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횐님들. 저는 방학 중인 대학생인지라 시간이 많아 또 글을 뚝딱 써왔습니다.
게시물을 너무 많이 쓰면 왠지 눈치보여서, 한 번에 이집트 유적들을 다 담으려고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이 게시물에서는 주로 신전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저는 여행을 잠깐 했지, 학자는 아니라는 점 유의해 주시고 읽어주심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저번에 ‘박시시 후기’를 달라고 하신 분들이 있어서 1달러 뜯긴 썰을 먼저 풀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하트셉수스 장례신전. 멀리서 찍은 사진이 마땅치 않아 근접샷ㅎㅎ)
여기는 하트셉수스 장례신전입니다. 보시면 오시리스들이 기둥에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여성 파라오였던 하트셉수스의 신전으로, 일직선 상에 멀~리 카르나크 신전의 탑문이 보입니다.

(카르나크 신전의 탑문이 저~멀리 보입니다. 확대 샷)
아무튼!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보통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역할을 부여받은 동네 아저씨로 추정)
이 아저씨들이 반가운 얼굴로 설명을 해준다거나, 사진 찍어준다던가 하면 무조건 박시시를 노리는 것입니다.
근데 사실 설명해주는게 엉터리인 경우가 많습니다ㅋㅋㅋ
박시시는 난 모르오~하고 넘기면 안 줄 수 있습니다만, 딱 한번 이곳에서 1달러를 드린적이 있습니다.
유적지에는 못 들어가게 줄 쳐놓은 곳이나 사진 찍기 불편한 곳도 있습니다.
하트셉수스 장례신전에서도 그랬는데, 제가 기웃기웃 ‘잘 안 보이잖슴~~’하고 있으니 앞에 있던 아저씨가 스무스하게 제 폰을 가져가서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평소라면 저도 넘어가지 않았을 텐데… 안 보이는 곳을 기웃거리며 망설이다가 그만 홀라당 넘어가버렸습니다…
아저씨들이 너무 해맑고 제 사진까지 찍어주셨기에 ‘옛다..알겠다구요’하고 1달러 박시시를 드렸습니다. 사실 웃겼답니다.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아저씨가 찍어준 사진들. 은근 나쁘진 않지만… 두번째는 웃참하다 폰을 되찾아오는 모습입니다.)

(나일강 모습. 이집트는 일몰이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나일강의 모습입니다. 아스완 유적지들은 조그만한 배 타고 이동하는게 많았어서, 유람을 많이 했습니다.
근데 여기 운전자 아저씨들은 부업으로 배 위에서 또 뭘 팝니다. 스카프 이쁘다고 해서 땡큐했는데, 자기 스카프를 팔려던 빌드업이어서 어이없었던 기억이ㅋㅋㅋ


(필라에 섬에서 찍은 사진들)
이시스 신전이 있는 아스완의 필라에 섬입니다. 사실 진짜 필라에 섬은 거의 잠겨서, 비슷한 옆 섬으로 신전을 옮겼는데, 편의상 필라에 섬이라고 부르는 듯?
프톨레마이오스 시절 신전이라 보존 상태도 너무 좋고, 굉장히 정교해서 아름다웠던 기억이 납니다. 기독교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4짤).
세번째 사진은 날개를 펼친 이시스 여신이 남편 오시리스를 지켜주는 모습입니다. ㅎㅎ 훈훈


(첫번째 사진은 창문, 두번째는 옥상으로 올라가다보니 있던 다른 방)
여기는 덴데라의 하토르 신전입니다. 외부 모습은 다른 신전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 내부가 엄청 이뻤습니다.

(덴데라 전구 벽화)
음모론자들이 좋아하는 덴데라 전구 (대충 이집트에는 첨단 기술이 있어 램프를 썼다나 뭐라나..) 벽화도 여기 있습니다. 사실 벽의 문자들을 해석하면 신화의 한 장면을 묘사하는 그림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연꽃 안에서 태양신이 태어남을 나타낸답니다.
누트 신(하늘)의 자궁을 나타내는 전구 모양 안, 뱀(태양신)이 들어있는 모습은 그것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전구의 아래쪽은 제드의 기둥으로, 오시리스의 척추뼈를 의미합니다. (솔직히 배경 모르고 보면 좀 전구 밑부분처럼 보입니다 ㅋㅋ) 저도 자세히는 기억이 잘 안나니, 궁금하시면 더 찾아보시면 될 듯.

(덴데라 천궁도가 있던 곳. 지금 원본은 프랑스에 ㅠㅠ)
암튼 이 신전은 내부가 너무 이뻐요. 천장벽화도 그렇습니다. 유명한 덴데라 천궁도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누트 신이 그려진 천장)
이곳은 누트라는 하늘의 여신 관련한 그림이나 부조가 많습니다.
보시면 허리를 숙인 누트의 얼굴 팔(1짤)이 쭉~~~~이어져 다른쪽 끝에 그녀의 발(3짤)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짤 배쪽을 보면 태양이 자궁에서 다시 태어남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매일 새로운 태양이 태어나 죽고 다시 태어난다고 믿었다고 해요.
아무튼 아름다운 천장벽화입니다ㅎㅎ. 아 그리고 기둥을 보면 여성 머리가 달려있음을 발견하실 수 있는데, 이건 하토르입니다.


(호루스 신전, 1짤은 잘 보면 매 두마리가 서 있습니다.)
이 다음으로는 에드푸의 호루스 신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곳은 신전 바깥쪽 외벽같은게 잘 보존되어 있어 마치 그 시절 사제가 되어 신전 속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신전도 벽화가 재미있습니다.

(배 묘사 ㄷㄷ)
파라오와 호루스가 작살로 조그마한 동물, 하마를 잡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억 나시나요? 오시리스와 이시스가 결혼해서 낳은 애가 호루스.
오시리스의 동생 세트는 오시리스를 죽여 시체를 이집트 전역에 뿌린 뒤 왕위를 차지했으나, 결국 호루스가 아버지의 왕권을 다시 되찾아왔었죠~
그래서 이 신전은 유독 세트를 상징하는 하마가 작고, 작살을 맞거나 포 떠지는 모습(ㄷㄷ)이 많이 그려져있습니다.
(하마 공격! 오른쪽 사진이 포 뜨는 장면)

(세티 1세 신전)
마지막은 아비도스에 위치한 세티 1세 신전입니다.
덴데라 하토르 신전은 그 안에서 생활하는 느낌을, 에드푸의 호루스 신전은 사제로서 신전 바깥을 산책하는 기분을, 세티 1세 신전은 전체적인 내부구조를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웅장)

사실 이 신전에는 여러분께도 익숙하실 그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음모론 다룰 때 나왔던 헬리콥터 그림인데요. 실제로 보니 신기했습니다 ㅎㅎ
생각보다 작고 평범한 문자 크기입니다. 이건 저번 침투부 오셨을 때 설명해주셨던거로 기억하니 패스!
세티 1세 아들은 그 유명한 람세스 2세입니다. 이 신전의 부조(浮彫)들은 밖으로 튀어나온 느낌의 양각, 안으로 파서 새긴 음각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좀 더 만들기 힘든데, 아버지인 세티1세의 흔적입니다. 후자는 좀 빨리빨리 확 만든 느낌인데, 아들 람세스 2세의 흔적이라고 합니다.
사실 람세스 2세는 엄청 장수하고 업적도 많아 자기애가 넘쳐 온갖 곳에 자기 이름과 유적들을 남겼습니다… 그의 성격이 드러나죠 ㅋㅋ

(아비도스 왕명표/ 사진에 나오지 않은 오른쪽 벽면에도 빼곡하게 이름들이 쓰여있습니다.)
아무튼 이 사진의 두 사람 중 어른은 세티 1세, 오른쪽 어린이(말린 머리스타일을 보면 어린 아이임을 알 수 있음)은 람세스 2세입니다.
오른쪽 빼곡한 상형문자들은 이집트 역사를 파악하는데 매우 매우 중요한 아비도스 왕명표입니다.
최초의 파라오부터 세티 1세까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케나텐이나 투탕카멘, 하트셉수스같은 몇몇의 파라오 이름들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빠져있습니다.

이 벽의 그림은 정말!!!! 발견하고 가슴이 웅장해졌습니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 1권 도입부에는 람세스 2세가 황소와 맞서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게 딱! 눈 앞에 펼쳐지니 두근두근하더라고요!!

(이 사진은 걍 웃겨서…치킨 묘사가 너무 자세하잖슴~)

(마지막 사진은 갤러리 정리하다 발견한, 아스완의 식당냥이와 친해지신 소장님)
저는 이만 줄입니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쓸 생각은 없었는데;; 쓰다 보니까 제가 투머치토커더라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사진 넣는 것도 일이네요~ 아직 올리고 싶은 사진은 많으니 귀차니즘이 좀 없어지면 언젠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