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집에 대충 ‘초등학생들을 위한 만화로 읽는 속담사전’이런 제목의 교육만화가 있었음 당시 유행하던 그리스로마신화나 살아남기 시리즈의 세련된 그림체와 다르게 살짝 틀스타일의 익살스러운 그림채로 그려졌는데 꽤 재밌어서 수십번 읽었었음
그 중 한 에피소드를 저학년이던 본인은 열번을 읽어도 이해를 못하다가 10년후에야 진상을 깨닫고 이마를 탁쳤었는데 그 이야기를 침하하 횐님들과 공유해보고자 함
제목: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
옛날옛적 조선시대에 한 선비가 과거를 보기위해 길을 걷고 있었다. 이 선비로 말하자면 초장수생으로 딱히 실력은 없었으며 중년에 다다르는 나이까지 번번히 낙방했음에도 입신양명의 꿈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선비가 산길을 걷던 중 날이 저물어 묵을 곳을 급하게 찾는데 때마침 주막이 나와 들어가니 노처녀 주모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주막이었다. 밥과 술이 나오고 선비가 요기하는 동안 주모와 선비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곧 서로의 신세 한탄으로 이어졌다.
주모는 자신은 부모를 일찍여의고 남겨진 주막을 운영한다고 바쁘게 지내느라 좋은 시절 다 보내고 혼기를 놓친것을 한탄했다.
선비 또한 공부에 매진하느라 여지것 장가도 가지 못한것을 한탄하고 자신은 공부에 통달했으며 장원이 가능한 실력이라며 허풍을 쳤다. 여지껏 과거에 붙지 못한 것은 어머니의 병환, 불합리한 문제선정 때문이며 이번에야 말로 급제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서로가 마음에 들었는지 혼인을 약속했으며 선비가 과거에 붙고 돌아오는 길에 주막에 들러 그녀를 대리고 가기로 했다. 그날 밤 둘은 뭔가를 한 거 같다(깊은 밤 초가집 위로 하트가 뿅뿅 올라오는 그림)
떠나는 선비를 배웅하고 대감집 마나님이 될 생각에 꿈에 젖은 나날을 보내던 주모에게 드디어 선비가 돌아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털래털래 다가온 선비가 말했다.
“마누라, 낙방했소. 미안하오..”
그제서야 속은 것을 깨달은 주모는 화가 치밀어올랐다. 순진한 자신을 속여 밤에 무언가?를 한 주제에 이제는 아예 남편 노릇을 하려든다니?
주모는 당장 이 불한당의 귀를 붙잡고 관아로 달려갔다.
원님에게 사건의 개요을 설명한 주모는 덛붙여 원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꿀단지와 혀가있다고 칩시다. 혀가 꿀단지로 들어가 꿀을 핥으면 혀가 이득입니까? 꿀단지가 이득입니까?”
원님은 이를듣고 깨닫는 바가 있었는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고건 맞찌 하고 중얼거렸다.
선비는 자신에게 불리하다 느꼈는지 필사적으로 외쳤다
“원님! 귀가 근질거려 나뭇가지를 똑 따서 귓구멍을 후비면 나뭇가지가 이득입니까 귓구멍이 이득입니까??”
원님은 이 말을 듣고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고것도 맞지… 하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원님은 결국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 둘다 이득을 보았으니 그냥 좋게 넘어가거라! 하고 사건을 종결시켜버렸다.
초딩 땐 왜 주모랑 선비가 이 말도안되는 비유를 드는지, 주변인들은 왜 이 개소리를 듣고 납득하고 넘어가는지 이해가 안됐었는데 어느새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나이가 돼버렸잖슴…
무슨 민담같은데 작가님이 왜 이걸로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를 설명하려하셨는지는 잘 몰르겠슴
이걸 왜 초딩들 보는 만화에 넣었는지는 더 몰르겠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