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 받은 후기
12월 24일 새벽, 이가 아팠습니다.
오른쪽 이 전체가 아파오는 것 마냥 아팠습니다.
그 전부터 전조증상은 있었습니다.
찬물을 마실 때마다 이가 시렸고, 잇몸에서 피도 좀 났습니다.
그 때 치과를 갔어야 했습니다.
결국 26일 제 생일날 치과에 갔습니다.
엑스레이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사진 기준 왼쪽 위 사랑니 바로 옆에 어금니 보시면 측면에 검은 것이 보일 겁니다.
원장님께서 저건 썩어서 저렇게 나오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다행인건 저 사랑니는 뽑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저 어금니 뿌리를 좀 녹이긴 했지만요.
어리석게도 그날 바로 진행 가능하다 했는데도 하남자스럽게 전 치과에서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받아도 내년에 받자는 생각을 했죠.
당장 받기엔 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장 받았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치과 가는 당일날엔 이상하게도 아프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일주일 정도는 괜찮았습니다.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그리고 12월 29일 새벽, 다시 이가 아팠습니다.
전에 아팠을 때는 진통제를 먹으면 좀 나아졌지만, 이번엔 전혀 괜찮지 않았습니다.
떡볶이를 먹다가 충치가 있는 부분으로 씹었는데 뇌까지 아픈 듯 했습니다.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아팠습니다.
그렇게 새벽 5시까지 충치로 끙끙대다가 간신히 잠에 들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치과로 달려갔습니다.
치과엔 죄송스럽게도 미예약으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치위생사 선생님들께 여쭤봤습니다. 아프냐구요.
아프답니다. 신경을 건드니까 당연히 아프다고 하십니다.
무서웠습니다.
원장님이 들어오자 원장님께도 여쭤봤습니다.
당연히 아프다고 하십니다.
보통은 마취하면 안 아프다고 하지 않나 하는 생각과 함께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다음부터는 날짜별로 서술하겠습니다.
-첫 번째 날-
: 일단 마취를 세 방을 놨습니다. 느낌상 주사바늘이 제 잇몸을 뚫고 코까지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취를 하고 10분 정도 지나자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엄청 갈아내더군요. 아무 느낌 없었습니다.
거의 한 20분동안 이만 갈아낸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빛을 쏴서 뭔가로 틀어막고 치료가 끝났습니다.
여쭤보니까 신경을 죽이는 약(?)을 치아 안에 넣고 나중에 계속 이어간다 하더라구요.
마취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전혀 아프지 않았습니다.
당일날은 아플 수 있다고 하셨지만 진통제 없이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날-
: 약 사흘 후에 치과를 다시 갔습니다.
마취는 하지 않았습니다. 뿌리 길이를 잰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빨리 끝났습니다. 1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원장님이 뿌리 하나가 녹아서 치료가 어려워질 것 같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본다고 하셨습니다.
무서웠습니다.
-세 번째 날-
: 역시 마취는 안 했습니다. 신경관(?)인지 하여튼 뭔 넓히는 날이라고 하더라구요.
치아 뚜껑을 따고 시작했습니다.
드릴 같은 것이 제 치아 안을 후볐습니다.
아팠습니다. 진짜 아팠습니다.
한 15분~20분 동안 제 이를 드릴 같은 것으로 조지셨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파일이라는 것이라 하더라구요.
아무튼 많이 아팠습니다.
다행인 건 치료 당시에만 아팠고, 그 후론 아프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 날-
: 마취는 안 했습니다. 이제 구멍이 뚫린 부분을 약재로 막는 작업을 한다고 하더군요.
아픈 건 없다고 하셨습니다.
시발 근데 갑자기 드릴을 제 치아 안에 넣더니 뭔 더 갈아내셨습니다.
아팠습니다.
한 5분 정도 갈아낸 후에 치아 안을 뭔가로 채워넣었습니다.
중간에 뭐 뜨거운 것이 있었는지 원장님께서 이건 뜨겁다는 말을 계속 하셨습니다.
이젠 신경치료가 다 끝났다 하더라구요.
다음부터는 본을 떠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섯 번째 날-
: 오늘입니다.
저번주에 방장님한테 본 뜨는 것은 아프지 않냐고 여쭤봤습니다.
방장님은 아픈 건 없고, 그냥 입을 오래 벌리고 있어서 불편한 건 있을 것이라 하셨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근데 마취를 했습니다. 이유는 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 이를 더 갈아냈습니다.
중간에 혀로 살짝 느껴보니 이빨이 본래 크기의 약 ⅓ 정도로 줄어든 것 같더라구요.
그 후에 본을 떴습니다.
본 뜨는 것은 오래 걸렸습니다.
냄새도 고약하고, 맛도 이상하고, 숨도 막히는 것을 입에 수시로 물고 있어야 했습니다.
입도 오래 벌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중간에 입술도 한번 터져서 피도 꽤 났습니다.
이 때 원장님이 당황해하시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입 안에서 피가 난 것으로 착각하신 것 같았습니다.
본 뜨는 건 한 시간 정도면 끝나겠지 했는데, 두 시간 걸리더군요.
끝나고 처음으로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진통제와 소염제를요.
이제 다음이면 신경치료가 끝납니다. 지르코니아 크라운(60만원)을 씌우고 끝납니다.
방장님은 6개월에 한 번 정도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으라고 하시는데
지금 마음으로는 2개월에 한 번은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신경치료를 해준 원장님은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을 나오셨더라구요.
77년생이셔서 혹시 매직박 아세요? 하려다가 참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