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덕후의 '서울의 봄' 간단 후기
간혹 침하하에 ‘이야기&썰’ 부분에서 근현대사 이야기 올리는 침하하 회원입니다.
그런 저인만큼 사실 ‘서울의봄’ 절대 못참습니다. 마치 침착맨 생방 알림을 받은 직장인처럼 말이죠.
결국 보고야 말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잘만든 영화입니다.
역사적 고증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을 할 수 있지만, 저는 인물의 성격에 대한 상세한 분석보다 대중들에게 12.12를 각인시켜준 기념비적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그동안 5.16이나 12.12는 군사정권을 마주하는 초입이라는 점만 언급될 뿐, 그것이 실제로 어떠한 과정으로 일어났는지 분석하는 대중매체 작품은 드물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서울의봄’은 12.12 군사반란의 상세한 내용을 잘 전달해줬습니다. 여러모로 현대사 소재는 민감한 요소이기 때문에 미디어 매체에서 다루기 어려운 감이 있는데, 온전한 12.12의 재현이라는 점에서 제5공화국 드라마 이후로 가장 좋은 시도였다고 봅니다.
다만, 영화의 주제 의식이 군사반란에만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서울의봄’을 온전히 역설적으로 담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관객들이 가장 크게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은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으로 ‘사실상’ 끝났지만, ‘온전히’ 끝난게 아닙니다.
정확하게 서울의봄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참혹한 학살과 격렬한 저항이 있은 후에서 ‘비로소’ 끝납니다.
그 사이에 서울역 회군과 같은 여러차례의 국면 전환을 위한 기회들이 더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12.12라는 사건을 다루는 영화로서 굉장히 탁월한 영화가 ‘서울의봄’이지만, 그 자체로 ‘서울의봄’은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자세히 포함됩니다. 현재 웨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현대사에서 글자 그대로만 지나갔던 사건들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
그 자체로도 일부 부족한 고증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의미있습니다.
오히려 중간중간 역사를 아는 사람이면 알 수 있는 드립들을 적절히 배치해서 그런 점에서 인물 고증에 대해 아쉬운 부분을 채울 수 있었어요.
더욱이 영화 처음에서 알려지듯이 이 영화는 ‘각색’이 들어갔습니다. 실화가 기반이지만요. 그 점에 유념하고 보면 어떤 부분이 역사적으로 잘못되었다던가 아쉬웠다는 소리보다는 최선을 다한 훌륭한 영화를 즐기고 현대사에 대해 좀 더 자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합니다.
당대사야 말로 지금 우리가 겪는 역사이고 우리 삶과 가장 연관 있습니다.
그것을 침하하 흰님들이 ‘서울의봄’을 통해서 인지하게 되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의 있는 영화였습니다.
*추신 : 역사적 관점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는데, 와 결말을 미리 아는데도 영화를 보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고요. 재미도 있습니다. 정말로요. 막을 수 있는 쿠데타를 어떻게 막지 못했는지 잘 표현했습니다. (5.16도 이런 경우인데 영화로 제작하면 꽤나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