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럭비! 하인즈워드! 공 가진 놈 때려눕히는 거 맞죠?
‘미식축구’와는 다르다!
이건 미식축구
이게 럭비
?? 별로 다르지도 않네
사실 그렇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럭비’라는 이름을 들으면 미식축구를 떠올리시더라구요
글을 쓰고 있는 저도 3년 전 쯤부터 럭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는
미식축구랑 다른 건 알겠는데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는 그런 상태였고요.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인 23년 3월 25일 코리아 슈퍼럭비 리그가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응원하는 팀이 첫 출전을 해서 큰 점수차로 패배한 기념으로 럭비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1. 럭비란 어떤 스포츠일까?
저는 개인적으로 남들 다 아는 사실을 저 혼자 새롭게 비유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럭비는….
15명이 공을 들고 단체로 레슬링을 하는 스포츠입니다.
정말로요.

이렇게 공을 들고 달리면

태클을 걸어줍니다
태클을 당한 선수가 넘어진다면

이렇게 눌러 줍니다
약 80분의 시간 동안 이걸 반복하는 스포츠입니다.
가끔 주변 사람에게 럭비 츄라이를 해보곤 하는데,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UFC나 격투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흥미를 가지더군요…

경기장은 이렇게 생겼는데요, 축구장과 전체적인 크기는 유사하다고 합니다.
H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럭비에서 사용하는 골대인데요, 골대 너머의 공간을 ‘골 에어리어’라고 합니다.
선수들은 저 골 에어리어까지 공을 들고 가야 합니다.
어떻게요?

뛰라니까요

상대편 선수가 거치적거린다면 한 손으로 밀어내며 달리면 됩니다.
그럼 상대편 선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넘어뜨린다니까요
그럼 태클 걸렸을 땐 어떻게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감히 나에게 태클 건 놈을 들쳐매고 뛰면 됩니다.
보세요 저 아무것도 못하는 거
내가 이렇게 들고 있으면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네 모든 선수가 저런 괴물 같은 피지컬을 가질 순 없습니다.
저 상황도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죠.

대부분은 이렇게, 양측 선수들이 득달 같이 달려와서 떨어진 공을 주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 공에 직접 손을 대서는 안 되고,
양팀 선수가 서로를 어깨로 밀어내며 공을 자기 몸으로 덮어야 합니다.
공을 안전하게 확보해내면 공에 손 주워서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을 럭Ruck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태클을 당한 선수가 넘어졌을 때 얘기고, 만약 서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워 있나 서 있나 차이입니다.
밀어 붙입니다. 서 있는 선수 좀 보세요 숨막혀 죽을라 하는 거
이 상황을 몰Maul이라고 하는데, 사실 태클을 할 때 연출되는 상황은 아닙니다.
언제 몰이 형성되는지는 좀 이따 아래에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튼 몰 상황일 때는, 양 측 선수는 저 선수들의 덩어리?를 밀어낼 수 있습니다.
단, 몰의 측면에서 힘을 가하면 안 되고, 반드시 자기 팀 선수 중 가장 뒤에 있는 선수의 후방에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저 때 공을 가진 팀은 이리저리 공을 옮기며 패스를 할 기회를 보는데, 마치 야바위를 방불케 합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공은 저쪽으로 빠졌는데 선수들만 뒤엉켜 있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위 사진에서도 공은 안 보이죠?
선수들도 사실 어디 있는지 몰라서 찾고 있는 겁니다.(아님)
자, 아무튼 여기서 공을 빼냈으면 패스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 시원하게 던져버릴까요?

안 됩니다.
럭비에서는 패스를 반드시 뒤로만 해야 합니다. 전진패스를 시도할 경우 주요한 반칙입니다.
이 부분이 미식축구와의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하죠
이 규칙은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실수로 공을 놓쳤을 때도 공이 앞으로 간다면 반칙으로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을 앞으로 보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발로 차면 됩니다.
킥을 통한 패스는 어느 방향으로든 가능합니다.
축구에서 크로스를 올리듯 높이 띄울 때도 있고
치달을 하는 것처럼 짧고 빠르게 차서 공을 따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원형의 공이라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많이 차도 두 번이지
세 번 넘게 차면서 드리블을 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습니다.
그런데 괜히 그러다가 공이 이상하게 튀어서 경기장 밖으로 나가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라인 아웃Line Out입니다.
축구에서의 스로인과 유사한데, 럭비에서는 원하는 선수에게 공을 던질 수 없습니다.
라인아웃이 시작되면, 공을 들고 있는 선수 앞에 양팀이 각각 한 줄로 정렬합니다.
공을 든 선수는, 그 두 줄 사이로 공을 던져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심판을 향해 던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필드의 선수들은
이렇게… 같은 팀 선수의 어깨를 이용해 높이높이 올라가서 공을 잡아냅니다.
저 높이에서 추락했다간 매우 큰 부상이 있기 때문에,
럭비에서는 공중에 뜬 상태인 선수를 향한 태클을 매우 심각한 반칙으로 규정합니다.
아무리 공을 두 팀 가운데로 던진다고 해도,
자기 팀과는 신호를 주고 받아 타이밍에서 우위를 가져오기 때문에
대부분 라인아웃은 공을 던지는 팀이 가져가는 편입니다.
물론 답답하게 스틸 당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습니다.
보통 이렇게 라인 아웃이 있은 직후에, 위에서 설명한 몰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을 잡은 선수는 아찔한 높이까지 올라가는 것도 모자라서
땅을 밟자마자 저 수많은 선수들에게 선 채로 눌려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역시 럭비의 꽃, 스크럼Scrum입니다.
공을 앞쪽으로 놓치는 노크온Knock-on 등 가벼운 반칙이 발생했을 때, 공의 소유권을 정하기 위해 실시합니다.
각 팀 선수는 3명, 4명, 1명이 저러한 구조로 몸을 단단히 엮습니다.
심판의 Crouch, Bind, Set의 구령에 맞추어서,
Crouch - 몸을 숙이고
Bind - 자신과 접촉한 선수를 단단히 틀어쥔 뒤,
Set - 상대팀을 밀어냅니다.
그때 스크럼에 우선권을 가진 팀의 선수가

이렇게 자기 팀을 톡 건드려 신호를 준 후, 공을 스크럼 안으로 굴려넣습니다.
스크럼의 첫 번째 줄, 상대팀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세 명의 선수 중 가운데 선수의 포지션은 후커Hooker라고 하는데,
이 선수가 발을 뻗어 공을 뒤로 보냅니다.
그럼 뒷줄의 선수들도 공을 발로 차서 뒤로 보내고,
최종적으로 맨 뒤에 도착한 공을, 아까 공을 넣은 선수가 빼내서 사용합니다.
물론, 럭 상황과 같이 상대팀 선수가 우리 팀을 밀어낸다면, 공은 상대팀이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정말 죽어라 밀어내는데,
체력이 떨어지는 경기 후반으로 갈 수록 온갖 곡소리가 다 터져나옵니다.
과연 상남자의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이유인데, 이제 보니까 사진 속 선수분들은 여성이시군요.
은연 중에 성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지 우리 모두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럭비는 상인간의 스포츠입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승패를 가리는 스포츠, 럭비였습니다.
경기를 보다보면 인간의 신체는 정말 튼튼하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코리아 슈퍼럭비 리그가 진행 중이어서, 유튜브 Korea rugby union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있습니다.
링크를 직접 올리는 게 문제가 될지는 모르겠네요..
국내 럭비 시장이 매우 작은 관계로, 아직은 실업팀, 대학팀이 주축이고, 팀도 7개 남짓입니다만…
해당 채널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경기 중계 영상도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경기는 4월 1일 토요일 오전 11시네요.
저는 미국 럭비로 입문했는데요, 미국에서도 럭비는 마이너 스포츠라 2018년에 출범했습니다..
Major league rugby라는 리그인데, the rugby network라는 사이트를 통해
전 경기를 무료로 생중계, 다시보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럭비는 유럽과 오세아니아가 강세인데, 그쪽 경기는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는군요..
사실 이렇게 긴 정보성 글 써보는 것도 처음이고, 시간도 시간이라 졸려서 끝까지 다 쓰지는 못하겠네요..
분명 쓸 때는 25일이었는데 올리는 건 26일…
분명 시작할 땐 미식축구와의 차이점을 써보고 싶었는데 그건 나중에 써야겠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득점 방식, 포지션 명칭 및 역할 등도 정리해서 써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나마 럭비 홍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수정 및 피드백 환영입니다!
+) [럭비]에 대해 알아보자 2 -득점과 반칙- https://chimhaha.net/other_sports/1781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