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기지에서 보내드립니다.
이제 세종기지의 연구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2주 뒤면 아마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겠네요.

1번 사진은 마리안소만을 세종기지쪽에서 바라보는 사진입니다. 맑은 날이 며칠 없는데 그나마 잘 찍힌 사진이네요.
남극은 맑은날이 손에 꼽습니다. 열흘에 1~2번 정도입니다. 맑은 날이 되면 저렇게 색이 선명하게 살아나기 때문에 사진 찍기 좋은 느낌입니다.

2번 사진은 세종기지 근처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백두봉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백두봉에는 태극기가 있어서 태극기를 펼치고 동료와 찍은 사진이 있긴 한데 동료 박사님들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풍경사진만 보내드립니다.

3번 사진은 동료 박사님으로부터 도망치는 젠투입니다. 연구원들이 서있을 때는 펭귄들이 무서워서 오질 않는데 앉아있으면 엄청 가까이 옵니다. 저희 연구팀은 그렇게 앉아서 기다리다가 펭귄이 배설하면 얼른 가서 펭귄 배설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펭귄이 배설하는 소리가 디즈니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소리가 납니다.
그렇게 배설물 채취하려고 일어서면 펭귄들이 도망가는데 그때 동료로부터 제가 있는 쪽으로 도망 온 펭귄들입니다. 동료 박사님이 펭귄들과 인사하는 장면도 있긴 합니다만 나중에 허락 받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4번 사진은 절벽위에 서있는 턱끈 펭귄들입니다. 세종기지 근처 ASPA171의 펭귄은 크게 2종류입니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인데요, 턱끈펭귄은 턱에 끈이 있어서 턱끈펭귄입니다. 서식지는 비슷하지만 턱끈이가 좀 더 절벽이나 가파른 곳에 살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펭귄들이 다 꼬질꼬질한데 여름이라 눈이 녹아 진창으로 변해서 몸에 진흙이 많이 묻어 있습니다.

5번 사진은 바다 근처의 펭귄입니다. 4번과 달리 상당히 반질반질 합니다. 여기는 칠레기지와 가까운 아들레이섬이라는 곳인데 젠투가 많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식생이 풍부하고 눈이 적어서 특징적인 곳이죠. 여기 있는 아들레이 호수가 상당히 생태계가 잘 갖추어져 있어 인상깊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남극의 생태계를 소개드려볼까 합니다.

7번 사진은 남극 도둑갈매기, 스쿠아와 스쿠아들의 목욕탕입니다. 보통 이 정도로 가까이 오는 일은 없는데 이 녀석은 호기심이 강하고 용감했는지 샘플링하는 도중 저희 연구팀 몰래 워킹스틱을 몇번 쪼고는 도망쳤습니다. 뒤로 세종기지가 보이는데 세종기지 근처의 스쿠아 목욕탕에는 짝이 없는 스쿠아들이 때를 지어 이곳에서 부킹을 하고 있다는 다른 연구원분의 설명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
이번에 올리는 사진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3월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