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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고 롤 계정 삭제함

이병건치이병헌
24.02.25
·
조회 10025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흥미로운 글을 봤다.

 

‘대놓고 순수 지능만을 평가하는 국가 시험’이었나 그런 제목이었다.

 

감히 내 지능을 국가가 평가해?라는 오만함으로 게시글을 클릭하고 정확히 3분만에 난 좌절했다.

 

해당 글에는 LEET(법학적성시험)라고 불리는 시험의 한 지문이 나와있었는데,

 

이 시험은 말 그대로 머리 공부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별해서 고시낭인을 줄이는 테스트라고 한다.

 

즉, ‘안된다 싶으면 시간 낭비 하지 말고 포기하고 딴 길 찾아라’ 이런 느낌의 시험이었다.

 

 

문제는 예시로 나온 한 지문이었다.

 

 

논리와 추리 쪽을 담당하는 문제 지문 중 하나라는데, 시험에서는 이 지문을 한 2~3분내로 풀어야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문을 읽자마자 든 생각은

 

 

 

음…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2분은 커녕 5분을 반복해서 읽었는데도 문맥 파악이 제대로 안됐다.

 

물론 지문을 읽었던 당시가 한 20시간넘게 무수면 상태라 머리가 반 쯤 맛이 간 상태였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스스로를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난 그냥 빡대가리였던 것 같다.

 


 

아무튼,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다가 어떤 한 댓글이 내 어그로를 제대로 끌어버렸는데,

 

‘나 유튜브에서 진심 천재 봤는데 이면서다 이 사람 공인중개사 10일만에 붙고 변호사도 몇 개월만에 합격함’

 

대충 이런 댓글이었다.

 

변호사는 몰라도 최소한 내가 공인중개사 시험은 봤었기에, 이 댓글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는 잘 알고있다.

 

또 어디서 이상한 어그로나 끄는 저질 유튜브 채널이겠지 하고 들어가 봤는데, 그런 채널은 아니었다.

 

꺼무위키에 검색을 해보니 스펙이나 지능 수준이 엘리트 오브 엘리트였던 것은 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공중사 10일 컷은 좀 선을 넘은 것이 아닌가 해서 해당 채널 주인이 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 책이 바로 이 책 되시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구라안치고 딱 세 줄 요약이 가능하다.

 

지금껏 다양한 책들을 읽어왔는데, 누군가 나한테 ‘진짜 딱 세줄요약 되는 책 있냐’라고 물어본다면 이 책을 내밀 거 같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1. 수 많은 공부법이 있지만, 개인이 처한 환경과 유전자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2. 원래 인간은 공부 의지가 약하니, 일단 공부법을 찾기전에 ‘충분히 공부하고 있는가?’부터 스스로 점검해라.
  3. 스스로 적절한 위기상황을 조성하고 이를 활용해서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라.

 

진짜 이게 끝이다. 책이 페이지 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약 200페이지 정도는 되는데,

 

저자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진짜 저렇게 딱 세 줄이면 214페이지 다 읽은거다.

 

그 외의 내용들은 저 세가지를 말하기 위한 미사여구 및 같은 내용의 반복, 그리고 저자 본인의 인생담들만 들어있다.

 


 

조금 더 책의 내용을 보강하자면, 요즘 나오는 유전자론, 태생론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공부머리도, 심지어 노력조차도 유전자빨이란게 밝혀지긴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의 머리, 평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가 평균보다 한참 이상이거나 한참 이하일 확률은 극히 적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거나 검사할 여력도 되지 않으니,

 

일단 나는 최소한 ‘평균의 지능과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상태에서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 된다는 단순한 논리다. 이 책의 핵심중 하나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적절한 위기 상황을 조성하기'인데, 내가 스스로를 실제로 위기 상황에 처하게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

 

내가 쳐낼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쳐내는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게 설령 극단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아니 ‘적당한 위기 상황을 조성하기’라면서 어떻게 ‘극단적’과 같이 붙을 수 있나? 이거 모순아닌가? 라고 생각한다면 다음의 예시를 읽어보자.

 


 

내가 공부를 해야하는데, 롤이 너무 재밌어서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롤 계정을 삭제하면 된다.

 

물론 다시 새로 계정을 파면 그만이긴 하지만, 최소한 랭크게임을 돌리는 유저는 30레벨까지 키워야 하는 엄청난 번거로움을 다시 거쳐야한다.

 

롤 계정을 삭제한다고 절대 내가 엄청난 위기에 놓이진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극단적이기도 하다. 돌이킬 수 없으니깐.

 

이렇게 ‘적당한 위기 상황’과 ‘극단적’은 사실 공존할 수 있다. 물론 이 책 본문에는 이런 내용은 안적혀있고 내 사견이다.

 

그래도 저자와 내가 어느정도 통하는 점은 있었다.

 

사실 본인도 이런 방법을 예전부터 꽤 자주 써왔기 때문이다.

 

본인도 게임을 매우 좋아하는데, 어느정도냐면 인생의 4/5는 게임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뭔가를 하는데 지금 하고있는 게임이 방해가 된다면, 있는 아이템을 다 갈아버리거나 계정을 삭제하는 식의 극단적인 방법을 꽤 자주 써먹긴 했다.

 

물론 정말 애정이 가게 했던 게임들은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일주일 미접속 이런걸로 정을 끊어버리곤 한다.

 

생각외로 여러분들이 집착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한 일주일~길게는 한 달 정도 접속을 하지 않으면 놀랍게도 애정이 팍 식게된다.

 

당장 하루 이틀은 접속해서 숙제빼고 이벤트 보상 안받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지만, 그걸 참고 한 일주일이 지나면 신기할 정도로 미련이 사라지게 된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고 본인의 롤 계정 2개를 삭제했다.

 

참고로 롤은 회원탈퇴를 하면 되돌릴 유예기간조차 없이 가차없이 즉시영구삭제를 해버린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자 때문에 롤 계정을 삭제하게 된 것은 아니고,

 

최근 할 일이 많아져서 게임을 접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계정삭제에 손이 안가던 와중

 

이 책이 결정타 역할을 해줬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사실 본인은 롤을 작년에 처음으로 시작했다

 

계정이 22년도 생성이긴 하지만, 사실 저 때 생성만 해놓고 게임을 거의 안했으니 사실상 23년도부터 했다고 보면 된다.

 

롤을 했던 이유는 자의가 아니었다. 썰을 좀 풀자면

 

원래 본인은 롤이 나오기 전에 유행했던 AOS게임인 카오스 고인물이었다.

 

다만, 초창기 롤이 오픈했을 때 카오스 유저 대부분이 롤로 이동한 반면, 본인은 ‘어디서 저딴 근본 없는 파쿠리게임 따위를!’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AOS게임 자체를 접어버렸다.

 

그리고 약 7년 후, 본인의 가슴을 설레게 한 게임이 나타났으니…그건 바로

당시 트레일러를 보고 오금이 지리는 경험을 한 본인은 당시 한창 즐기던 검은사막 템을 모두 부숴버리고

 

히오스를 미친듯이 하기 시작했다.

 

사실 방장 방송을 보기 시작한 것도 히오스 때문이었다.

 

계정을 정말 여러개를 썼었는데, 본 계정 레벨만 900이 넘었으니 10개가 넘는 부계정들까지 다 합하면 레벨이 2000은 족히 넘었을거다.

 

결론만 말하자면, 히오스도 계정을 삭제했다. 물론 히오스계정 삭제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 위한 이유가 아니었고

 

그냥 ‘님폰없?’사태때 딥빡해서 계정을 삭제해버렸다.

 


 

암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본인의 히오스 티어는 그랜드마스터였다.

 

물론 그마 100위권 밖이긴 했지만 그래도 꼴에 그마는 그마였다.

 

내가 롤을 하게된건 결과적으론 히오스 때문이었다.

 

당시 히오스를 하며 알게된 멤버들이 몇 있는데, 이 놈들이 히오스를 접은 이후 롤을 하기 시작했고, 주기적으로 나에게 도발을 걸어왔다.

 

‘히오스 그마는 롤가면 실버도 간당간당하다’

 

결론적으로 그놈들의 도발은 성공적이었다. 참참못을 해버린 내가 증명을 해보이겠다며 롤을 시작해버린 것이다.

 

솔직히 한 2주일동안은 정말 고역이었다. 히오스의 그 불량한 맛에 길들여져버린 나에게 롤은 너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계속 하다보니깐 재밌긴 하더라…

 

 

결과만 놓고 말하자면, 입문한 지 2개월 만에 골드를 달성했다(에메랄드 티어가 없던시절)

 

그리고 접기 전, 그니까 한 계정레벨 70대 정도에서 플레를 찍었다(에메생긴 이후)

 

결론적으로 그 인간들에게 증명을 해보이며 싸물어를 시전할 순 있었지만, 그 영향으로 난 롤에 빠져버리게 됐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자면, 일단 저자가 말한 공인중개사 10일 컷은 거짓말은 아닌거 같다.

 

다만, 책에도 본인이 금융과 법조계 관련된 공부를 해왔고 그쪽에 몸담을 생각이 있었으며,

 

공중사를 따게 된 계기도 본인이 차린 법인에 대표로 있으려면 공인중개사여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다고 적혀있다.

 

뭐 보나마나 중개법인 관련된 회사를 차리려 했던 거라고 생각한다. 중개법인의 대표는 무조건 공인중개사여야 하니깐.

 

그리고 유튜브도 좀 살펴봤는데, 결론은 노베이스 10일은 아닌듯 하다. 원래부터 경제, 법, 부동산을 잘 알던 사람이었다.

 

공인중개사가 경제랑 법관련 내용을 굉장히 많이 다루는 과목이라서 해당 분야들을 공부했다면 10일 컷이 불가능은 아니다.

 

게다가 저자 자체가 굉장한 엘리트이니까 충분히 가능하다 생각한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웃긴점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였던 '공중사 10일 컷'은 어이없게도 책 본문에서 끽해야 딱 한 두 줄 정도만 언급하고 끝난다는 것이다.

 

변호사 시험 합격도 마찬가지 한 두 줄만 언급하고 끝이다.

 


 

결론은, 굳이 책을 읽어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저 세 줄 요약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책의 난이도 : ★☆☆☆☆☆

개인적 추천 : ★☆☆☆☆☆

댓글
알도르평화감시단
24.02.25
BEST
스스로 위기를 연출하고
깔끔하게 반격하여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것
이것이 킹의 듀얼이다
어려워서잘풀겠는데요
24.02.25
BEST
회원님의 글 내용과는 별개긴 하지만...
"생각외로 여러분들이 집착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한 일주일~길게는 한 달 정도 접속을 하지 않으면 놀랍게도 애정이 팍 식게된다."
저도 그렇습니다. 한창 어떤 게임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는데, 시험 기간과 겹쳐서 한 2주 못 했더니 어느새 그 게임을 지우고 있더군요.
처음에는 그게 영겁의 고통인 줄 알았으나 지나고 나니 괜찮아졌습니다. 그리고 그게 한두 번이 아니었죠.
침하하를 돌아다니다 흥미로운 글을 봤네요. 잘 읽었습니다.
중구가시키드나비아반도
24.02.26
빡머가리 법지식 노베이스 인 제가 7개월에 공인중개사 동차했으니 맞는말인거같슴다
엉덩이 가벼워서 열심히도 못했지만서도 어찌저찌 붙음 운빨개좋음 이번셤 넘 어려웠자너
답은 ㄴ 인거같슴다 빡이라 또 틀리겠지.. 해지만 항상 언어는 3등급 이었다구...
이병건치이병헌 글쓴이
24.02.29
저보다 훨씬 나으십니다. 제가 추론능력이 좀 부족한가봐요
치킨엔생맥주
24.02.26
오 1분20초정도 걸린것 같은데 맞춤. 나도 혹시..?
이병건치이병헌 글쓴이
24.02.29
와 1분대는 재능인데
침펄풍심철단특옥통룩몽백쌍
24.02.26
님 히오스 플탐이 제일 놀라운데요
이병건치이병헌 글쓴이
24.02.29
에이보르
24.02.26
저도 게임을 끊는 과정이 비슷했던 터라 그 부분에서 특히 공감이 많이 됐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병건치이병헌 글쓴이
24.02.29
겟쌍1342
24.02.27
침하하는 탈퇴할 수 없는걸........
이병건치이병헌 글쓴이
24.02.29
드니빌뇌브
24.02.28
바로 이전 글에서 롤 한판 하느라 글 늦게 올리셨다고 하셔서 댓글 달았었는데 바로 계삭글이시네요;; 당황당황
이병건치이병헌 글쓴이
24.02.29
엇 어떤글이 삭제됐나 보네요. 제가 삭제한 기억은 없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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