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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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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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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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파라다이스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에 올린 사진을 위에서부터 번호를 매기자면 1번 2번 3번 그리고 휴게실 티비를 4번으로 말하겠습니다
1번 티비는 전에 말했던 내성발톱 병장이 쥐고 있었습니다
소녀시대 광팬이라 하루 온종일 소녀시대 뮤비만 차봤습니다
그래서 8명이 보라고 있는 티비를 혼자서 보거나 둘이서 봤습니다
2번티비는 예능 티비엿습니다 여기가 가장 사람이 많아서 침대에 4명 5명씩 앉아 잇다가 침대가 주저앉아 간부가 개빡첬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3번 티비는 애니 티비였습니다
애니를 보는 덕후들이 주로 있었습니다
4번 티비는 뉴스 티비였습니다
왠지 모르지만 아무도 컨트롤하지않고 하루 온종일 뉴스만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2,3번 티비를 주로 봤습니다
온종일 그렇게나 보고 싶었던 티비를 보고… 바깥생활은 어떤지 엿보는 그런 하루하루 였습니다
티비를 보고 또 보고 또 봐서 지긋지긋해질 정도로 보고나도 시간이 오후 1시 2시입니다

그러면 휴게실로 갑니다. 휴게실에 가면 오목만 하는 오목빌런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항상 대전상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둑판이 총 3개가 있었고 장기판은 하나가 있었는데
장기와 바둑은 두지 않고 장기로는 알까기 바둑으로는 오목만 뒀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그 3명의 오목광들은 서로끼리는 대전하지 않았습니다
왜인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알까기는 인기종목이라 여러 명이 돌아가며 즐기는 모두의 놀이였습니다
하여튼 티비보다가 심심하면 오목 두다가 지겨우면 알까기 몇 판 하면 오후 3시입니다
시간이 더럽게 안 갑니다

그리고 이제 전화기를 붙들고 아는 지인에게 전화를 겁니다. 처음엔 잘 받아주다가 일주일이 지나니까 안 받기 시작합니다
콜렉트콜이라 그랬을까요? 아니면 군인 새끼가 왜 매일매일 전화나 하고 지랄이야 하고 생각했을까요?
그때지인들은 지금도 알고 지내는 터라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끝내면 3시 10분입니다
아 망할 시간이 더럽게 안 갑니다
파라다이스이긴 한데 뭔가 시간과 공간의 방 같습니다
그렇게 할 일을 다하면 이제 의무병에게 갑니다
의무병들은 항상 뭔가 서류 같은걸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거를 그냥 가서 구경했습니다
이제 3시 20분입니다
저녁은 언제 먹나

PX나 갈까 하면서 슬슬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합니다
제기억으로는 PX 오픈 시간이 있었는데 정확히 몇 시였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환자들은 시간이 넘쳐나서 항상 두셋씩 짝을 지어 PX 오픈론을 갔습니다
당시 저는 걸을 수 없어서 휠체어를 타고 다녔습니다. 물론 병원인지라 하루 온종일 휠체어를 타고도 어디든 갈 수 있었으나, 병실 안에서 밥 먹는 환자들은 PX 출입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걸어 다니는 환자들에게 의뢰를 합니다
보통 과자를 주문하고 과자의 20퍼센트가 의뢰비가 됩니다

그래서 밥 먹기 전에 뭔가 과자파티 같은 게 휴게실에서 종종 벌어집니다 그때마다 오목 빌련 들은 텅텅 빈 1번 티비 근처에 가서 다시 오목을 둡니다
여전히 1번티비에는 소녀시대 뮤비가 나오고, 내성발톱만은 발을 만지작만지작 하면서 뮤비를 보고있습니다
그렇게 과자도 먹고 별 지랄을 다 해도 4~5시밖에 안 됩니다.
티비에서 재밌는 것도 안 하고
다들 잠을 자거나 어디 슬렁슬렁 산책하러 갑니다.
사단병원에서 산책은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왜냐? 산책하다가 군의관에게 걸렸을시 퇴원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답답함을 느끼는 환자들은 산책을 하다가 퇴원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6시 밥을 먹습니다.
밥을 먹고 뭐하냐고요?
똑같습니다.
똑같이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8시쯤 되면
아주 가끔 아이스크림, 컵라면, 건빵 등등 간식을 나눠줍니다.
시기는 정해지지 않고 아마 다른 부대에 남는 게 생기면 환자들에게 나눠줬던 것 같습니다.

양파 맛 캔 음료를 존나줘서 다들 엄청 싫어했는데,
부식을 나눠주는 간부가 이거 버리다가 걸리면 죽인다고 그래서
각자 관물대에 4~5개의 양파 맛 캔 음료를 보관하고 퇴원할 때 몰래 버리고 그랬었습니다.
저도 한번 마셔봤는데 이거 사람이 먹을게 아니더라고요...

9시 슬슬 소등에 들어갑니다
군대군대 불이 꺼지고, 잘 사람은 미리 잡니다
10시 티비도 꺼지고 (자동 꺼짐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오전 9시~오후 10시)
간부가 와서 저녁 점호를 합니다.
근데 자는 사람은 굳이 깨우지 않고
그냥 침대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대충 뭐라 뭐라 씨부렁거리고 끝이 납니다.
11시가 되면 전체 소등이 되어 깜깜해지고 대부분 잠이 듭니다.
몇몇 사람들은 휴게실에 모여서 여전히 오목을 하거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는 끊임 없이 아팠기 때문에 병으로 된 진통제를 맞았습니다.
그 진통제를 맞으면

최고로 하이한 기분이 되어서 온몸에 피가 돌고 기운이 넘치게 됩니다.
그러면 오전 1시쯤 휠체어를 타고 미친 듯이 병실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잠이 들곤 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휠체어 괴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게 저는 1~2시쯤 잠을 자고 일어나서 다시 아침으로 돌아갑니다.
파라다이스의 하루 끝
px의 난
그러던 어느 날!! 파라다이스의 대격변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파라다이스의 주민이 PX 오픈론을 하는 바람에, 물건이 동나서 그곳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이 PX를 이용하지 못하는 강우가 왕왕 발생해, 병사들이 시바 환자 새끼들이 과자랑 냉동 다 처먹는다고 사단병원 대장에게 건의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환자들은 PX 금지를 당하고 모두 공황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날 참 많은 파라다이스 인들이 부대로 복귀하였습니다

아 저 새끼들 다 가라 엿 네
병실이 반이나 비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오목 빌련 3명,내성발톱 빌련, 머리에 배망을 두른 키가 2미터가 넘는 거인, 하루종일 빨간 색종이로 장미만 접는 이상한 아저씨, 맨날 등 아프다면서 휠체어로 병실 질주하는 정신병자 (티타늄맨).
병실내에서 기인으로 알려진 자들만이 남았습니다
평소엔 교류가 없던 괴인들이 전무후무한 재난 앞에 하나로 똘똘 뭉첫습니다
각자 관물대에 쟁여두었던 과자를 모아 공평하게 나눴습니다
그때 당시 진짜 아파서 입원한 몇몇 환자들이 있었으나 그들은 우리에게 있어서 외지인일 뿐이었습니다
믿을 건 서로서로 가짜 환자라고 알고 있는 괴인들뿐
그렇게 긴급 사재 과자 배식이 나뉘고 모두 민심이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나눈 과자로 버틸 수 있는 건 대략 짐작하여 약 3일!

그전에 PX 입장권을 되찾지 않으면 시간과 공간의 방에서 굶어 죽는 수밖에 없엇습니다
우선 모인 괴인들 중 가장 계급이 높았던 건 내성발톱맨이었습니다. 모두가 그 사람이 총대를 매고 한마디 하라고 하였으나 유서깊은 폐급인 내성발톱맨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소녀시대 뮤비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내성발톱만을 제외한 회의가 재개되었습니다

배망아저씨는 일병이었으나 나이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30대 초반인가 그랬었을 겁니다. 결국, 우리 괴인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배망아저씨가 간부에게 한마디 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있었습니다 간부 실로 간 뒤 20분 뒤 어두운 얼굴로 배망아저씨가 돌아왔습니다

표정을 본 우리는 아 망했구나 실패했구나 우린다. 굶어 죽겠구나! (사실 밥을 줘서 굶어 죽진 않습니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배망아저씨가 협상에 성공 했다고 합니다
다만 협상 조건이 매우 난처하였습니다
1번. 모든 환자 면도 내일 아침에 검사 시 한 명이라도 수염이 있으면 결렬
2번. PX의 첫 입장은 병사 그 뒤로 환자 그 뒤로 병사 이렇게 한 명 한 명씩 입장한다
이 두 가지 였습니다
1번의 경우 진짜 아픈 사람들은 자대에서 실려온 지 얼마 안 되어 수염이 없고, 괴인들만 수염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괴인들은 PX를 너무나 갈망하였기에 바로 그 자리에서 면도를 하였습니다
2번 조건이 꽤 힘든 조건이었습니다
왜냐? 병사들이 일과가 끝나야지 PX에 출입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무얼 하는지 모르지만, 병사들은 항상 좀 느지막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오픈런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갈 수 있는 게 어디 나며 서로 수고했다고 다독이며 PX의 난이 종료됩니다.
빠르게 얘기했지만 PX의 난에서 실제 욕설도 오가고 의무병들이랑 멱살도 잡고 험악한 사건도 많았는데 최대한 유쾌하게 얘기해봣습니다
앞으로 본편에 나올 얘기가 너무 어두워서
중간에 하나 섞어봤습니다.
아직 파라다이스 얘기도 끝도없이 남았습니다만, 여기까지만 쓸려고 합니다
그럼 본편으로 뵙겠습니다.
이제부터 본편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가 되버립니다.
기대해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