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물 공부하는 대학생입니다.
침착맨님이 떠올리신 궁금증을 궤도님과 함께 잘 해결하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어서 몇 자 남겨봅니다.
진화의 개념은 잘 해결하셨지만 침착맨님이 언뜻 던지신 방향성에 대한 질문은 중간에 잊혀진 것 같습니다. 진화에 방향성이 없는데 왜 간단한 단세포 생물에서 복잡한 인간의 형태로 진화가 이루어졌을까요? 진화는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일어나는 것일까요?
<풀 하우스>라는 책에 담긴 스티븐 제이 굴드 라는 진화생물학자의 의견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궤도님이 잘 설명해주신 것 처럼 진화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하고, 변이 중 생존에 적절한 것 만이 존속하면서 다양한 생명체가 만들어집니다. 결국 진화적 시간이 흐르면, 다양성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 처럼 보일까요? 굴드는 더 이상 단순해질 수 없어서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 처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진화의 출발점이 더 이상 단순해질 수 없는 단세포생물의 형태였기 때문에 거기서 더 단순해지는 쪽의 다양성이 발생하면 생물로 생존할 수 없어서 사라집니다. 반면에 복잡해지는 쪽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복잡한 쪽의 다양성은 쭉쭉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아래는 <풀 하우스>에 나오는 그림입니다. 표의 왼쪽에 벽이 있죠. 그 이상 간단해지면 생존할 수 없어 존재하는 벽입니다. 생물은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왼쪽(간단)과 오른쪽(복잡)으로 모두 뻗어나가려 하지만 왼쪽은 벽에 막혀서 오른쪽으로만 뻗어나간 것입니다.

이것 또한 굴드의 해석일 뿐이기 때문에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진리가 아닐 수 있지만, 진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요약
- 진화는 의도나 목적 없이 생물의 다양성을 증가시킨다.
- 출발이 너무 간단했기 때문에 더 단순한 쪽으로는 다양성이 증가하지 못하고, 복잡한 쪽으로만 다양성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