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감상기

공개된 첫 주 부터 워낙 핫했고, 여기 저기에서 짤로 많이 돌아다니길래
얼마나 재미있나 호기심에 한편 틀어봤습니다.
'신선하고 볼만하네~ 출연자들의 실력도 굉장한건 알겠는데 이렇게 난리날 정도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컨텐츠 특유의 절단 신공 덕분인지,
지루할 틈이 없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편집 덕분인지,
마치 만화를 보는듯한 요리사들의 캐릭터성 넘치는 개성들과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서사 덕분인지,
빵터지게 만드는 심사위원들의 케미와 심사 덕분인지,
그저 앉은자리에서 계속해서 다음편, 다음편을 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보기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어요.
4주간에 걸쳐 공개한 방식 덕에 끊어 볼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매주 화제성이 이어져서 사실상 올해 최고의 화제 컨텐츠가 되었죠.
대부분의 미션들이 제한된 상황을 설정 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순발력과 대응능력까지 판단하니
그 구성 방식이 굉장히 참신하다고 느꼈고
이로 인해 예능적 재미까지 최대한 끌어냈다고 느껴졌습니다.
실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한국 내 최고들을 모아놨으니
일반적인 요리 대결 포맷으로 갔더라면 오히려 심심하였을 것 같고
이 정도로 화제가 되진 않았을 것 같아요.
또한 제한된 상황 및 페널티등이 없는 무난한 대결로만 구성되었다면,
그저 요리사들의 실력, 맛만 가지고 줄을 세우는 느낌만 들 수 있기에
그들의 자존심도 많이 상하는 상황이 나왔을것 같고,
그들의 평판과 비즈니스에 마이너스 적인 상황이 나올 수 있는 리스크가 있기에 유명 쉐프들 (특히 백수저측) 캐스팅이 더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명예로운 죽음, 졌잘싸, 라는 상황들이 깔아짐으로써 변명의 여지가 생기고
그로 인해 시청자도 요리사들의 실력에 의구심을 갖게 하진 않고 누군가가 탈락할때 마다 아쉬움이 들고 그들이 탈락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으니까요.
꽤 비난을 받고 있는 듯한 뜬금없는 그 '룰' 또한 예능적 재미를 위해서 제작진이 큰 그림을 그렸던것 같은데,
한가지 잘못 예상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쇼미 더 머니' 와는 달리 참가자들 대부분이 매너가 좋고 시간이 지날수록 팀워크가 좋아져서 큰 갈등이 없었다는 것이었겠죠.
소위 말하는 '빌런' 캐릭터의 부재로 인해 그 '룰'이 굉장히 뜬금없고 불필요하다고 느껴진 것으로 짐작합니다.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빌런 캐릭터들이 있었더라면 그 룰로 인해 예능적 재미가 훨씬 더해졌을것 같고 시청자들이 가슴 아파할 상황도 없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작진이 기대했던 그림이 전혀 나오지 않았고
이로 인해 본작에서 거의 유일하게 논란이 되는 부분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네요.
스포를 피하기 위해 최종 두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어제는
인터넷을 끊었을 정도로 몰입하며 본 '흑백 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아직 시작하지 않으셨다고요? 우승자가 누군지 알아서 볼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요?
걱정마시고 일단 1화부터 틀어보세요.
누가 우승을 했느냐가 중요한 예능이 아니고
한국 최고 수준의 요리사 100인이 제한된 상황에서 경이로울 정도로 참신하고 맛있는 요리들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구경하는 재미로 보는 예능이니까요.
파인 다이닝과 쉐프들에게 갖고 있던 편견도 사라지게 해준,
비록 우승자는 100인 중 1인 뿐이었으나,
감히 짐작건대 그 누구도 출연을 후회하지 않았을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로
100인의 요리사 모두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의미로 강한 인상들을 남겨주게 해준 예능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