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듣다: 시티팝과 LP 수집

안녕하세요 횐님들 그리고 방장님
제가 소개해드릴 취미는 시티팝 감상과 시티팝 LP 수집입니다.
제가 알기론 방장님도 침투부에 시티팝 플레이 리스트를 만드실 정도로 시티팝을 좋아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그래서 저는 다양한 장르의 LP를 수집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시티팝을 중점으로 소개를 드릴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시티팝을 들으실 때 어떤 감정이나 느낌이 드시나요? 많이들 화려한 도시의 밤과 그 속의 여유로움과 낙천적인 분위기를 떠올리시면서 감상하실 거 같은데요. 이는 당시 일본의 시대상과도 밀첩 한 관련이 있습니다.
70~80년대의 일본은 고도경제성장기를 지나 버블 경제로 접어드는 시기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들 전반적인 여가와 소비문화가 발달하며 자동차, 고급 오디오와 악기, 해외여행 등이 대중화되고 있는 시기였죠. 이런 와중 ’ 바쁜 도시 생활 중에도 세련되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 ‘는 감성이 퍼지게 되었고 그걸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시티팝이라 부르는 장르가 되었습니다.
이런 감성의 장르이기 때문에 특히나 시티팝은 LP라는 매체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장르인 거 같은데요. LP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이 음악의 감동을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시티팝 팬들이라면 대부분 인정할 명반 삼대장이죠.
시티팝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 명곡 PLASTIC LOVE 가 수록된 타케우치 마리아의 VARIETY 앨범과 또 다른 시티팝을 대표하는 명반인 야마시타 타츠로의 FOR YOU 앨범, 그리고 ANRI의 TIMELY!!입니다.

시티팝 붐이 일면서 가장 특혜를 받은 아티스트 아닐까 하는 키쿠치 모모코의 앨범들입니다. 당시 아이돌이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몽환적인 음악들을 듣고선 팬이 되어서 일본 갈 때마다 한 장씩 사 오고 있습니다.

위 앨범들 보다는 유명하진 않지만 레코드샵에서 앨범 아트를 보고 너무 좋아서 산 앨범들입니다. 이런 감성의 아트를 실물로 소장할 수 있다는 것도 시티팝 LP를 모으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숨겨진 좋은 시티팝 앨범들을 더 소개 해드리고 싶지만 수십장을 다 소개해드리기는 무리라 글 끝에 유튜브 링크로 몇 곡 추천드리는 것으로 대신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티팝 LP를 사기 위해 주기적으로 일본으로 가서 레코드샵을 뒤져보곤 합니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 중고 엘피를 수입해 오는 레코드샵도 많아졌지만 아무래도 비싸기도 하고 일본은 중고 레코드 시장이 크다 보니 숨겨진 명반을 발견할 때가 많거든요.



가장 최근 방문했던 도쿄 시모키타자와의 디스크 유니온과 레코드 스테이션이라는 가게입니다. 디스크 유니온은 일본에서 꽤나 큰 체인점이라 광범위한 장르의 중고 LP 매물이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많은 중고 매물을 매입하고 있다 보니 전체적인 앨범의 수준이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소위 명반이라 불리는 앨범을 찾기 위해선 사장님이 직접 셀렉트한 매물만 들여놓는 레코드 스테이션 같은 작은 레코드샵이 오히려 유리합니다.
그리고 작은 가게일수록 사장님과 소통이 편하고요. 파파고 번역의 힘을 빌려 사장님에게 원하는 장르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알려드리면 가게 사장님들이 친절하게 앨범 추천을 해주십니다. (추천해주시는 앨범 하나하나 다 사겠다고 킵해 놓으면 친절도가 점점 더 오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실제로 저 레코드 스테이션 사장님은 절 데리고 가게 창고까지 들어가서 창고를 뒤져가며 추천해 주시는 친철함까지 보이셨습니다.)
그래서 이 취미를 방장님께 추천드리냐고요?
일단 제가 생각하는 장점과 단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장점: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실물로 소장한다는 감성이 미쳤습니다. 일본까지 날아가 유튜브에서만 들을 수 있던 앨범을 눈앞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만나게 되면 마치 모래사장에서 금이라도 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쁜 앨범 아트를 장식해 놓으면 마치 예술 작품을 하나 놓은 듯한 느낌도 있어 인테리어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점: 비쌉니다. LP 수집가들 사이에선 앨범 모으다 파산하겠다는 말이 반농담 반진심으로 꾸준히 나옵니다. 특히 시티팝 앨범은 재발매되지 않는 한 중고 매물이 갈수록 없어지고 있고 서양 덕후들도 싹 쓸어가고 있는 추세라 중고가가 미쳐 날뛰는 앨범도 있습니다. 참고로 첫 번째 사진의 FOR YOU와 TIMELY!! 앨범은 재발매되기 전에 산 초판 중고인데 합쳐서 50만 원 근처에 구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재발매되어 훨씬 저렴하게 구매 가능합니다만 저는 당시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더랬죠.
어쨌든 가성비가 망입니다. 턴테이블, 앰프, 스피커, LP까지 구비해야 감상이 가능한 것인데 요즘 세상엔 스트리밍에서 딸깍 한 번이면 끝나는 일이라 정말 비효율의 극치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도 귀찮아서 걍 유튜브 뮤직으로 들을때가 대부분입니다.
결론은 님들은 이런 거 하지 마세요… 물론 저는 너무 좋기는 한데 정말 음악에 미쳐있다. 이런 거 아닌 이상엔 그냥 돈지랄로 끝나는 취미입니다. 암튼 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제가 추천하는 몇 곡을 알려드리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만약 방송에 이 글이 나온다면 킹작권으로 같이 듣지는 못하겠지만 회원님들 따로 들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비타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