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후기 (스포X)

원래는 도로헤도로를 보려고 했습니다. 넷플릭스에 있다는 걸 알아서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들어갔습니다만 이 작품이 딱 최상위에 있더라고요.
저번 86 -에이티식스- 후기에서 이 작품을 추천 했던 댓글이 기억이 나서 ‘가볍게 초반 부분을 보고 도로헤도로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만
1화를 보고 ‘이거 인생 작품일지도?’ 생각이 들어서 한 번에 봐버렸습니다.

고등학생 버젼 ‘시로바코’ 라고 생각하시면 편할겁니다.
스토리는 크게 흥미가 있는 주제는 아닙니다. ‘고등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아리 이야기'로 축약이 됩니다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만 한 것은 ‘배경’ ‘연출' ‘센스’ 이 세가지 입니다.
일단 배경이라 얘기한 것은 ‘스토리’의 배경이 아니라, ‘그림’ 배경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배경을 활용하는 작품은 이 작품이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을이나 건물, 건물 내부 디자인 자체가 흥미를 일으키고 그 구조를 파악하면서 이용하는 것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이고, 탐험을 하는 느낌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도, 많이 봤기 때문에 흥미가 없을 뿐이지, 멀리 사는 친구가 자기 동네에 왔을 때 신기해 하는 것처럼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면, 새로운 요소, 구조의 의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들에 대한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연출 부분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을 합니다.
첫 번째로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상상력을 표현한 연출.
스토리가 있는 작품에서 “연출이 좋다!” 라고 얘기했을 때, 제 경우에는 ‘인물의 감정과 사건에 대한 암시, 의미’를 잘 표현했다는 뜻입니다.
이 작품의 연출은 ‘자신의 꿈꾸던 그 이상을 표현한 연출' 이랄까요. 이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너무 좋은 아이디어 많이 가지고 있어도, 그 것을 표현하려면 정제하는 과정이 있어야지, 안 그러면 “난잡하네” 소리가 나오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넘쳐 흘려서 멈추지 않아!” 청춘의 열정에 대한 연출이 정말 잘 표현됐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오마쥬한 연출들이 많이 나옵니다. ‘봇치 더 락’에서도 그런 연출을 많이 사용합니다.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게임에서 유명한 장면이나, 플레이 화면같은 느낌의 연출이 많이 나와서
게임 기획자 입장에서 “오 오랜만이다, 그립네”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센스 부분입니다. 솔직히 이 부분을 얘기한다고 하면 하루 밤을 새서 얘기할 정도로 많아서 많이 줄여보겠습니다
꿈과 현실에 대한 중심이라고 해야할까요. 아직 청춘이고 업계에 있는 인물들이 아니다 보니, “이런 이런 아이디어! 어때!” 하면서
스케일을 키우고, 그런 스케일에 대한 연출이 대거 나옵니다. 그 것에 대한 완급 조절이 좋습니다.
이성과 이상이라고 해야할까요. 그 중심을 잘 표현해서 그런지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상상이고 현실인 것은 인지하게 해주어서
현실적으로 공감하기도 하고 기대를 품게 하는 밀당 스킬이 오집니다.
연출 뿐만이 아니라 캐릭터로써도 잘 표현되는데 특히 카나모리(맨 왼 쪽 캐릭터)는 이 동아리에서 프로듀서 역할을 통해서
‘꿈을 최소한 이루려면 현실이 받쳐줘야 한다’ 를 매화 마다 간접적으로 알려줍니다.
원래 같으면 뭐랄까… 열정하나로 어떻게 하고, 주변 사람들도 그 열정에 반해 “우리 모두 힘냅시다!” 이런 느낌으로 흘러가는 작품이 많은데
이 캐릭터의 존재 하나로 그런 요소를 다 제외시키고, 다른 캐릭터들은 ‘현실을 무시하고 열정으로 기반 된 캐릭터’의 정 반대인 캐릭터인지라
아주 궁합이 좋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가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죠.

이 작품은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작품입니다. 캐릭터 디자인도 그렇고 주 내용도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품인데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품’ 이라 일상물처럼 같이 놀고 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꼭 한 번 보셨으면 합니다.

