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평을 낮게 준 이유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일단 역사 덕후입니다.. 역사 영화나 다큐멘터리 보는 것도 엄청 좋아하구요
1987이나 남산의 부장들 같은 경우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의 봄은 보는 내내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점이 무엇일까요?
저는 이 영화의 주제가
1. 전두환 신군부(하나회) 세력의 부당함과 비열함을 알리기
2. 장태완 장군과 정병주, 김진기 장군의 영웅화.
이 두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1번에 대해서, 하나회가 전두환을 제외하고 너무 겁쟁이로 나왔습니다.
그들이 용감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들을 겁쟁이로 묘사하면 마치 전두환만이 반란의 주동자이고 나머지는 따르기만 했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상은 개개인이 모두 반란 주동자이고, 노태우 같은 경우는 개인 판단으로 9사단의 서울 진입을 결정했습니다.
이들로부터 정당성(영화에서도 없게 묘사되긴 하지만)을 더더욱 뺏기 위해서는 인물을 더 교활하게 묘사하고, 전개 과정도 실제와 비슷하게 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밑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2번의 영웅화 또한 어느정도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위와 같습니다.
하나회도, 육군본부도 너무 멍청하게 나옵니다.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는 빌런의 강함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런데 아군도, 적도 너무 멍청하고 무능하게 나오다보니 인물의 매력이 반감됩니다.
실제로 장태완 장군은 1212사태 때 국방부까지 모두 반란군에 점령된 상태에서도 체포당할 때까지 저항하려고 하셨던 분입니다.
반란 세력의 계획대로 많은 부분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상대에게 압도당한 속에서도 활로를 찾으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렇게 압도되는 것이 실제보다도 약하게 나옵니다.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야포부대의 30경비단 조준발사 장면입니다.
마치 이태신이 전두광을 다 몰아넣은 것처럼 서스펜스를 주기 위해 만든 장면이지만 관객들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 장면이 들어가서 오히려 진압 세력의 처절한 상황이 실제보다 약하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게도 이 야포 발사 장면은 허구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야포를 조준사격하면 일대가 초토화되기 때문에 반란군 피해보다도 민가 피해가 훨씬 큽니다.
당연히 사격 명령은 없었습니다.
장태완 사령관이 출동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연병장에 부대 104명을 집합하긴 했으나, 장교들의 반대로 결국 출동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전개 과정에서 과장되고 왜곡되는 부분이 남산의 부장들보다 많았기 때문에 재미가 오히려 반감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실제가 더 다이나믹한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분들 연기는 다 좋았는데,
저는 정우성 배우님 잘생기셔서 좋아하지만…
주연이 다른분이었으면 위의 이유들이 있었어도 별점이 한개는 올라갔을 것 같습니다.
저는 차라리 드라마 제5공화국의 반란 장면이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