각했습니다.
그후 안타까운점은 연시는 범백에 장시간 감염된 후유증으로 척추에 문제가 생겨 걸을때마다 휘청거리고 상체를 일으키는게 불가능 해져 위쪽 방향으로는 점프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스스로 꼬리를 무계추 삼아 넘어지지 않는 법을 익혀 잘 걸어다닙니다.
그당시 강제로 끌어안아 밥을먹인 트라우마 때문인지 홍시 연시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저희 에게 안기거나 바로옆에 오진 않습니다. 만져주길 바래서 오더라도 팔을 끝까지 펴서 겨우 만질 거리까지만 가까이 옵니다.
그래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살아남아준 둘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언젠가 이별하는 그때까지 함께할껍니다.
새벽에 괜히 주저리주저리 글을 썻네요
다른 집사님등 모두 냥이들과 행복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