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내망상을 끄적였을 뿐인데 소설가로 전직 완료라구요? 무리무리! ※무리가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취미로 소설을 쓰는 공노비 (공대 대학원생 이라는 뜻) 입니다.
저는 서론을 싫어합니다. 왜냐? 제일 쓰기 힘들거든요.
그럼 바아로 장단점 들어갑니다잉
👍 장점 1. 유비꿔따스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제가 급식이었을 무렵 전국의 사회 교과서를 휩쓸고 다니던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언제 어디서든’이라는 의미를 가진 ‘유비쿼터스’가 바로 그것 인데요. ‘언제 어디서든 역병을 몰고 다니는 유비’에서 비롯된 단어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죠.
아무튼 첫번째 장점은 소설쓰기가 바로 이 유비꿔따스라는 점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어요. 만약 내 취미가 수학문제 풀기인데 수학익힘책을 안갖고 왔다면?
“아~ 내가 수학익힘책과 국어익힘책만 있었어도 취미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뭐 어쩌라고. 갖고 오든가?
하지만 소설은 그런거 없습니다.

흰 종이와 펜만 있으면 어디서든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것도 필요없음. 그냥 폰만 있으면 됨)
안량과 문추가 없어도 안심인 이 취미. 정말 좋지요?
자 그럼 두번째 장점으로 넘어갑니다잉
👍 장점 2. 씹덕 회피기동이 가능하다!
여러분은 씹덕 만화나 애니, 혹은 영화를 보다 가족 혹은 친지들에게 걸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예? 뭐라구요? 나는 그런거 안본다구요?
뭐 어쩌라고 인싸놈아 썩 내 글에서 나가.
아차차 농담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되면 보통은 참 난감하죠. 제대로 된 변명을 하기도 전에
“으어어…”
라던지
“어어….으…”
라던지. 그냥 짐승새끼마냥 신음소리만 내뱉다 창을 닫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만약 소설이 취미라면?
“아, 오해하지 말아주시죠 (웃음). 새로운 작품 집필 전 글감 수집 차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접해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어머니? 하하하.”
바로 씹덕회피기동이 가능합니다. 유용하지 그지 없을 수 없습니다.
👍 장점 3. GANZI가 터진다!
사실 제일 중요합니다. 바로 GANZI가 터진다는 점입니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더랬죠. 대학원 신입생 환영회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자 그럼. 다음으로 침붕쿤 자기소개 해주세요~”
“에…안녕하세요 저는…26살…이침붕입니다…취미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감상…가끔 책도 읽고요 헤헤…”
그때였습니다. 여기저기서 이런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들으라고 한 소리 였던 거 같습니다.
“뭐? 애니메이션? 윽 더러워”
“침붕쿤이랑은 친해지면 안되겠다~”
“야! 너 뭐야! 답 답 하네 이거”
하지만 다음 순간 분위기는 180도 바뀌어버렸지요.
“그리고…소설을 씁니다.”
이번에도 들으라고, 아니? 이번에는 똑.똑.히 들어달라고 한 소리였던 거 같네요.
“헤에 침붕쿤. 생각보다 멋있는 놈이었잖아! 캇 코이!”
“의외로 섬세하고 다정한 남자일지도? 지금부터 침붕쿤을 내 공식 남자친구로 선포한다!”
“버터를 올려 140도에서 3분동안 부드럽게 가열한 전복입니다. 부디 한입 하시지요.”
이렇듯, 그냥 간지가 미쳐버립니다. 정말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취미입니다. 사실 너만 그렇게 망상하고 있는거 아니냐고요? 아까 안나가고 뭐했어 이 인싸놈아.
하지만 이런 장점투성이인 소설쓰기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자 바로 들어갑니다잉
👎 단점 1. 머리도 터진다!
간지만 터지면 참 좋을텐데요, 머리도 같이 터집니다. 창작의 고통이랄까요. 무에서 유를 만든다는 건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 어머니! 저를 어찌 낳으셨나요!
이런 격언이 떠오르는 군요.
아: 아버지
나: 나를 낳으시고
바: 바지적삼
다: 다 적시셨네.
저도 소설 쓰는 동안 팬티를 몇십장은 적신거 같네요. 여담으로 저는 침착맨님과 같은 경주이씨인데요, 정말 이흥건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 단점 2. 멈출 수 없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제일 가치가 없는 것이 무엇인줄 아십니까?
온통 파란불이 들어온 침맨님의 주식? 아니!
위고비 이전 혁준상에게 다년간 투입된 다이어트약? 아니!
바로 결말이 나지 않은 글입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끝까지 쓰이지 않은 글 만큼 가치가 없는 똥글도 없지요.
따라서 멈출 수 없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맺지 않는 이상 가치가 없기 때문이죠. 가치를 찾기 위해 어떻게든 끝맺어야 해요. 근데 그게 무지하게 오래 걸립니다. 본업으로 하는게 아니라면 더더욱요.
👊 그래서 추천하냐?
그래서 추천하는가? 답은

추천합니다.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이미 침착맨님은 소설을 쓰고 싶다고 직접 말씀하셨기 때문이죠.
하지만 뭐 어찌됐건, 저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껏 장난처럼만 말했지만, 사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는 건 참 멋진 일입니다. 어렸을 때 다들 한번 쯤 자기의 공책에, 놀이터 모래밭에, 레고 블럭에 자기만의 세계를 만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상상력이라는 최고의 그래픽 카드를 써서 말이죠. 소설을 쓰면 그걸 다시 한 번 경험 할 수 있습니다. 근사한 세계를 만들고, 지켜보고, 때로는 조금 부숴가며 자신만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혹시 모르죠? 내가 쓴 소설을 2000년 뒤의 누군가가 소리내어 설명해주고, 사람들이 그걸 들으면서 잠들게 될지.
쉽고 멋진 취미 소설. 여러분도 한번 써보세요!
그럼, 비타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