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니긴한데 요즘도 가끔 떠올리면 섬뜩해서 올려보겠음.
때는 몇년 전 겨울이었음.
밤에 슈퍼를 갔다가 돌아오고 있는데 뒤에서 꺄르르륵꺄르륵 신나게 웃는 애기 소리가 들렸음. 그래서 뒤를 돌아봤더니 아빠와 딸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손을 잡고 오고 있었음. 아빠는 패딩에 달린 모자같은걸 쓰고 있었고 딸은 노란색 패딩을 입고 신나서 웃으면서 폴짝폴짝 뛰면서 오고 있었음.
뭐 재밌는 일이 있나보다하고 다시 앞에보고 갔음. 이때 슈퍼에서 집까지 10분정도 걸어야 됐는데 집에 다 와가는데도 뒤에서 걸어오던 부녀가 아무런 대화도 없고 애기 혼자서만 계속 꺄르륵꺄르륵 웃는 소리만 내면서 걷는 거임.
이때부터 뭔가 무서웠음. 아무리 즐거운 일이 있어도 10분정도 되는 시간동안 말 한마디 없이 계속 똑같이 웃을 수가 있나? 아빠는 딸이 옆에서 저렇게 웃으면 반응이라도 해 줄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하면서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집까지 갔음.
아파트 단지가 꽤 큰편이라 다른 길로 갈라져서 갈 줄 알았는데 그 부녀도 같은 건물로 들어왔음. 이때는 1층 살때라서 빠르게 현관문 비밀번호 입력하고 집 들어왔음. 문 닫고 그 앞에 서서 숨고르고 있는데 애기 웃음소리가 안들리는거임. 그래서 그 부녀가 엘레베이터 탔나보다~괜히 오해해서 미안하네~ 이렇게 생각하면서 현관문에 있는 눈구멍? 그런걸로 밖을 봤음. 그랬더니 그 부녀가 우리 집 앞에 조용히 서있는거임. 그렇게 조용히 좀 서있다가 아파트 공동현관문쪽으로 휙 돌아서 나갔음.
요즘도 가끔 생각함. 그 사람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